염기 생석회 위에 산성 소독제 뿌리면
효과 중화 시켜…상식이하의 방역조치
모돈사 방역복 의무 착용도 ‘별무효과’
‘드론 소독’ 주변 논·밭에 날리면 민원
전문가들, ASF 정부 방역의 허점 지적

 

방역당국의 비상식·보여주기식 ASF 방역 조치에 한돈농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염기 생석회 위에 산성 소독제를 뿌리는 황당한 일을 벌이는가 하면, 모돈사 출입 때 방역복·장갑·장화·모자 착용을 농장에 강요, 현장 상황을 모르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최근 실효성 없는 ASF 방역 실천사항이 늘고 있다”며 “농가들이 공감할 수 있고 실천 가능하도록 방역 지침을 보다 간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9일 화천발 ASF 발생 직후 방역당국은 한돈농장 출입구와 주변에 생석회 벨트를 구축하도록 조치했다. 문제는 화천·포천·철원·양구·인제 소재 한돈농장 주변 및 진입로 등을 매일 2~4회씩 집중 소독을 하면서 발생했다. 염기 생석회에 산성 소독제를 뿌리면서 효과를 중화시켰다. 전문가들은 잘못된 지시로 인해 주말도 없이 매일같이 소독을 시행한 농가와 방역인력들의 노력을 반감시켰다고 지적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허가한 ASF 소독제는 84개 제품(9월 15일 기준)이다. 주요성분이 산성인 제품이 대부분이다. 다수의 방역 전문가는 “염기와 산성 물질이 만나면 중성이 된다는 사실은 초등학생도 알 것”이라며 “전형적인 공무원들의 면피용 보여주기식 조치”라고 강조했다. 또 “불가피하게 생석회를 뿌린 곳에 소독제를 뿌릴 때는 복합4급암모늄 성분 소독제 사용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접경지역 한돈농장에 대한 모돈사 방역복 의무 착용 조치도 실효성이 없다며 현장에서 반감을 사고 있다. 방역당국은 모돈사를 소유한 접경지역 한돈농장 256호에 대해 모돈사 소독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농장 종사자가 방역복·장갑·장화·모자를 착용하고 모돈사 소독작업 사진을 지자체·한돈협회에 제출하면, 시군 담당자와 한돈협회 지부장 등이 미흡한 사항에 개선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점검·지도가 이뤄진다. 
A 한돈농가는 “차단방역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규제를 방역당국이 강요하고 있다”며 “직원들은 매일 세탁한 전용 작업복을 입고 돈사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또 “최근 현장에 맞지 않은 방역 조치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농가들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이러한 요구사항에 부응하느라 돼지사육에 신경을 쓸 시간이 없을 지경”이라고 한탄했다.
B 방역 전문가는 “집돼지에서 ASF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야생멧돼지 관리와 ASF 백신 개발이 핵심”이라며 “방역당국은 핵심은 놓치고 농가들만 쥐어짜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개별 농장별로 살펴보면 방역 조치가 다소 부족한 곳도 있을 수 있지만, ASF가 지난 1년 동안 집돼지로 전파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며 “방역당국과 한돈농가는 지금까지 차단방역을 성공적으로 잘해 왔다는 것을 증명한다. 더는 황당한 규제들을 만들어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역 전문가들은 드론을 이용한 비대면 소독이 확대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농가들이 꺼리는 이유는 크게 2가지”라고 밝혔다. 첫 번째는 소독 과정에서 농장 주변에 있는 타인의 논이나 밭에 소독제가 날아갈 경우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방역당국이 드론을 농장 감시 목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한 드론 소독 확대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C 수의사는 “돈사 입구마다 발판 소독조를 설치해 적극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ASF 바이러스 유입을 막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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