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재발…확산방지 대책 없나?] 멧돼지 소탕없인 무차별 남하 막을 길 없어
[ASF 재발…확산방지 대책 없나?] 멧돼지 소탕없인 무차별 남하 막을 길 없어
  • 한정희 기자
  • 승인 2020.10.16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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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포획 법적 금지
백두대간 타면 속수무책
환경부 정책 현장과 괴리
농식품부 일원화 바람직

매뉴얼 안 지켜지기 일쑤
사체 처리 인력관리 절실
무차별 살처분·수매 자제
농장별 객관적 평가 필요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군 제독차량, 광역방제기 등 소독차량 907대를 동원해 전국 한돈농장 6066호에 대한 소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군 제독차량, 광역방제기 등 소독차량 907대를 동원해 전국 한돈농장 6066호에 대한 소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ASF가 1년 만에 집돼지에서 발생했다. 방역 당국뿐 아니라 농가들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SF 확산 주요 매개체로 지목된 야생멧돼지 개체수 감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ASF 양성 야생멧돼지 발견지역 10km 내 집돼지에 대한 일률적인 살처분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ASF 재발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사항들을 살펴봤다.

 

# 멧돼지 저감 없는 방역 한계

화천 ASF 발생은 환경부가 그동안 실시한 광역울타리 설치 위주 방역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야생멧돼지 개체수 감축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울타리와 소독장비 등 시설만으로는 ASF 유입 차단에 한계가 있음을 확인시켰다. 화천 ASF 발생농장은 야생멧돼지가 속출하는 속에서 1년여 동안 고군분투했지만 발생을 막지는 못했다. 

또 박선일 강원대 교수는 ASF 양성 야생멧돼지가 설악산의 5km까지 근접한 사실에 주목한다. 국립공원으로 들어갈 경우 법적으로 포획을 할 수 없고, 백두대간을 타고 남하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전문가들도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김현섭 한국양돈수의사회장은 “ASF 감염 멧돼지가 국립공원인 설악산으로까지 넘어가면 ASF 청정화에 어려움이 발생한다”며 “포획보다는 본격적인 소탕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설악산 국립공원 일대에 3m 이상의 울타리를 추가 설치하고, 야생멧돼지 포획을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 멧돼지 관리 체계 일원화

김현섭 회장은 “사육돼지는 농식품부가, 야생멧돼지는 환경부가 전담하는 등 이원화된 방역업무를 농식품부로 일원화함으로써 방역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며 “컨트롤 타워를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ASF 희생농가는 “농가들의 애타는 마음이 환경부까지는 전달이 되지 않은 듯하다”며 “이들에게 ASF 방역은 업무의 하나일 뿐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환경부의 ASF 관련 정책은 농식품부나 한돈농가들의 애타는 마음과는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 민간 엽사 사체처리 요령 

야생멧돼지 포획·매몰 현장의 뒤처리가 허술 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ASF 종식을 위해서는 야생멧돼지 포획이 중요하다. 그러나 사체 처리가 철저하지 않으면 오히려 ASF 확산을 촉발시킬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야생멧돼지 포획 매뉴얼에는 시료를 채취한 뒤 사체를 태우거나 구덩이를 파묻고 소독작업을 해야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관련 매뉴얼이 충실히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야생멧돼지 사체를 처리하는 인력 관리가 요구된다. 이들이 차량과 신발, 옷 등에 바이러스를 묻혀 확산시키지 않도록, 관련 매뉴얼을 철저하게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ASF 표준행동지침과 야생멧돼지 사체처리 요령이 현장에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점검해 미흡한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러나 현재 환경부 여건으로 다수의 민간 엽사들 관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 반경 10km 살처분 개선

농식품부는 화천지역의 모든 한돈농장의 돼지출하와 분뇨반출을 금지시켰다. 이어 ASF 양성 야생멧돼지 검출지역 10km 내 한돈농장 175호에 대해 희망수매 및 도태(살처분) 신청을 받는다고 발표했다. ▲철원 62호 ▲화천 17호(휴폐업 2호, 살처분 3호 포함) ▲양구 1호 ▲춘천 1호 ▲포천 94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조치에 해당농장들은 반발하고 있다. 농장들은 “야생멧돼지를 소탕하지 않고 집돼지만 없애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감염 경로 등을 파악도 못하면서 ASF 발생에 대한 책임을 농가에게 전가 시키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농식품부는 살처분, 수매, 도태 등을 통해 ASF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것을 방역성과로 착각하지 말라”며 “이는 농가들의 희생을 통해 달성한 결과물”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양성 야생멧돼지 검출 10km 내 집돼지를 모두 살처분 및 수매를 하는 것은 농가의 방역 의지를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차단방역을 잘하는 농장과 못하는 농장을 구분해 살처분을 실시해야 한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농장 상태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문가는 “10km 안의 집돼지를 일률적으로 살처분하는 것이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일 수 있지만, 거리 기준으로 무조건 살처분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현섭 양돈수의사회장은 이에 주치의 개념의 농장 관리 체계인 ‘한돈케어’ 등 농장 평가시스템을 현장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돈케어는 연 6회 농장을 방문하면서 주요 가축전염병 모니터링과 차단방역 실태 점검, 동물약품 및 수의사처방제 사용관리를 지도하는 시스템이다. 농장 현장점검 과정에서 쌓이는 점검 데이터를 전산화해 질병상태나 차단방역 실태에 대한 근거자료를 만들 수 있다. 

김 회장은 또 “차단방역을 잘하는 농장은 살처분이나 수매, 도태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이러한 평가시스템은 국내 방역 수준을 한층 높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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