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비부숙도’ 앞으로 6개월Ⅰ-정책 ]
[‘퇴비부숙도’ 앞으로 6개월Ⅰ-정책 ]
  • 한정희 기자
  • 승인 2020.09.18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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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 못 미친 퇴비 살포하면 지자체서 행정처분

내년 3월 24일 계도기간 끝
의무 검사대상 전국 5만여호
하루 300kg 미만 농가 면제
전량 위탁처리도 의무 제외

부숙에 대한 이해도 높이고
깔짚 관리 중요성을 인식케
눈으로 ‘적합하다’ 판단되면
농업기술센터 등 판정 의뢰

퇴비사 신·증축 현실적 애로
정부, 지자체 협조 당부해도
상당수 건폐율 제한 어려움
공익기관 확대·신뢰성 우선
농림축산식품부는 부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깔짚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고, 부적합 판정에 대해 두려움보다는 남은 계도기간 동안 미비한 점을 충실히 개선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사진은 왼쪽부터 로터리형 발효건조기, 퇴비부숙도 검사, 퇴적장에서 부숙 중인 퇴비) 

 

가축분뇨 퇴비 부숙도 검사 의무화 제도가 5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올해 3월 25일 시행됨에 따라, 축산농가는 매년 의무적으로 1~2회의 부숙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 부숙도 검사 받지 않거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퇴비를 농경지에 살포하면 지자체로부터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부숙도 의무검사 횟수의 경우 신고 규모는 연 1회, 허가 규모는 6개월에 1회를 받고, 그 결과를 3년 동안 보관해야 한다. 참고로 허가규모는 △돼지 1000㎡ 이상 △소 900㎡ 이상 △가금 3000㎡ 이상이고, 규모가 이보다 작은 농장들은 대부분 신고 규모에 포함된다.

가축분으로 만든 퇴비를 농경지에 살포할 경우 축사면적이 1500㎡ 이상인 농가는 ‘부숙후기’ 또는 ‘부숙완료’로, 1500㎡ 미만인 농가는 ‘부숙중기’ 이상으로 부숙 시켜야 한다. 

다만, 정부는 축산현장의 준비 상황 등을 감안해 1년간의 계도기간을 부여했다. 내년 3월 24일까지는 퇴비 부숙 기준에 미달한 퇴비를 살포하거나 부숙도 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경우에도 행정처분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부숙하지 않은 퇴비를 무단 살포해 하천 등 수계오염, 냄새민원 2회 이상 발생 시 지자체장 판단하에 행정처분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계도기간이 끝나는 내년 3월 25일 이후에는 퇴·액비화 기준 초과시 지자체에서 과태료를 부과한다. 과태료가 허가규모는 △1차 100만원 △2차 150만원 △3차 200만원의 처분을 받는다. 신고규모는 △1차 50만원 △2차 70만원 △3차 100만원이 부과된다. 

한편 1일 300kg 미만의 적은 가축분뇨(퇴비)를 배출하는 농가는 퇴비 부숙도 검사가 면제된다. 이를 가축사육 마릿수로 환산하면 △한우 264㎡(22마리) △젖소 120㎡(10마리) △돼지 161㎡(115마리)이다. 정부는 검사의무에서 제외됐더라도 미부숙에 의한 피해방지를 위해 퇴비 집중 살포 기간인 봄철 등에 1회 이상 검사를 권고한다. 이밖에 가축분뇨 전량 위탁처리 농가도 퇴비 부숙도 의무검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 맞춤형 컨설팅 

퇴비 부숙도 검사 의무 대상 축산농가는 전국에 5만 517호에 이른다. 축종별로는 한우농가가 가장 많은 3만 8868호이고, 젖소 4596호, 돼지 3582호, 가금 2170호, 기타 1301호다. 농식품부는 농가들의 부숙도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 전수 검사를 하고 있다. 검사를 8월 중순까지 70%(3만 5400농가) 가량 진행했고, 9월 말까지 1차 검사를 마칠 것으로 기대한다. 또 9월 중 부숙도 적합 판정을 받아야 가을철 퇴비 반출·살포가 가능하다.

농식품부는 부숙관리 미흡 농가에 퇴비 부숙관리 요령 교육 및 현장 컨설팅을 실시한다. 교반 장비 부족 농가에는 장비 구입, 농기계 임대 사업소 배정 관리, 퇴비 유통조직을 활용한 가축분뇨 위탁관리 등 세부 내용을 안내하고 있다. 퇴비사 부족 농가는 농가 자체 신증축, 위탁처리 등 이행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와 전문가들은 “부숙에 대한 농가 이해도를 높이고 깔짚 관리가 중요하다”며 “깔짚 관리만 잘해도 부적합 판정을 받지 않을 수 있다”며 “98%가 부숙도 적합 판정을 받고 있다. 부적합 판정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또 “부숙도 부적합이 나온 농장 대부분이 시설이 오래된 경우가 많다”며 “이런 상황의 농가들도 어떻게 하면 부숙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지 맞춤형으로 컨설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액비와 비교하면 퇴비 관리는 훨씬 쉬운 편이다. 부숙도를 높이면 가축 복지에도 도움이 되고 깔짚 비용도 아낄 수 있다”며 “부숙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퇴비 부숙도 관리 요령

퇴비화란 미생물에 의해 유기물이 분해되어 안정화 되는 것을 말한다. 퇴비는 작물을 잘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농자재다. 부숙이란 미생물을 이용해 유기물을 완전분해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같이 퇴비화와 부숙의 개념이 비슷하다. 부숙도란 퇴비·액비화 과정을 거쳐 식물과 토양에 대해 안정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것을 뜻 한다.

퇴비부숙도 관리 요령을 살펴보면 축사 바닥에 미생물을 살포하고, 톱밥보충, 교반 등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발효 단계별 색깔, 형상, 냄새, 수분 정도를 육안으로 판별할 수 있다. 육안판별 결과 부숙도 기준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부숙도 검사를 실시한다. 적합 판정 후 농지에 살포하면 된다. 

부숙도 검사 희망농가는 배출 전 퇴비 500g~1kg을 시료 채취용 비닐(지퍼백)에 담아 농장명(농장주 성명), 주소, 연락처, 축종, 채취 일자를 기재해 가급적 24시간 내에 농업기술센터 또는 검사기관에 의뢰한다. 

농가에서 주관적으로 퇴비의 부숙 여부를 판단해 볼 수 있는 방법으로는 간이판별법이 있다. 간이판별법은 퇴비의 색, 형상, 악취, 부숙 중 최고 온도, 뒤집기 횟수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가축분뇨의 형상이 형태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변해있고 분뇨 더미에 삽으로 구멍을 뚫어 냄새를 맡았을 때 악취가 나지 않고 흙냄새가 난다면 상당한 정도의 부숙이 이뤄졌다고 판단할 수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내년 3월 25일 이후 농장 내 퇴비를 불시에 채취해 부숙도 검사 및 행정처분을 우려하는 분들이 아직 있다. 이는 오해다”며 “퇴비가 농장 밖 농경지에 살포될 때 적용된다”고 말했다.

 

# 해결 과제

정부는 퇴비 부숙도 향상에 걸림돌이 되는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 농가들은 아직도 퇴비사 신축, 증·개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올해 1월 가축사육 규모가 증가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퇴비사 등 시설 개선이 가능하도록 전국 지자체에 협조를 당부했다. 그러나 지금도 상당수 농가들이 건폐율 제한으로 퇴비사 신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축분뇨법상 퇴비사는 배출시설(축사)이 아니므로 가축사육제한구역 내 설치가 가능하지만, 일부 지자체에서 조례로 배출시설뿐 아니라 퇴비사 설치까지 제한하고 있다. 

퇴비유통전문조직을 구성하는 등 마을형 공동 퇴비사를 구축하는 데 국비·지방비 융자를 지원하고 있지만, 지역 주민과의 마찰이 발생하면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부숙도 분석기관을 늘리고 정확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연간 15만점 이상 부숙도를 측정해야 하지만 공인 분석기관이 부족한 상태다. 또 부숙도 측정법에 대한 시험 축적이 되지 않아 분석기관별, 분석자에 따라 유의성이 결여되는 등의 문제가 아직까지 제기된다. 부숙도가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검사 결과에 대한 신뢰도 확보가 최우선이다.

적극적인 참여 의지에도 불구하고 부숙도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농가는 정부가 나서서 주변 가축분뇨처리시설에 연계처리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퇴비 부숙도 의무화가 본격 시행되는 내년 3월까지 몇 개월 남지 않았다”며 “일부 농가는 계획대로 잘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농가들이 컨설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선의의 피해농가가 발생하지 않도록 남은 계도기간 동안 전력을 다해 제도개선과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경종과 축산이 상생하고 환경 부담을 최소화해 축산과 환경이 조화를 이룩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축산업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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