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저감·환경 정화 노력만으로는 불가능
자동화 시스템·ICT 기반 투자 병행이 필수
코로나 장기화 ‘사회적 거리두기’ 일상화
오프라인에서 비대면으로 소비 급속 반전

 

# 개선 없인 지속가능 힘들다
15년 전, 입사 몇 개월이 채 안된 신입기자 시절. 지방의 산골에 위치했던 사육규모 약 1000마리의 양돈농장을 방문했다. 축산전문지에 입사 후 첫 양돈농장 취재였다.
당시 축산농장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기에 양돈 현장을 방문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농장에 도착하기 약 1킬로미터 전 고불고불한 시골 산길, 어디선가 분뇨 냄새가 밀려왔다. 농장과 가까워질수록 냄새는 더욱 심해졌다.
농장 입구에서 바라본 전경은 가히 인상적이었다. 오래된 재래식 돈사, 심한 분뇨 냄새와 함께 눈에 들어온 농장의 모습은 오래된 폐공장을 연상케 했다.
해당 농장을 관리하는 농장장을 만났다. 농장장에 따르면 이곳 농장은 당시 기준 30년여 년 전에 조성된 중소규모의 재래식 양돈장으로 분뇨 냄새 발생에 따른 인근 지역 주민들의 생활 불편 호소와 민원 제기로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단다.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안을 다각적으로 연구하고 모색했지만 만족할 만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발생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부단히 기울이는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설명.
그러나 그 시기 환경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수질 및 대기오염 문제가 이슈로 대두되면서 민원이 더욱 강하게 제기돼 농장 폐쇄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 처했다.
매일 발생하는 돼지 분뇨를 삽으로 퍼내 분은 별도의 처리시설로 옮기고 뇨는 배수로를 통해 저장탱크로 흘려보내는 방법으로 처리했으나 시설 노후화로 인해 분뇨 냄새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대안으로 악취저감제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후 냄새가 줄었단다. 그 악취저감제의 효과를 취재키 위한 것이 기자의 방문 목적이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심한 냄새가 발생하는 상황에선 해당 제품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현재 비용부담이 있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을 냄새저감시설에 투자하는 게 더 나은 방법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설 개보수에 대한 투자 없이 단순 제품 투자만으로 농장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양돈농장. 당시 만해도 이런 사례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우리 축산업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축산인 스스로가 ‘변화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개선을 시도했다.
최근 수년 새 취재를 가는 양돈농장들의 모습은 이전 농장들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 모두가 그렇진 않지만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영위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노력을 들인 대다수 양돈농장의 사양관리 및 시스템은 우수하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동화된 사료급이시스템. 일령별로 사료량이 조절돼 자동으로 급이 되고, 섭취량 등이 체크된다. 여기에 최신의 공조시스템과 온·습도 조절 시스템은 기본이다. 방역 및 분뇨처리시스템도 최신의 설비와 시스템으로 관리·처리된다. 양돈농장에서 가장 어려운 일로 손꼽히는 청소일을 로봇청소기를 도입해 편의성을 높인 농장도 있다. 
이들이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ICT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팜을 실현하고 있는 농장들이다. 스마트팜 개념을 도입한 농장주들은 “근무시간은 줄고, 생산성은 높아졌다. 이는 곧 경영안정으로 이어진다”고 하나같이 자신 있게 말한다.

 

# 축산업의 새로운 트렌트 ‘산지생태축산’
집단사육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문제다. 산지생태축산이 이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산지생태축산은 유휴 산지를 활용한 방목 축산을 통해 동물복지와 농가 소득을 동시에 고려하고 친환경 축산물을 생산하는 축산 형태다. 우리나라 국토의 약 67%는 산지다. 산지생태축산은 산림 본래의 기능과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임간초지를 기반으로 조사료 증산, 생산비 절감은 물론 친환경·동물복지, 관광 체험 등 다양한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이처럼 산지생태축산은 친환경 요소와 환경 보존적인 요소가 결합해 현행 축산업에서 문제시되는 질병 문제나 사료 값 폭등 등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21세기형 축산형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산지생태축산은 사업 초기 높은 비용 발생 등 진입장벽이 높다. 때문에 정부는 산지생태축산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 새로운 판로 확대 방안 찾아야
축산물을 생산만 하면 팔리던 시대는 지났다. 유통환경은 급변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야만 생존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 했다.
특히 최근의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집에서 안전하게 놀고 즐기는 홈 루덴스(home ludens) 문화와 원격교육, 스마트 오피스, 랜선 공연 관람, 비대면 산업의 활성화 등이 일상화 된 것. 유통환경은 오프라인에서 모바일·온라인이 중심이 되고 있다. 인공지능(AI) 분석을 통한 상품 추천, 간편결제 서비스 확대 등 비대면 이용의 편의성 강화로 모바일·온라인 등의 채널이 활성화됐다.
1인 가구 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며, 유통업계의 디지털 기술 활용도 증가 추세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 확대로 소포장·가정간편식 등 소량 소비자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 되고 사물인터넷(IoT), 안면 인식 등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무인매장 등장으로 유통환경의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언한다. 
여기에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화학물질, 유전자조작식품, 글루텐 등 각종 유해성분을 제거한 무첨가, 건강식 소비 트렌드의 확산으로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한 일환으로 가축경매 상황을 유튜브로 실시간 방송해 농가 및 경매 참가자들이 집에서 이를 스마트폰으로 시청하면서 가격 동향을 확인하고, 가축의 거래 상황을 확인하는 온라인 가축시장도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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