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자체 반출입 금지
후보돈 수급 차질 발동동
강화된 규정 자금 확보난
일정까지 혼돈…농가 반발

 

ASF 희생농장 돼지 재입식 준비가 진행되는 가운데 후보돈 수급과 늦어지는 일정 등으로 인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원활한 재입식을 위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는 16일이면 우리나라에서 ASF가 처음 발생, 살처분 및 수매 등으로 농장에서 돼지를 키우지 못한지 최고 1년이 된다. 
ASF 양성 야생멧돼지 지속 검출과 검출 지역 확대 등은 재입식 준비 농가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지자체가 내린 돼지 반출입 금지 확대 조치는 후보돈 수급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상당수 희생농가들은 방역시설을 개선하고 후보돈 입식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추가 대출을 준비 중이다. 특히 재입식 관련 일정이 조금씩 늦어지면서 재입식을 위한 대출이나 후보돈 구입 등을 확정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인제군에 이어 같은 달 26일 ASF 양성인 야생멧돼지 폐사체가 춘천에서 나왔다. 춘천까지 뚫리자 방역당국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곳에는 울타리가 없어 주민들이 직접 설치했지만 야생멧돼지가 울타리를 뚫고 농작물을 망쳤다고 한다. 지난달 26일 기준 야생멧돼지 ASF 누적 검출수는 727건에 달한다.
후보돈 수급도 관건이다. 재입식에 필요한 후보돈은 살처분 및 수매(44만마리) 마릿수의 10% 정도인 4만마리 이상이 필요하다. 4만여 마리를 6개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분양한다고 해도 한 달에 7000마리 가량의 후보돈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충남도와 전남도에서 ASF 양성 야생멧돼지가 나온 지역에 대해 돼지 반출 금지 조치를 내렸다. 해당 지역에서 후보돈을 받지 못할 경우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어, 농가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이준길 대한한돈협회 북부지역협의회장은 “충남과 전남에서 돼지를 경기북부와 강원도로 보내지 못하도록 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며 “돼지 반출입 금지가 계속될 경우 경기도에 환적 장소를 마련해 후보돈을 전달받는 방법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명준 ASF 희생농가 비상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후보돈이 없어 재입식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1년을 기다려온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화된 규정에 맞춰 방역시설을 갖추는데 필요한 자금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략 모돈 100마리 기준으로 5000만원에서 6000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규모가 큰 농장은 4~5억 원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ASF 희생농가는 “지난 1년 동안 수익이 없이 보상금으로 버텼다”며 “재입식 준비도, 후보돈 입식도 모두 대출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농가들에게는 재입식 관련 일정이 계속 바뀌는 것도 부담이 된다. 일정이 더 늦어지면 겨울 입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현재 법제처 심사 중이다. 당초 8월 말에 통과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는 15일경으로 늦춰졌다. 이후 ASF 중점방역관리지구 지정, 입식시험 등 모든 일정이 뒤로 밀렸다. 

오명준 사무국장은 “9월 말부터는 입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현재는 10월 말에나 11월 초쯤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더 늦어지면 겨울에 입식을 해야 하는데 농가들은 겨울 입식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겨울철에는 돼지들의 면역력이 가장 떨어져 있을 때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재입식 일정과 관련해 9월 초에 농장에 남아 있는 분뇨까지 깨끗하게 비우고, 시군이 1차로 점검하고, 시군·시험소 합동 2차 점검, 검역본부 확인 점검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9월말 ASF 중점방역관리지구 지정, 10월 초 전문가·지자체·검역본부 합동 환경검사를 실시한다. 
재입식 점검은 수매농장, 예방적 살처분 농장, 양성농장 순으로 진행한다. 발생농장(14호)과 가족농장(3호), 발생농장 500m 이내 농장은 발생농장 입식시험 이후 농장평가·환경검사를 실시한다. 발생농장(14호)과 가족농장(3호)의 입식시험은 60일간 실시한다. 9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실시할 계획이다. 이들 농장은 돈사별로 60~70일령 돼지 3마리 이상 입식 후 임상검사와 항원·항체 검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