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배출 중단 후 수면 위로
연간 처리비만 8억 원 이상
식품 첨가물·의료품 원료 등
고부가가치 잠재력 무한대

사업 성공적으로 정착 되면
도축산업 재도약 계기 마련

 

혈액자원화 사업이 수년째 표류하고 있다. 축산물처리협회 주도의 혈액 처리 전문 외국 기업의 자본과 기술을 통한 사업이 불발되고 농협이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던 사업도 부지선정에 문제가 생기면서 올 스톱 상태다. 

가축 혈액의 자원화 사업은 육상폐기물 해양배출이 중단되면서부터 도축업계의 숙원사업이자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국내 도축장들의 혈액 폐기처리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

국내 도축장들이 지출하고 있는 연간 혈액 처리비용은 평균 약 8억 4300만원. 

막대한 비용을 혈액처리에 쏟고 있는 도축업계는 하루빨리 혈액을 자원화 할 수 있는 시설 구축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도축업계 바램과는 달리, 사업추진은 여건과 상황이 녹록치 않다. 

혈액자원화 사업, 필수불가결한 사업이지만 추진이 어려운 이유 무엇일까.

 

# 폐기하던 혈액…자원화로 고부가가치 창출

혈액자원화는 도축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축의 혈액을 활용해 비료, 사료첨가제, 식품첨가물, 의약품 원료 등을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돈 혈액’을 활용하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수십 년 동안 돈 혈액을 선지로 활용하거나 순대 등 일부 식품에 첨가하는 것과 비료로 사용하는 것 외에는 전량을 폐기해 왔다. 

우리나라는 전체 발생 물량의 70% 이상을 폐기해 온 반면 미국, 유럽, 일본 등 축산 선진국들은 과거부터 돈 혈액을 자원화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APC, 벨기에 베오스사 등이 대표적인 혈액 처리 회사 이며, 이들로부터 우리나라도 사료 원료용 혈장단백질을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연간 약 200만 톤가량의 혈장단백질을 수입해 사료 첨가제로 활용하고 있는 실정. 

따라서 국내 혈액자원화 시설을 통해 혈장단백질을 생산한다면 도축장에서는 폐기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수입품이 국내산으로 대체되면서 경제적인 효과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 도축장 막대한 처리비용 절감 효과

국내 혈액자원화 사업이 추진되면 도축장에서는 막대한 혈액처리비용을 줄일 수 있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톤당 15~23만원까지도 처리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간으로 누적되면 8억 원 이상을 혈액 처리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 

도축장에서 혈액을 처리하기 위해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 

이에 도축장들은 숙원사업으로 혈액자원화 시설 구축을 선정했으며, 자원화 시설에 투자 및 지분 참여 의지를 밝혀왔다. 사업이 제대로 실행되면 도축장에서는 안전하게 혈액을 처리하는 한편 부가가치도 창출 할 수 있기 때문에 1석 2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도축업계는 이 사업을 통해 동물혈액 자원의 고부가가치화, 혈액 제품생산 기반구축 및 수급 안정화를 도모하고 동물혈액 자원화 기술 개발을 통한 도축산업의 신산업 동력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 외국기업유치 불발…농협은 답보상태

2015년부터 본격화된 혈액자원화 사업. 2020년 현재까지도 추진된 상황은 ‘제로’다. 

초기에는 영연방 FTA 피해 대책 일환으로 보조 30%와, 융자 50% 자부담 20%를 포함 총 230억 원 규모의 사업이 추진예정이었다. 본격 사업 추진을 앞두고 정부가 보조 30%부분을 융자로 전환, 사업자금 조성에 차질이 생기면서 사업 자체가 무산됐다. 

도축업계는 정부가 지원금 배정을 급작스럽게 철회하면서 융자로 전환하는 것은 결국엔 100% 도축업계가 부담해야한다는 것이라며 현재 중소규모의 도축장들이 전액 부담으로 시설을 구축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후 자금 조달과 안정적인 운영을 고려해 외국기업의 기술과 자본을 유입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고 이 과정에서 농협은 독자 사업추진을 선언했다. 이때부터 국내 혈액자원화 사업은 투트랙으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축산물처리협회가 중국의 바오디사, 벨기에의 베오스사와 사업을 추진했으나, 대내외적인 이유로 사업여건이 녹록치 않자 두 회사 모두 사업추진을 포기했다. 

농협은 자체 보유 기술력을 토대로 시범 생산에 성공하자, 충북 보은에 부지를 선정하고 사업을 본격화 하려 했다. 그러나 지역 민원 등을 이유로 보은에서의 사업이 불발되면서 새로운 사업소재지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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