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은 ‘생산에서 식탁까지’ 하나로 연결


사료원료 95% 수입 의존
세계 곡물시세 따라 흔들
동물약품 내수 시장 적체
해외진출 선택 아닌 필수


도축산업 포화 과당경쟁
해결해야 할 문제들 산적
코로나로 소비 패턴 급변
비대면 등 유통 전환 국면

도축·가공 산업은 소비자에게 안전한 축산물이 전달되기 까지 위생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도축·가공 산업은 소비자에게 안전한 축산물이 전달되기 까지 위생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축산업이 생산액 20조원에 육박하는 양적성장을 일궈냈다. 

2018년 기준 축산업 생산액은 19조 7300억 원. 관련 산업까지 포함하면 70조원을 넘어선다. 

2010년 이후부터는 농업생산액 상위 10개 품목 내에 돼지, 한·육우, 우유, 닭, 계란, 오리가 순위를 차지하면서 농업내 축산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이 가운데 2017년에는 처음으로 돼지가 쌀을 제치고 농업생산액 전체 1위를 차지하면서 축산업의 위상을 드높였다. 

축산업의 양적·외적 성장은 농업분야 내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냈다.

축산업이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026년 관세 제로화, 악성 가축질병의 발병, 국제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사료 값 부담, 환경관리 차원에서의 축산업에 대한 규제 등으로 대내외적인 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 가운데 축산물의 안전성 부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는 높아지고 있다. 

이에 양적·외적 성장을 거듭해왔던 축산업의 질적인 성장에 대한 요구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지속가능한 축산업 영위와 안전한 축산물의 생산, 이 두 가지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도축, 가공, 유통, 사료, 동물약품, 기자재 등 축산업의 전후방 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사실 축산업 관련 전후방산업은 꾸준히 성장해 온 것이 사실이지만 각각의 분야별로 해소되지 않은 문제점들이 내재된 채 외적인 성장만을 지속해왔다. 

사료는 지나친 해외 곡물의 의존도, 대외환경에 대한 취약성, 동물약품은 전문 인력 부족에 정부지원체계 부족, 도축업계는 인력부족과 축산물안전성 강화에 따른 시설확충 및 시설투자, 소규모 영세 도축장의 시설현대화 및 구조조정, 기자재 산업은 표준규격화 미비, 사후 서비스 미흡 등 문제점이 산재해있지만 체계적인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 전후방 산업 현황

축산업은 사료, 동물약품, 시설·기자재, 도축, 가공, 유통 등 관련 전후방 산업이 둘러싸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산업은 사료다. 2018년 기준 배합사료시장 규모는 9조 1839억 원으로 축산업의 후방산업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산업이다. 

우리나라 시장규모는 2018년 총 1조1251억 원 수준으로 이 중 국내생산이 7844억 원, 수입이 3407억 원이다.

배합사료를 생산하기 위한 원료의 9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 곡물가격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원료가격 상승은 배합사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축산농가에는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지는 고리순환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생산비의 40%이상을 사료비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곡물 및 원료 수급에 의한 사료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료가격이 생산비를 좌우하기 때문에 사료곡물의 수급 안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지만 전무하다. 

동물약품 산업도 후방산업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물약품 국내생산액은 2018년 기준 7844억 원으로 전 세계동물약품 시장의 약 2%를 생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 판매되는 내수용은 4647억 원, 수출이 3197억 원이다.  

연도별 국내생산시장(내수+수출)은 2014년 5661억 원에서 2015년 6524억 원, 2016년에는 7009억 원으로 증가했고, 2017년에는 7239억 원, 2018년에는 7844억 원으로 증가했다.

수출액은 2011년 1172억 원(내수의 25%)에서 2016년 2745억 원으로 2011~2016년 평균 18.6%의 높은 성장률을 보여 왔으나, 2017년도에는 수출액이 3064억 원(내수의 42%)으로 12% 성장에 그쳤고, 2018년도에도 수출액이 3197억 원(내수의 42%)에 머물렀다.

현재 국내 내수금액이 세계시장의 약 2% 수준밖에 점유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동물약품 산업발전을 위해서는 세계시장으로의 수출 확대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게 전문가 중론이다.  

국내 축산기자재 산업은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뤄져있다. 민간자본이나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은 유일한 산업이라고도 볼 수 있다.  

판매되는 제품의 종류가 다양하지만, 다품목 소량 생산 체제로 흘러가는 산업의 특성상 대부분 주문생산에 의존하고 있다. 때문에 수요의 제한과 기술 개발의 어려움, 시장의 불투명성 등으로 민간 대기업의 참여가 적은 산업 중 하나다.

영세한 소규모 기자재 업체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보니 품목이 중복되거나 과당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구조다. 때문에 시장 포화를 해소하고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리와 비슷한 축산업환경을 가진 나라로의 수출이 활성화가 필요하다.

전방산업의 첫 관문은 도축산업이다. 도축산업은 가축이 축산물이 되는 축산물 유통의 시작점이다. 

도축산업은 안전한 축산물공급을 위해 업계가 자구 노력을 통해 2015년까지 도축장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가동률이 떨어져서 경영난에 허덕이고, 위생 시설에 대한 재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한 도축장들의 폐업자금을 지원하면서 17개의 도축장이 폐업했다. 

현재는 구조조정 이후 생긴 신규 도축장을 포함해 70여개의 도축장이 전국에 포진해 있다.

정부의 위생수준 강화 등을 통해 도축장의 경영 여건과 위생 수준이 개선되고 있지만, 지육 위주의 유통에 따른 유통비용 증가와 낮은 부가가치 도축장의 낮은 가동률, 출하 전 미 절식으로 인한 도축비용 상승과 품질 저하 등은 도축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소비자에게 안전한 축산물이 전달되기까지 마지막 과정은 가공·유통이다. 가공·유통 산업은 축산물이 소비자의 식탁에 오를 수 있도록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망, 혹은 소비자에게 까지 유통하는 산업이다. 

최근 들어서는 유통구조개선 등을 통해 직거래가 활성화되고 코로나 19등의 영향으로 비대면 판매가 늘어나면서 유통시장이 과도기를 겪고 있다. 

판매 방법의 변화에 따라 가공 방법 또한 과거와 다르게 소포장 형태로 변화하고 있으며 포장육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가공·유통 사업은 축산물과 소비자의 접점으로써, 이 과정에서 어떻게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느냐에 따라 축산물의 가치가 달라진다. 따라서 유통이 중요하다. 그러나 업계는 정부가 유통구조 축소를 지향하면서 유통비를 절감하는 방안만을 내세우고 있어 유통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사료, 동물약품, 기자재, 도축·가공·유통산업 등 전후방 연관산업들이 축산업을 지탱해 주고 있다. 이들이 안정적으로 운영·유지돼야 축산업의 발전과 축산물 소비확대가 가능하다. 

산업 종사자들은 “안전한 축산물 생산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사업의 구성원으로 힘써왔지만, 정책이나 지원에 인색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특히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만 점차 늘어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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