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대왕과 모기

위대한 영웅들의 죽음은 허무한 경우가 많다.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BC 356~323)은 갑자기 열병에 걸려 신음한지 불과 열흘 만에 33세로 세상을 떠났다. 모기에 물려 ‘학질(瘧疾)’로 고열 때문에 죽었다. 연간 모기에 의해 목숨을 잃은 사람은 70만 명이라고 한다. 알베라 전투에서 숙적인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대제에게 대승을 거두고 한 여름의 땡볕 아래 11일 동안 440리를 주파하며 강행군을 했을 때의 알렉산더 대왕은 지도자로서 품성이 빛난다. 
당시 알렉산더도 일반 병사와 마찬가지로 갈증의 고통을 겪으며 강행군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한 마케도니아 병사가 어디선지 모르지만 물 한 병을 구해 가지고 왔다. 타는 갈증을 느끼며 무심코 목을 축이려 하던 알렉산더가 주위를 둘러보자 병사들은 모두 선망의 눈길로 물병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뒤늦게 정신을 차린 알렉산더는 미련 없이 물을 쏟아 버리고 서슴없이 “자, 힘차게 진군하자, 우리에게는 피로도 갈증도 없다.”이 말을 들은 병사들은 이러한 대왕의 모습에 이끌려 천하에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는 자신감으로 그를 따랐고 그 목숨을 흔쾌히 바쳤다고 한다.
또한 알렉산더 대왕의 직관(直觀)에 관한 일화도 있다. 프리지아(Phrygia)는 소아시아의 중부에서 서부에 걸쳐있는 고대지역으로 현재는 터키를 말하며 프리지아(Phrygia) 고르디움 (Gordium)에는 꽃 층층나무의 껍데기로 만든 밧줄에 매여 있는 전차가 있었는데 그 매듭이 매우 교묘하게 묶여져서 끝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밧줄을 풀 수 있는 사람이 세계의 제국을 지배할 수 있다는 전설이 있었다. 알렉산더가 고르디움을 정복했을 때 그는 그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는 그 매듭을 풀지 못하자 칼을 뽑아 절단해 버렸다. 그 후로 복잡한 문제를 빠르고 극적으로 푸는 것을  ‘고르디움의 매듭을 자른다’라는 어구로 사용하게 되었다. 그의 영민함과 뛰어난 직관력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사람은 복잡한 문제에 직면하면 대개 어렵게 생각하고 문제해결 그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는 모든 문제는 반드시 해결책이 숨어 있다는 것을 직관으로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이 짧은 일화에서 우리는 복잡한 문제 속에서 단순한 해결책을 찾아내는 그의 혜안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디오게네스(Diogenes: BC 412~323)는 알렉산더 대왕을 평범한 인간으로 대했다. 그는 평생토록 홑옷을 입고 통 속에서 청빈한 생활을 하면서 살았다. 하루는 알렉산더가 직접 디오게네스를  찾아갔다. “그대 디오게네스여,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하시오.” 햇볕을 쬐고 있던 디오게네스는 알렉산더 대왕에게 “대왕님! 조금만 비켜 서 주시겠습니까? 대왕님이 태양을 가리고 있어서 제게 햇볕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저는 한줄기 빛이 더 고맙고 저에게 자유를 선사합니다.”알렉산더는 비켜서주었고 디오게네스는 유유자적한 모습을 보였다. 모기는 수명이 5~10일, 길게는 1개월 산다. 모기 때문에 짧게 살다 갔지만 알렉산더의 업적은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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