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첫 확인 후 확산
꿀벌 싹쓸이…피해 막대

 

올해도 전국 양봉농가들이 말벌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말벌이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외래해충인 등검은말벌은 지난 2003년 부산에서 처음 확인된 후 전국으로 확산돼 토종벌과 꿀벌을 잡아먹는 등 양봉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등검은말벌 먹이의 85%가 꿀벌로써 일명 ‘꿀벌킬러’로도 불린다.
등검은말벌은 일벌을 한 마리씩 물고 가 가슴을 파먹는다. 말벌 한 마리가 하루에 열 마리 정도를 잡아먹기 때문에 말벌의 습격을 받으면 그 피해가 상당하다. 
밖 일벌은 한두 시간 안에 전멸하며, 꿀벌 열통이 몰살당하는데도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 춘천의 이 모 씨도 최근 말벌 피해를 입었다. 
그는 “하루 봉장을 비웠는데 벌통이 쑥대밭이 돼 있었다”며 “이로 인해 꿀벌 한 통 반이 전멸했다”고 말했다.
경북 의성의 김 모 씨 역시 “비가 그치고 말벌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말벌들이 꿀벌을 공격하는 일이 잦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올해는 길어진 장마 탓에 고온다습한 기후가 지속돼 말벌의 개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폭우로 먹이가 부족한 까닭에 말벌 출몰이 많아지고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허주행 양봉농협 동물병원 수의사는 “봉장에 설치한 유인기마다 일일 수십~수백 마리의 말벌이 포획되고 있다”면서 “특히 경상도와 전라도 등 남부지역의 경우 피해가 더 큰 실정”이라고 말했다.
방제법은 유인액으로 말벌을 잡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유인액은 사양물에 발효포도 액기스나 감식초 등을 혼합해 만들며, 등검은말벌의 경우 물 대신 구 소비를 녹인 물을 사용하면 효과가 높다. 포획기를 양봉장 주변에 설치하고 주기적으로 유인제를 보충해 관리하면 된다. 
아울러 벌통의 높이를 높이고 소문 앞에 그물망을 설치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황협주 양봉협회장은 “최근 말벌로 인한 농가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피해 최소화를 위해 말벌 포획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