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이 행복한 조합’슬로건이 현실로


“협동조합의 존재 가치는
조합원 권익보호에 있다”
김진만 조합장, 평소 신념
‘경제적 안정·삶의 질 향상’

태양광 도입 생산비 절감
추가 수익까지 일석이조
화목한 장보기 인기 폭발
축산물 소비·소비자 건강

귀농·귀촌, 은퇴자들 대상
양봉자재 지원…정착 도와
50만평 대형축산단지 추진
‘상생’활성화 행복도 전파

 

조직의 생존은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조직원들의 ‘살고자 하는 의지’에 달려 있지만, 조직원들에게 그러한 의지를 불어넣는 동기부여는 리더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역할이다. 그와 같은 이유 때문에 사람들은 ‘리더의 역할이 조직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한다. 

동해삼척태백축협은 3개 지역을 아우르는 광역조합이다. 광역조합이라면 사업의 영역이 넓어 그만큼 유리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겠지만, 그 3개 지역의 조합이 모두 부실해서 통합됐다면 성공보다는 실패에 더 큰 무게를 두었을 것이다. 

김진만 조합장은 부실한 조합들이 통합돼 새로 태어난 동해삼척태백축협이 불명예를 털어내고 연속 1등급으로 탈바꿈 시켰고, 2018년 그 공로를 인정받아 농협중앙회로부터 ‘지도사업 선도조합상’을 받았다. 

2019년 재신임을 받은 김진만 조합장은 ‘농가소득 5000만원’의 목표를 ‘1억원’으로 잡고, ‘작지만 강한 조합’에서 ‘조합원이 행복한 조합’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이는 동삼태축협이 미래를 향한 또 다른 성장의 페달을 밟을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진만 조합장.

“협동조합이 존재하는 이유는 첫째도 조합원, 둘째도 조합원의 권익보호에 있고, 권익보호란 경제적 안정과 삶의 질 향상에 있다.”

김진만 조합장의 ‘협동조합의 가치’는 단호하다. 때문에 조합의 모든 사업은 조합원의 소득 증대와 환원에 맞췄다. 소득 증대엔 생산비 절감과 개량에, 환원사업은 건강진단부터 장학금, 재해 피해복구 등 조합원의 안정적인 삶이 중심이다. 

김 조합장은 자신이 내세운 공약의 90% 이상을 지켰다. 집안 경조사로 집을 비울 때나 갑자기 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을 때, 아침과 저녁 가축먹이를 대신 주는 가축도우미사업을 도입함으로써 조합원들의 삶의 질을 높였다.  

또 조합원 고령화에 대비해 한우 대물림 또는 후계자 육성을 위해, 그들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다양하고 새로운 기술 정보 등을 제공하는 한우대학을 전국에서 최초로 실시했다. 한우대학은 전국의 조합들이 벤치마킹했다. 조합원이 잘사는 조합 만들기에 올인하고 있는 김진만 조합장이 시도하고 있는 사업은 특별한 것들이 많다. 그만큼 소소한 것까지 관심을 갖는다는 말이다. 

 

- 지난해 중점사업과 성과는?

“조합 가축시장과 일부 조합원 축사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갖춰 새로운 에너지 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전반적인 사업의 난항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전이용 등으로 8억15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해 건전 결산을 이뤘다. 

무자격 조합원 정리로 인한 출자금 감소분을 보충하고자 지역별 조합원 담당직원을 배정해 조합원 출자금 증대를 통해 자기자본의 안정화를 꾀했다. 조합을 주축으로 조합원들이 힘을 모아주신 덕분이다. 

조합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전문적인 인재 육성의 목표로 임직원의 자기주도 학습법의 일환으로 각종 사이버 연수와 학습교육 및 연수를 지원했다. 

고품질 축산물의 생산을 통한 축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교육지원사업비 9억 2700만원을 집행하는 한편 가축질병의 사전 예방과 안전한 축산물 생산을 위해 조합 관할 3개 시에 공동방제단을 설치 운영하고, ASF(아프리카 돼지열병) 유입 차단에 노력한 결과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다.”

 

- 지난해 실시했던 태양광 사업에 대해 설명을 해달라.

“‘태양광으로 월급받는 조합원 육성’은 조합장 선거공약이었다. 조합원의 소득을 증대시키려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누수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생산 비용을 절약하는 것이 보다 쉽다. 

지금 세계는 신재생 그린에너지 생산으로 에너지 수급이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다. 축사와 관리창고 등 농촌의 시설물은 태양광을 설치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태양광 사업은 에너지 대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새로운 소득을 창출하는 일석이조의 사업이다. 현재 참여조합원은 10명이다. 1000㎡ 축사 지붕에 태양광을 설치함으로써 월 200여 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조합에서는 설치자금 대출금의 1%를 이차보전으로 지원하고 있다. 조합 시설에는 가축시장, 생축장에 설치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올해는 경제사업장과 본점 및 하나로마트 지붕에도 설치할 계획이다.”(김진만 조합장도 5300㎡ 축사 지붕에 태양광을 설치했다. 그 결과 비용 절감은 물론 새로운 소득을 창출했다. 김 조합장은 자신의 경험이, 조합원들에게 태양광을 권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화목한 장보기’라는 좀 특이한 사업도 실시했다.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생산되고 있는 우수한 우리 축산물을 소비자들에게 맛 보임으로써 우리 축산물의 소비를 촉진시키고, 소비자들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시작했다. 

매주 화‧목요일 오후 4시부터 5시 사이에 조합이 운영하는 4개 하나로마트를 통해 최대 50%까지 할인판매하는 행사다. 주부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평균 1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러시아 연해주에 TMR사료공장을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동해삼척태백지역은 강원 남부 산간지역에 위치해 있어 지리적으로 조사료 수급에 큰 어려움이 있다. 그러다 보니 수입 건초를 구매하려 해도 타 지역보다 10~20% 이상 웃돈을 줘야만 한다. 관내 양축농가들의 생산비 절감에 큰 걸림돌이다. 

이러한 불리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10여 년전부터 미국 현지 조사료 공급망을 확보하고, 직수입해 배송까지 하고 있어 축산농가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조합 관내 지역뿐만 아니라 강원 영동지역과 경북 북부 그리고 내륙지역까지 공급이 가능하다.

가격 안정을 위해 직원들을 미국 조사료 생산업체로 1년에 한 번 직접 파견해 작황은 물론 현지 가격조사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매년 3000톤 이상의 수입 건초를 적정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 이외에 조합이 전개하고 있는 사업은?

“귀농‧귀촌 그리고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양봉자재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금은 100세 시대다. 귀농‧귀촌과 은퇴자들의 연령대는 충분히 일할 수 있는 나이다. 귀농‧귀촌이 어려운 이유는 먹고 살만한 일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큰 자본도 어려움도 크지 않아 이들이 하기에 적당하다. 이들에게 양봉기술교육과 양봉자재를 지원함으로써 정착에 성공하면, 조합의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합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다.”

 

- 앞으로 어떤 사업을 더 추진할 생각인가?

“삼척시에 50만평 규모의 대형 축산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미 관련 공무원들과 타당성을 논의했다. 또 2000여평 대지에 지하 1층과 지상 2층의 대형 농축산물유통센터를 건립해 본점을 이전하고 축산물과 농산물, 과일 등을 상시 저장해 도매유통센터 기능을 활성화해 강원영동지역의 물류 중심기지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 다양한 환원사업과 활발한 지역 상생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소득 증대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야 존재가치가 있다. 그것을 위해서는 조합원의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합은 1억 2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건강검진을 지원한다. 농업인 안전보험 전액지원, 조합원 자녀장학금 지급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노력은 협동조합이 지향하는 ‘더불어 사는 삶’의 실천이다. 자연재해 극복을 위한 성금과 물품 지원은 당연한 일이다. 풍요로운 조합은 물질적인 것만으로 이룰 수 없다. 마음도 풍요로운 조합이 우리가 지향하는 조합상이다.”

 

김진만 조합장은 건국대학교 농축대학원과 서울대학교 BK21 농생명공학사업단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했으며, 축산발전에 공헌한 공로를 인정받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농협중앙회장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강원도축협조합장운영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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