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 그리고 닭의 유산

사람은 홀로 왔다 홀로 가는 존재다. 그래서 무언가에 의지하면서 살아가기를 원한다. 아마도 그것이 종교일 수도 있고 부부의 연으로 혹은 반려동물과 같이할 수도 있다. 
말 못하는 짐승이 어쩌면 사람보다 더 정감이 가서 그럴 수도 있다. 인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요, 질병과의 투쟁의 역사이며, 술과 싸움의 역사다. 전쟁에서 벌어지는 살상에 대한 회의를 고대 왕들은 뉘우치고 회개하면서 진정한 인간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고대 이스라엘의 다윗왕은 “전쟁에 이기거나 지더라도 자만하거나 좌절하지 않을 수 있는 글귀를 반지에 새겨오라”고 궁중 세공인에게 명했다. 
다윗왕의 명을 받고 지혜로운 왕자 솔로몬이 일러준 글귀인 “이 또한 지나가리니!”를 반지에 새겨 갖다 드리니 매우만족 했다고 한다. 승리도 패전도 영화도 저녁연기처럼 사라지고 지나가기 마련이다. 
인도의 아쇼카 왕은 초기에는 10만 명 이상을 살상하는 잔혹한 왕이었지만 회개해 모든 생명을 가진 것들에 대해서 살상을 금지 시켰다. 
여기에는 사람은 물론 동물들까지도 포함되어 식용으로 무수히 죽임을 당하던 가축들도 하루 세 마리 이하로 제한되었다. 
나중에는 이것마저도 허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늘날 서양에서는 반려동물로 고양이와 개 그리고 닭을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여 같이 살아간다. 독일 가정의 44%가 애완동물을 키우며, 그 중 고양이가 1300만 마리로 22%, 강아지가 860만 마리로 알려져 있다. 
강아지가 선호도 1위인 한국과는 달리 고양이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591만가구가 강아지 598만 마리, 고양이 258만 마리 등 반려동물 856만 마리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약 2000만 가구 중 30%에 해당하여 10가구 중 3가구는 개나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는 뜻이다. 
외국 사람들은 고양이와 개 그리고 닭에게 통 큰 유산을 물려주어 우리를 놀라게 한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커펠트가 향년 85세의 나이로 별세한 가운데 그의 재산을 상속받을 이는 다름 아닌 그의 고양이로 상속 액이 약2200억 원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오프라 윈프리 역시 다섯 마리의 강아지를 기르는 중인데, 그는 이들에게 약 337억 원의 유산을 상속하기로 했고, 지구(Gigoo)는 영국 출판계의 거물 마이클 블랙웰이 키우던 암탉으로, 희귀종인 스코트 덤피종 암탉이다. 
돈 많은 마이클 블랙웰은 세상을 떠나면서 한화 약 170억 원을 자신의 암탉 지구(Gigoo)에게 상속했으며, 이를 재단으로 설립해 희귀종인 스코트 덤피 종의 보존을 위해 써달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강아지를 키우면 심장병 사망률이 30% 낮아진다고 하는데 그 보답이 유산의 상속인가. 강아지는 20년, 고양이는 30년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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