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업계가 지난 22일 원유가격 협상을 마쳤다. 
협상단의 노력에 의해 극적으로 합의된 금액은 리터당 21원. 적용 시기는 내년도 8월이다. 
이번 원유가격 협상에서 수요자는 인하 또는 유보, 생산자는 연동제 지키기가 협상의 목표였다. 
“인하 또는 유보를 한다는 것은 연동제를 파기하겠다는 의미밖에 되지 않는다”는 생산자와 “시장현실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연동제에 의한 가격협상은 불가능하다”는 수요자와의 간극이 가격은 정하되 시행시기를 미루는 것으로 극적인 타협을 맞이했다. 
서로 명분과 실리 둘 다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기에 어찌 보면 중재안에 대한 합의가 빨리 이뤄졌다.
해묵은 갈등이 반복되는 것을 방지하자고 만든 게 연동제 인데, 연동제를 시행중임에도 불구하고 소모전은 끝이 없다. 
이 결과물을 내기 위해 두 달에 가까운 시간 동안 협상위원회는 여덟 차례가 열렸으며 그 가운데 대표자 회의도 수차례 열렸다.  
만약 원유가격 생산비 연동제가 소비자가격 연동제까지 이어졌더라면 상황이 달라졌을까? 
현 상황에서는 본래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 
생산자의 입장에서는 연동제는 가격 조정의 유일한 수단이자 방법이지만 수요자는 연동제에 발목 잡혀 경영의 어려움에도 원료가격을 올려야 하는 불편한 제도쯤으로 여기고 있다. 
이 구도를 탈피하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협상에서도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당시에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연동제에 합의했던 것일까. 
수요자들의 주장대로라면 앞으로는 절대 원유가격 조정이 이뤄지기 힘들다. 
유업계의 경영악화는 한두 해에 빚어진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경영은 나아지는 것보다 악화될 확률이 높다. 
매 협상 때마다 경영 악화로 인해 원유가격을 조정 못하겠다는 수요자가 다음번의 협상테이블에서는 다른 이유를 내놓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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