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곡물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소맥 시장을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보름 사이에 미국 시카고에서 거래되는 연질 적색 겨울밀(SRW) 가격이 15% 이상 올랐으며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연합과 동유럽권 주요 소맥 생산국들의 기상 악화로 인해 소맥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어 시장 참가자들은 소맥 가격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주요 분석기관들은 이들 국가의 생산량 전망치를 계속해서 하향 조정하고 있다. 특히 기상 악화에 따른 위험 프리미엄으로 인해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의 소맥 수출 가격이 오르자 세계 소맥 가격도 동반해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이집트가 국제 입찰을 통해서 구매한 러시아산 소맥 가격(C&F)은 톤당 226.75달러로 지난 주 대비 8달러 상승했다. 남반구 주요 소맥 생산국인 아르헨티나 역시 가뭄으로 인해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아르헨티나 로사리오 곡물거래소는 아르헨티나의 2020/21 시즌 소맥 생산량이 1800~1900만 톤 사이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USDA는 7월 수급 전망에서 아르헨티나의 소맥 생산량이 2100만 톤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펀더멘털 강세 요인이 계속해서 드러남에도 불구하고 옥수수 및 대두 시장은 미국 내 산지의 양호한 날씨 전개로 인해 큰 폭으로 상승하지 못하고 저점에 머물러 있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이행 차원에서 중국은 미국산 옥수수를 최대 규모로 구매하고 있으며 7월 10일 136만 5000톤, 7월 14일 176만 2000톤의 옥수수가 중국으로 판매됐다고 미국 농무부는 밝혔다. 7월 14일 거래 규모는 미국이 단일 거래로 판매한 수량 중 역대 4번째이다. 브라질산 대두 구매에 집중했던 중국이 가격 경쟁력이 있는 미국산 대두로 갈아탐에 따라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규모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붕괴됐던 중국의 양돈산업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며 가금류 소비도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사료용 곡물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중국은 지난 1월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에 따라 미국산 농산물의 구매를 늘리고 있으나 시장은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 미중 사이의 정치적 긴장 관계 고조로 양국 간의 무역 합의가 훼손될 위험에 처해 있어 곡물 시장은 상당 부분 위축되어 있다. 
미국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중국의 책임 문제를 계속해서 제기하고 있으며 중국의 홍콩 보안법 강행 처리로 홍콩에 대한 특별 지위도 박탈했다.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미중 사이의 긴장 관계는 더 고조되는 양상이다.  
대외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증시가 상승하고 달러 가치가 하락한 점은 곡물 가격의 잠재적인 상승 요인이 된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부 후보군은 임상시험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연내 시판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코로나 확산 이후 최악의 수준까지 떨어졌던 경제지표들도 크게 개선되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주요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원유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원유 수요도 차츰 회복세로 나아가고 있어 원유 시장의 상승세 역시 곡물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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