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기점 소비패턴 급변…적극 대응”


대형유통점 위주서 탈피
로컬 판매·온라인 쇼핑몰
다양한 판로 개척에 초점

안테나숍 대형식당 오픈
축산물 소비촉진 활성화
직원들 전문성 강화 독려

 

NH순한한우조합공동법인(이하 순한한우조공법인)은 지난해 매출 목표 670억 대비 852억원을 달성하면서 127% 성장했다. 경영손익 역시 목표 3억5000만원 대비 4억2100만원으로 120%의 성장률을 보여 6년 연속 건전결산을 실현했다. 

이같은 성장의 결과 브랜드사업에 참여하는 7개 축협에 법인세 차감 후 조합별로 5400만원씩 지분 배당을 해, 2019년 12월 말 현재 누계 기준 조합당 7억 9000만원씩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우브랜드 ‘순한한우’가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축산물브랜드경진대회에서 3년 연속 명품인증과 소비자시민모임으로부터 우수축산물 브랜드로 14년 연속 ‘우수’ 인증을 받았다. 

3연속 순한한우조공법인 대표이사를 연임해온 엄기대 대표이사는 2020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다시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4연임으로 참여조합장들로부터 전폭적인 신임을 얻었다. 

연임에 앞서 엄 대표이사는 그동안 순한한우조공법인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향후 중장기 계획을 세워놓았다. 엄기대 대표이사로부터 향후 순한한우조공법인의 발전방향에 관해 들어봤다. 

 

- 먼저 4연임을 축하한다. 소감 한 마디.

“4연임은 생각지 못했다. 지난해 임기 막바지에 순한한우조공법인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어떤 것들을 버리고 어떤 것들을 강화해야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인지 정리해 봤다. 누가 대표이사가 되어도 한 눈에 순한한우조공법인의 경영을 파악하고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담아놨다. 그것을 이제 내가 다시 하게 됐다. 그동안 참여조합장들의 전폭적인 신임 덕분에 4번의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책임이 더욱 막중하다.”

 

- 순한한우조공법인의 약점이라면 대표적으로 뭔가?

“우리 법인은 한우브랜드, 식당, 사료사업, 축산물 유통 그리고 주유소 사업까지 매년 사업을 하나 씩 늘리면서 규모를 불려왔다. 그리고 인수 후 모든 사업이 흑자로 돌아섰다. 그동안 직원들의 고생이 말이 아니었다. 

이러한 사업 다각화는 발전의 토대도 되었지만 핵심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에 어려움이 많다는 단점도 있다. 취약사업이 발생해 위기가 오면 전체사업 위기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대형유통점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 이 부분이 흔들리면 전체가 흔들리게 되어 있다.” 

 

- 이런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중장기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대형유통점들도 코로나 사태로 소비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 법인의 경영 방식도 이전부터 준비해 왔지만 이젠 확실하게 대형유통점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난해 말 로컬팀을 신설하고 올부터 로컬 판매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 온라인 쇼핑몰팀도 가동되고 있으며, 중앙회 e-고기장터에 입점해 호남의 허브역할을 맡게 된다. 상품 판매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선물세트, 갈비세트 등 원물 중심에서 혼밥‧혼술‧가공품‧HMR(가정간편식)로 전환하고 있다. 현재 롯데마트에 고기 곰탕 등 월 2만개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데 인기가 높다. 소비 패턴에 맞는 다양한 신제품을 조만간 출시할 것이다.”

 

-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한우프라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광주나 수도권에 대형식당을 오픈할 계획인데, 우리 법인이 인수 운영하고 있는 한우프라자의 경우를 보면, 15~20개의 거래처를 확보하는 것보다 이런 대형식당을 운영하는 것이 축산물 소비에 더 효과적이더라. 

사실 순한한우의 한우프라자는 이익을 올리려는 차원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다. 품질이 뛰어난 순한한우의 소비홍보를 위해 운영하고 있지만 의외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리적 조건이 좋지 않지만 평일 하루 평균 매출이 700~800만원이다. 휴일엔 최고 1500만원까지 올라간다.

고급 손님도 아니고, 잔치나 행사 등 이벤트 장소로 활용되지도 않고, 주로 식사 등의 소비만으로 그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어, 주변에서는 미스테리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순한한우의 안테나숍을 대도시에 내려고 하는 것이다. 곰탕 국수, 곰탕 만두 등 다양한 가공식품과 새로운 메뉴들을 개발해 축산물 소비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 사료공장, 한우프라자, 광주유통센터, 주유소 등 적자 사업장을 인수하면서 모두 흑자로 전환시켰다. 어떤 비결이 있나?

“우리는 사업장을 인수할 때 인수방법부터 활성화 방안 심지어 금리까지 모두 계산해 시뮬레이션한 후 사업을 시작한다. 즉 인풋(input)과 아웃풋(output)을 사전에 염두해 두고 접근한다. 그러니 사업장 인수 후 시행착오가 최소화될 수밖에 없다.

경영은 원리원칙과 투명함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중앙회 감사에서 지적보다 오히려 칭찬을 듣고 표창장까지 받았다. 법인이 이렇게 철저하게 기준을 지키는 곳이 드물다는 이유에서였다.”

 

- 직원 관리도 독특하다.

“40여명의 직원 대부분이 정규직이다. 계약직 직원들이 업무에 필요한 자격증을 획득하고 교육을 이수하면 정규직으로 전환시킨다. 소 한 마리는 거의 60여개로 분할된다. 전산처리도 복잡하고 모두 부분육으로 처리되면 업무가 상당해 분산된다. 때문에 직원들이 이를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직원들의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우산업이 잘못가고 있다. 등급제 개편으로 품질은 낮아지고 값은 올라갔다. 소비자들이 고기를 구입할 때 마블링을 보고 산다. 등급이 하향되면서 선 듯 구매하지 않는다. 게다가 값도 비싸다. 

국내 한우 가격이 높게 형성되자 수출까지 중단되면서 품질도 하향세로 돌아섰다. 이대로 가면 소비자들은 외국산 축산물로 돌아서게 된다. 품질 고급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갖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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