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자조금 범업계 파급 효과 집중적으로 알려야

“2만원을 뗀다고 하면 농가와 싸움 붙습니다. 그냥 나중에 알게 되겠거니 하면서 제가 알아서 내고 말지요”
전남 부안 등지에서 한우를 매입, 경기도내 도축장에서 도축을 의뢰 육가공사업을 경영하고 있는 조현윤 사장. 조 사장은 지난 2일부터 파주 북서울 도축장에서 한우 도축을 의뢰할 때 마다 꼬박꼬박 두당 2만원씩 자조금을 내고 있다. 물론 본인 주머니에서다.
지난 2일부터 도축장에 출하되는 모든 한우에 대해 자조금이 본격적으로 거출 되기 시작했다. 한우자조금관리 사무국이 자체 집계한 잠정 거출률은 열흘이 지난 11일 현재 60%를 조금 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 가운데 농협 산하 도매시장과 경남·북 지역은 100%를 기록하며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과 달리 경남 울산, 언양 지역과 충남, 전남·북 일부 지역의 경우 자조금 거출율이 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자조금 사업이 초기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는 무엇보다 소규모 농가와 유통업자 등 이해당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폭넓은 홍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한우협회는 5월 1일 자조금 거출을 앞두고 도축장과 축산물위생처리협회 등을 방문, 한우 자조금 사업 이해를 호소하는 한편 최근에는 정육점 경영주들의 모임인 축산기업중앙회 전무를 관리위원으로 임명하는 등 후속 처방도 내놓았지만 농가와 유통업자 및 상인들의 반발이 속출하는 등 범업계 차원의 동참에 적지 않은 문제점이 도출되고 있다.
특히 조합 자체내로 운영하고 있는 하나로마트 매장 입점용 한우에 대해 조합측이 임도축 후 자조금 거출에 응하지 않는가 하면 일부 조합장의 경우 한우 자조금 사업 참여에 미온적 반응을 나타내는 등 예상치 못한 난관에까지 봉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소규모 농가가 사육두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산지 수집상을 통한 유통거래가 활성화 된 한우산업 유통 구조를 고려, 도축장과 한우농가는 물론 산지 한우 상인을 대상으로 자조금 사업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한 적극적인 홍보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한우자조금 도입을 위한 대의원 선거에서 농가 사육마리수 133만345마리 가운데 94만2212마리가 참여해 70.8%의 사육두수로 유효투표가 결정됐지만 이들 농가는 전체 농가의 35%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
아울러 한우자조금 사업 시행으로 파급되는 산지 사육두수 증가와 이에 따른 도축 및 유통 물량 확대 등 업계 전체에 파급되는 영향력을 집중 홍보, 대승적 협조를 구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박종수 한국자조금연구원 원장(충남대 교수)은 “자조금 사업 초기 산지 유통 수집상들과 도축장 등의 참여가 부진한 것은 한우자조금 사업 효과가 농가에게만 해당된 것이라는 편협된 이해 때문”이라면서 “한우자조금 사업이 관계자 모두에게 win win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려 이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옥미영 기자 omy@chukky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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