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가격 바닥 딛고 상승
미중 갈등 상승 억제작용

전반적으로 곡물 시장은 바닥권에서 벗어나 소폭 상승하는 장이 형성되었으며 특히 두 달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후 박스권에서 횡보하던 소맥 가격이 다시 큰 폭으로 오르는 장이 형성됐다. 미국 대평원 일대 기상 악화로 인한 작황 피해 우려가 소맥 가격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캔자스 지역의 소맥 작황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품질 조사가 시작됐으며 주요 지역이 상당한 피해를 봐 단위당 수확량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유럽 내 주요 산지 비 소식으로 작황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으나 흑해 연안의 주요 국가들의 기상 여건이 악화하고 특히 러시아에서의 건조 현상이 심해지자 소맥 가격은 다시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 또한 곡물 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월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 사태로 원유 수요가 줄었으나 하반기에는 수요가 회복되어 원유 비축량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원유 산유국들의 감산 이행으로 원유 생산량도 대폭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제시했다. 에너지 가격이 오름에 따라 바이오연료용 곡물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 환경보호청(EPA)은 바이오연료 혼입 의무량을 올해 200억 9000만 갤런에서 내년에는 201억 7000만 갤런으로 늘리는 안을 제출했다. 그 가운데 150억 갤런은 바이오에탄올과 같은 일반 신재생에너지 연료이며 나머지는 차세대 바이오연료에 해당한다. 
중국이 남미산 농산물의 구매를 줄이고 미국산 농산물의 구매를 확대해나가고 있는 점 또한 가격 상승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의 이행을 위한 움직임 이외에 브라질과의 수출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는 미국산 대두에 대한 중국의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유를 2년 만에 처음으로 구매했다는 소식 또한 상당히 고무적인 일로 여겨진다.
앞서 언급한 상승 요인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양호한 수급 전망과 예년 대비 빠른 파종 속도는 곡물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를 제어하고 있다. 5월 17일자 미국 농무부(USDA) 주간 작황 보고서에서 미국 내 옥수수 평균 파종률은 80%로 작년 동기 대비 36%p, 최근 5년 평균 대비 9%p 앞서있다. 대두 평균 파종률은 53%로 작년 동기 대비 37%p, 최근 5년 평균 대비 15%p 앞서있다. 다만 봄밀의 경우 파종률은 60%로 작년 동기 대비 3%p, 최근 5년 평균 대비 20%p 뒤처져있다.
미·중 간의 긴장 관계 역시 곡물 가격의 상승세를 억누르는 요소로 작용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 문제에 대한 중국의 책임론을 계속해서 제기하면서 중국과의 무역 관계도 끊을 수 있다는 발언을 내뱉는 등 중국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미국 상무부는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키로 하자 중국은 강한 반발로 미국 기업에 대한 조사나 항공기 매입 중단 등의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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