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류가 들어간 질병 명을 들어본 적 있나? 돼지인플루엔자는 있어도 포유류인플루엔자는 없다. 그래서 내가 조류인플루엔자라는 이름을 싫어한다. 오리인플루엔자라고 지어야지.”
김영준 국립생태원 동물관리실장의 인터뷰 내용 중 한 구절이다.
김영준 동물관리실장은 최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자극적인 말들을 쏟아냈다.
김영준 실장은 “일본은 오리를 수입해다 먹어서 질병의 유입창구가 없다”면서 우리나라 AI 발생의 원인으로 오리농가를 지목하는가 하면 “수박을 재배한 자리에 오리를 놓는다. 오리 배설물이 퇴비가 되니까. 다음에 여기에 다시 수박을 재배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확산되지 않을 수 있겠냐”고 반문키도 했다.
이같은 김 실장의 망언에 오리업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이처럼 과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그릇된 정보를 국민들에게 퍼뜨림으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오리산업에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오리농가들은 지난 겨울 AI 특별방역대책에 따른 강화된 방역조치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올해 3년째 시행된 겨울철 사육제한으로 소득이 급감했으며, 현재 발생중인 코로나19의 여파로 오리고기 소비가 80% 이상 급감하는 등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해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와중에 세계동물보건기구(OIE)의 공식용어인 조류인플루엔자를 부정하면서 오리가 AI의 숙주이기 때문에 “조류인플루엔자가 아니라 오리인플루엔자”라는 그의 발언은 전국 오리농가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
오리인플루엔자라는 말이 자칫 오리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는데다, 오리고기 및 오리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일파만파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수의학 전공자인 점과 환경부 산하 준정부기관의 실장이라는 위치에 있다는 점, 그것도 일간지에 보도되는 인터뷰에서 발언했기에 더 더욱 그렇다.
오리협회를 포함한 가금생산자단체들이 사죄를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인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내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 만큼 제발 조심하고 신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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