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에 곡물가격 하락
기상변화 가격변동 변수

중동에서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미국 내 비수익 유정들이 폐쇄되고 있다는 소식에 국제 유가가 오르는 듯했으나 공급 과잉과 수요 감소로 원유를 저장할 공간이 없는 탓에 다시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유가 폭락으로 에탄올 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되어 옥수수 시장은 계속해서 하락하는 장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 내 바이오에탄올 최대 생산기업인 ADM은 에탄올 생산시설 두 곳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중국 정부가 비축용으로 옥수수, 대두 등을 3000만 톤 이상 구매할 계획이라는 소식에 곡물 가격이 일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회의론적인 시각이 부각 되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곡물 가격을 다시 끌어내렸다. 미국이 곡물 생산 시즌에 돌입했으며 주요 산지의 기상 변화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서부 옥수수 및 대두 산지는 양호한 날씨가 형성되어 예년 대비 파종 속도가 상당히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농무부(USDA)가 주간 단위로 발표하는 작황 보고서를 살펴보면 4월 26일 현재 미국 내 옥수수 평균 파종률은 27%로 작년 동기 대비 15%p, 최근 5년 평균 대비 7%p 앞섰다. 대두 평균 파종률은 8%로 작년 동기 대비 6%p, 최근 5년 평균 대비 4%p 앞섰다. 작년 봄 계속된 홍수로 인해 옥수수와 대두의 파종이 크게 지연된 바 있으나 올해는 순조로운 파종이 예상된다. 소맥의 경우는 사정이 달라 겨울밀 생육 상태가 악화되고 봄밀의 파종 및 발아 진척률 또한 예년 대비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소맥 작황 상태는 좋지 못하나 가물었던 유럽 내 주요 소맥 산지에 단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중점을 두면서 소맥 가격은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렸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미국 내 육류 가공공장들의 잇단 가동 중단도 곡물 가격을 약세로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방물자생산법을 적용해 공장 가동을 유지할 것이란 뉴스가 나오면서 곡물 가격의 하락세가 다소 제한을 받기도 했으나 곡물 가격을 끌어올릴 만한 요소들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브라질 남부와 아르헨티나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건조한 기후로 아르헨티나 파라나 강의 수위가 50여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상류에서의 곡물 선적이 제한을 받고 있다. 곡물 산지인 팜파스 지역에는 폭우가 쏟아져 옥수수와 대두 수확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대두 수출세에 대한 부담감 역시 잠재적인 가격 상승 요인이 된다. 러시아와 동유럽권 국가들의 곡물 수출 제한 가능성도 여전히 상존해 있어 향후의 움직임을 지켜봐야 한다. 러시아는 2분기 곡물 수출 쿼터가 조기에 소진된다면 6월 말까지 수출을 중단한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