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가격 첫 마이너스
옥수수에 영향, 소맥은 상승

증권가에서는 시장 붕괴 현상을 바닥 밑에 지하실이 있다는 말로 비유하곤 하는데 국제 원유 시장이 바로 그런 꼴이 됐다. 지난 20일 선물 시장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20년 5월물은 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바로 뒤 포지션인 6월 선물은 20.43달러로 전 장 대비 18.4% 하락했다. 사상 처음으로 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초유의 사태로 인해 시장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으며 원유 생산업체들은 저장 공간 부족으로 돈을 얹어주고 팔아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에 부닥쳤다. 
코로나 사태로 원유 수요는 급감하는 반면에 공급은 크게 줄지 않는 심각한 불균형이 초래됐다. 원유 시장에 주어진 충격은 고스란히 바이오연료 산업으로 전해졌으며 미국 내에서 옥수수를 기반으로 하는 에탄올 산업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해외 언론을 살펴보니 미국 내 204개 바이오연료 공장들 가운데 대략 30%가 지난 3월 1일부터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 밖에 많은 공장도 생산을 대폭 줄이고 있다고 한다. 바이오연료 수요가 급감해진 탓에 미국 내 옥수수 가격은 거의 1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두 시장도 수급상의 약세 요인에 눌려 하락에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 내 바이오연료 산업뿐만 아니라 대두 가공 및 축산 사료산업도 코로나로 인해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다.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은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8%에 이르렀다고 발표했으며 코로나 충격으로 중국 경제가 역성장하면서 대두 시장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계속해서 브라질산 대두 구매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대풍작과 헤알화 약세로 인해 브라질의 대두 수출 가격이 하락해 중국 착유업체들은 브라질산 대두 구매를 고집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브라질의 대두 수출량은 기록을 경신해 작년 동기 대비 13.5% 증가했으며 그중 75%에 해당하는 1330만 톤이 중국으로 수출됐다. 
소맥 시장은 옥수수, 대두와 달리 소폭 오르는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흑해 연안 국가들의 소맥 수출 제한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글로벌 공급 불확실성으로 인해 시장 참가자들은 낮아졌던 소맥 가격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러시아 농업부 차관은 2분기 수출 쿼터가 5월 중반이면 소진될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 2분기 동안 소맥 수출은 중단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유럽을 비롯한 흑해 연안의 주요 소맥 산지는 건조한 날씨를 보여 생산 부진 우려도 소맥 가격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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