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에 곡물 가격 하락
불확실성 확대 상승 요인 상존

미국 시카고 선물시장 곡물 가격은 상당한 하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옥수수 가격은 과거로 회귀해 몇 년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을 형성했으며 대두 가격도 지난 3월 중반의 저점 수준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 3월 중후반 급격히 치솟으며 가격 폭등을 일으켰던 소맥 시장도 최근 들어 조정을 받아 상승 폭을 대거 줄였다.

대내외 시장변동 요소들은 곡물을 약세 장으로 이끌고 있다. 특히 원유 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바닥으로 떨어진 점이 주요 요인이 된다. 미국의 개입으로 원유 감산을 놓고 실랑이를 벌였던 사우디와 러시아가 전격적으로 감산에 합의했으며 OPEC+ 회원국들은 5~6월 두 달 동안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 감산에 들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에는 턱없이 모자랐으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세게 원유 수요 감소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감산이다. 그 결과 국제유가는 1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도 배럴당 2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유가 급락으로 인해 바이오 연료 산업이 무너졌으며 미국 내 에탄올 시장도 수요가 급감하고 재고가 대폭 늘어나는 문제가 차츰 장기화되고 있다. 미국 내 옥수수 소비량의 40% 이상이 에탄올용으로 소비되기에 옥수수 시장은 그만큼 타격이 클 수밖에 없으며 옥수수 가격이 급락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두 시장도 새로운 이슈로 인해 거센 가격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스미스필드, JBS, 타이슨푸드 등 미국의 최대 육가공업체들뿐만 아니라 도축업체들도 코로나 사태를 피해 가지 못하고 근로자들의 코로나 확진으로 일부 공장들을 잠정 폐쇄 했다. 냉장육 재고는 많아 육류 공급에는 한동안 차질이 없겠으나 장기화되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들 업체들이 타격을 입으면서 사료용 원료인 대두박 시장이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되고 연관해서 대두 시장도 힘들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선뜻 미국산 대두를 대량 구매하지 못하는 점도 가격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소가 된다.

동유럽권 국가들의 소맥 수출 제한 움직임에 한동안 들썩였던 소맥 시장도 힘없이 무너지고 있다.

루마니아가 최근 식량 안보를 이유로 5월 중반까지 수출을 금지하는 조처를 내렸으나 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이미 상당 부분 수출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수출 금지의 실효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은 내수 시장 보호를 위해 수출을 제한하기는 했으나 일정 물량을 계속해서 국제 시장에 r공급하고 있으며 주요 수출국인 우크라이나는 오히려 소맥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예기치 못한 상황이 거듭되고 있어 곡물 시장도 표류하는 듯한 분위기다.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느 때와 달라 새로운 가격 변동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들도 상존해 있어 마냥 내려가는 선물 가격만을 신뢰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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