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배달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의 수수료 인상 문제가 최근 이슈화 되면서 독과점 논란을 확산시켰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는 속담을 상기시킨다. 음식점들이 열심히 매출을 올리면 수익금은 ‘배달의 민족’이 가져가는 형국이다.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은 음식점주에 대한 수수료 체계를 바꿨다. 기존 정액제에서 주문 성사시 일정 비율을 내야 하는 정률제로 바뀌면서 업주들이 지불해야 할 수수료가 폭증했다. 수수료 부담이 늘어난 음식점주와 정치권에서 연일 독과점의 횡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배민은 이번 수수료 개편으로 전체 입점 업소의 52.8%, 배민 월매출 기준 465만원 이하의 업체가 비용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지난 6일에는 대표 명의 사과문을 발표하고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배달의 민족’은 배달 주문 서비스(배달앱) 브랜드명이다. 배민앱은 2010년 6월 출시됐고 회사인 우아한형제는 몇 개월 뒤인 2011년 3월에 설립됐다. 지난해 12월 요기요와 배달통 모회사인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DH)에 합병됐다. 우리나라에서 운영 중인 대표적인 음식 배달앱은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쿠팡이츠 등이 있다. 배달앱 1~3위를 모두 독일 DH에서 운영한다.
개인이든 국가든 내가 필요로 하는 품목(제품이나 서비스)을 누군가 독점하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상대가 이해할 수 없는 횡포를 부린다고 해도 감수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한 문제가 식량 수급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 자급 여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식량안보를 위해 곡물 등 식료품 수출을 중단하는 국가들이 생겨나면서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세계 쌀 수출국 3위인 베트남은 3월 24일부터, 캄보디아는 4월 5일부터 쌀 수출을 금지시켰다. 베트남은 4~5월 수출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가량 줄이겠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이외에도 주요 곡물 수출국인 유럽, 미국, 캐나다 등에서 코로나 사태 이후 곡물 운송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미국 카길은 육가공공장을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폐쇄했다. 카길사는 지난 8일 펜실베니아 소재 육가공공장을 코로나 확산에서 종업원을 보호하기 위해 무한정 폐쇄 한다고 발표했다. 이 육가공공장은 900명이 근무하며 우육 및 돈육을 생산·가공한다. 주로 미국 내 시장 공급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공장 폐쇄 사태가 확산되면 미국은 수출 물량을 줄일 것이고, 축산물 수급에서 미국의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과거 2007년과 2008년에는 곡물 수출국가에서 발생한 가뭄 등 기상재해로 인해 곡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급등했다. 전 세계는 한동안 심각한 식량 위기를 겪어야 했다. 우리는 코로나 확산 이후 마스크 대란 사태가 발생 했었지만 지금은 진정되는 분위기다. 국내 생산기반이 있었기에 시장을 빠르게 안정시킬 수 있었다.
오늘날 식량은 더 이상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다. 국가 생존과 직결된 핵심자원이다. 코로나 사태로 국내 생산기반이 부족하면 식량주권을 지켜낼 수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 배민 사건으로 독과점의 힘을 새삼 느끼게 됐다. 식량주권이 약해지면 수출국에 휘둘릴 수 있다는 현실을 다시 확인했다. 국내 농축산업을 보호하고 식량자급률을 끌어 올려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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