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의사 처방대상 동약 지정’ 확대 추진
정부 ‘수의사 처방대상 동약 지정’ 확대 추진
  • 박정완 기자
  • 승인 2020.04.03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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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회·약사회 날선 공방

♣ 약사회 ‘반대’ 논리
“동물보호자 치료비 증가
약품 접근성 저해 초래도
의료환경 고려 안한 발상”

♣ 수의사회 ‘찬성’ 논리
“도입 당시 모두 인지 상태
오·남용을 옹호하는 처사
결국 동물 생명·건강 악화”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수의사 처방대상 동물약품 지정 확대’를 검토‧추진하면서, 이를 두고 대한수의사회와 대한약사회가 찬성‧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날선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수의사회는 찬성, 약사회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수의사 처방제는 동물약품의 오‧남용에 따른 내성균 출현과 동물‧축산물에 약품의 잔류 등을 예방해 국민 보건을 향상하기 위해 2013년 8월 2일 도입됐고, 이때 정부는 품목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임을 밝혔다. 제도 도입 당시 전체 동물약품의 15% 수준에 해당하는 97개 성분, 1100여 품목이 수의사 처방대상 동물약품으로 지정됐으며, 2017년 처방대상 동물약품이 추가로 확대(기존 15%에서 20% 수준)된 바 있다. 
농식품부는 당초 계획했던 확대 추진을 위해 지난달 25일 수의사 처방대상 동물약품 확대를 골자로 하는 ‘동물약품 지정 규정 개정안’ 화상회의를 열고 관련 업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회의에는 대한수의사회, 대한약사회, 한국동물약품협회, 한국동물용의약품판매협회, 동물자유연대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농식품부 관계자는 처방대상 동물약품을 인체전문약품과 같은 수준인 60%까지 확대할 계획을 밝히면서 이는 각 단체의 이익보다 동물복지, 동물권리 등을 우선시 한다는 점이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농식품부의 수의사 처방대상 동물약품 확대 추진은 동물보호자의 치료비 증가를 유발하고, 약품 접근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해할 것”이라면서 “농식품부는 편파적인 수의사 편들기를 중단하라”며 강력한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약사회 관계자는 이어 “처방대상 동물약품을 60%까지 확대하겠다는 농식품부의 입장은 국민의 이익보다 수의사 이익에 집중하는 본말이 전도된 행태”라며 “전국민 건강보험과 의약분업이 시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없고 동물의료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황당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농식품부가 소비자 보호 대책 없이 심장사상충약 및 백신을 수의사 처방 품목으로 확대해 수의사들의 독점을 강화하는 일에 집중할 때가 아니다”며 “반려동물 보호자의 대다수가 동물병원 진료비와 약값 폭리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는 데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사회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대한수의사회는 약사회가 직능 이익만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수의사회는 “처방대상 동물약품 확대 계획은 당초 제도 도입 당시 약사회에서도 모두 인지하고 있던 사실인데, 지정 확대가 논의 될 때마다 이를 반대하고 있다. 이는 동물약품이 오‧남용되는 환경을 옹호하는 처사다”고 꼬집었다.
수의사회는 또한 “전문의약품(의사 처방대상)의 비중이 60% 이상 되는 인체약품과 달리 수의사 처방대상 동물약품은 아직도 2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보건기구(WHO) 및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 중요 관리대상으로 지정한 일부 항생(항균)제나 전문지식 없이 사용할 경우 부작용 우려가 큰 일부 동물약품도 처방대상 동물약품으로 지정되지 않아 수의사의 처방 없이도 임의 사용이 가능한 실정이다”면서 “전문가 단체인 약사회가 이러한 현실은 외면하고 아무 제약 없이 약을 팔겠다는 목적만으로 처방대상 동물약품의 확대 지정을 반대하는 모습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동물진료는 기초‧예방‧임상 등 종합적인 수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전문적인 분야인데, 약사들은 충분한 지식이나 공중보건학적인 고려 없이 일반인도 인터넷 검색으로 알 수 있는 수준의 단편적인 정보로 동물약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약사들은 이러한 행위를 중단하고, 본인들만의 이익이 아닌 동물의 생명과 건강에 초점을 맞춰 처방대상 동물약품 확대 지정에 전향적으로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농식품부는 이해 단체들의 찬‧반 의견 대립 심화에 따라 향후 대면 회의를 갖고 의견을 조율할 방침이다.
4월 중 행정예고 후 공포가 이뤄질 예정인 ‘동물약품 지정 규정 개정안’에 포함된 처방대상 동물약품 확대 품목은 항생제(축산용 포함), 반려견 4종 종합백신, 심장사상충약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예고 공포 후에는 1년 뒤 시행된다.
한편 이번 수의사 처방대상 동물약품 확대 추진 품목에는 축산용 항생제도 포함됨에 따라 향후 축산단체들의 반응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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