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행사 한계…다양한 전략 절실

삼겹살데이만 ‘반짝’ 회복
특수 끝나자 도로 하락세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
온라인·가정소비 늘었지만
외식 줄고 개학 다시 연기

각국 국경 폐쇄 수급 불안
환율·유통 비용을 감안하면
외국산 수입가격 오를 듯
특정부위 쏠림현상 해소와
생산비 절감 대책 마련을

 

ASF에 이어 코로나 사태가 돼지고기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4000원대로 회복했던 가격은 할인 행사의 한계를 확인시키고는 3000원대로 다시 내려앉았다.
2000~3000원 대를 오가던 돼지고기 가격은 2월 말부터 실시한 대대적인 삼겹살데이 기념 할인행사와 코로나 사태 이후 가정 소비가 늘면서 4000원대로 올랐다. 2월 27일 4233원으로 오르며 4000원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10월 1일(4031원) 이후 처음이다. 할인 행사 특수는 오래가지 못했다. 3월 3일 4301원으로 정점을 찍은 돼지고기 가격은 하향 곡선을 타면서 27일에는 3396원까지 내려갔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외식을 통한 돼지고기 소비가 크게 부진한 반면 대형마트와 온라인 등을 통한 가정 소비가 늘었다. 그러나 개학연기로 인한 급식납품 중단과 햄·소시지 판매 위축, 삼겹살데이 기념 할인행사 이후 소비자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3000원대 중반까지 하락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는 “가정용 수요가 많은 구이류를 제외한 모든 부위의 판매가 크게 부진하다”며 “학교 급식 납품 시기가 미뤄지면서 가공업체 창고에는 전지와 후지 등 저지방 부위 재고가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온·오프라인 104개 유통업체의 돼지고기 판매량은 2월 셋째주 1074㎏에서 넷째주 1250㎏으로 늘었다가, 3월 첫째주는 1150㎏으로 줄었고, 둘째주에는 1069㎏으로 행사 전 판매량 수준으로 돌아갔다.

 

# 출하 두수 추이
농촌경제연구원은 가격 약세로 사육 의향이 줄어 올해 돼지 사육 두수는 모돈 감소에 따라 작년보다는 적고, 평년(1100만두) 보다는 많은(2.1%) 1123만두로 전망했다.
돼지 도축 두수는 2019년 1781만두 보다 0.1~0.9% 감소하지만, 평년 1682만두 보다는 4.9~6.1% 증가한 1765~1780만두로 내다봤다. 대한한돈협회는 올해 도축두수가 1765만두로 작년보다 16만두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올해 한돈 도축 두수는 1~3월 누계 473만 9000두로 전년 동기인 446만 7000두보다 27만 2000두가 더 늘었다. 한돈협회와 일부 전문가들은 하반기(10월 이후)에는 도축두수가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돼지고기 수입 동향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외국산 돼지고기 수입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농경연은 돼지고기 수입량은 한돈 가격 약세와 국제 돼지고기 가격 상승으로 전년 42만 1000톤보다 14.5~21.6% 감소한 33만~36만톤으로 전망했다. 평년 수입량인 38만 6000톤보다도 줄어든 수치다.
올해 월별 돼지고기 수입량을 살펴보면 1월은 2만 8159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4만 7594톤) 1만 9435톤(40.8%)이, 2월에는 2만 6330톤으로 전년 3만 3632톤보다 7302톤(21.7%) 줄었다. 두달 동안 2만 6737톤의 수입이 감소했다.
외국산 냉동삼겹살과 목전지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유럽 및 미국 등에서 코로나 확산으로 수출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결과다. kg당 독일산 냉동삼겹살은 20원, 미국산 목전지는 500원 상승했다. 환율과 유통비 등이 반영되면 수입 가격은 더 오를 전망이다.

 

# 돼지고기 가격 전망
2019년 돼지고기 평균 가격은 3779원(kg, 탕박, 제주제외)을 기록했다. 평균 생산비인 4200원(kg, 한돈협회 기준)보다 421원이나 낮은 금액이다. 월별 가격(평균)을 살펴보면 △1월 3241원 △2월 3143원 △3월 3768원 △4월 4370원 △5월 4159원 △6월 4200원 △7월 4076원 △8월 4179원 △9월 4791원 △10월 3143원 △11월 3705원 △12월 3341원을 기록했다.
올해 돼지고기 평균 가격은 1월 292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8원이 낮고, 2월은 3248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105원이 높다. 3월은 391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원이 높다.
농경연은 올해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보다 소폭 상승한 3800원~4100원으로 전망했다.
다수 전문가들은 올해 돼지고기 가격은 코로나 사태 영향으로 크게 출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4월 돼지고기 가격은 평균 4000원대로 내다봤다. 연평균 가격은 전년 보다 오른 4200원대 전후를 기록하며, 생산비 수준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정피엔씨연구소도 돼지고기 가격을 4200원대로 내다봤다. 돼지고기 수입량 감소와 수입 가격 상승 요인을 반영했다.
한 유통 전문가는 “코로나 사태 확산으로 인해 현지 작업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돼지고기 수급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수입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외국산 돼지고기 수입 감소와 함께 하반기에는 돼지 출하 두수 감소도 예상 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돼지고기 가격이 평균 3900원대로 약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 전문가는 “최근 삼겹살과 목살 수요가 급격히 증가해 특정부위 쏠림현상으로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한 것”이라며 “도축두수가 예상보다 많이 줄지 않고 소비도 생각보다 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 한돈 발전 과제
한돈협회는 가격 안정을 위해 공급량 감소 및 생산성향상, 수매·비축, 소비 활성화 등 다방면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자율적 모돈 감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목표 가축두수는 10%. 이력제 기준 모돈 두수 90만 4000마리(2019년 11월 기준)에서 올해 8월까지 6개월간 9만 마리를 감축할 계획이다. 단기대책 중 하나로 돼지 뒷다리살 구매 및 비축산업을 추진하고 있다. 11개 업체가 총 3300톤을 구매한다.
한돈협회는 기존 수출 가능국가인 홍콩·마카오를 비롯해 베트남 등의 신규시장 개척에 노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원산지 표시단속 강화, 대형 급식처의 한돈 사용량 증대 등 다방면의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돼지고기 가격 안정 대책 일환으로 우선 연중 일정한 가격 유지를 주문한다. 또 돼지고기 등급을 향상시켜 농가 수취 가격을 높일 것을 요구 했다. 2019년 돼지고기 평균 가격은 3784원을 기록했다. 1+등급 평균은 4056원, 1등급은 3914원, 2등급은 3484원을 나타냈다. 평균 가격과 비교했을 때 1+등급은 272원, 1등급은 130원의 차이를 보인다. 
한 전문가는 “이밖에도 돼지고기 전 부위의 소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삼겹살, 목살을 통해 수익을 낼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며 “생산비 절감에 힘써야 한다. 내년이면 수입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가 0%인 것을 유념하고 생산비 절감에도 힘을 써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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