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할고

 
요즘처럼 축산이 어려운 때도 없었을 것 같다. 칠십년대에 돈이 있어도 옥수수를 못사서 가축이 굶어 죽지 않을까 하는 위기가 있었고 IMF때는 한국 돈의 신용도 때문에 사료곡물을 사먹이기에 애를 먹은 때가 있었으나 업계의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위기를 슬기롭게 넘겨왔다.
물론 축산물의 가격이 폭락한다든지 못된 질병이 와서 우리를 불안하게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때마다 지혜와 인내로 어려움을 극복하여 오늘같은 축산의 발전된 모습을 이룩했으며 누가 무어라 해도 농업의 가장 중요한 일부를 차지하게 되었다.
한때는 서양사람들의 주식은 육류이고 우리의 주식은 탄수화물이어서 항상 도전적 서양인에게 우리가 밀리고 그 원인이 고기를 안먹어서 힘도 도전성도 밀린다고 해서 기를 쓰고 고기도 먹고 우유도 먹은 때가 있었다.
작금은 어떠한가. 고기를 먹으면 비만한다는 잘못된 착각으로 육류와 우유를 기피하는 현상도 하나의 유행처럼 되어있다.
사실 비만의 원인은 인스탄트 식품과 탄수화물이 주된 원인이며 탄수화물 중에서도 밀이나 감자같은 것이 더욱 심하지 쌀이 그 주범은 아니다.
잘못된 방향으로 변해가는 식문화. 그것을 수수방관만 했던 우리 업계도 통열한 반성을 해야한다.
자기 중심적 사고가 아니라 국민건강을 위하여 비과학적인 식문화는 바로 잡아야 할 절대적 의무를 우리는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유가 남아돌아서 아스팔트 위에 버리는 시위를 하고있고 닭고기의 생산원가는 일천이백원대인데 출하값은 5㎏당 4∼5백원이니 그 피해는 오죽하겠는가.
거기에 사료값은 또 인상이 되었다.
사료값의 인상이 필연적이라 하여도 이는 또한 업친데 덮친격의 고통이 아닐수 없다.
우유소비의 감소, 그에 비하여 생산의 증가는 엄청난 또 다른 고통을 우리 업계에 안겨주고 있으며 거기에 겹친게 불경기다. 불경기가 오면 소비가 위축되고 소비위축이 가장 피해를 보는 부분이 축산물이다.
정부는 낙농을 포기한 농가에게 일정액의 위로금을 주고 폐업을 유도하고 있다. 어쩔수 없는 궁여지책이겠지만 낙농하는 농민이 무슨 다른 특기가 있는가. 그들이 낙농이외에 어떤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서 낙농을 포기하고라도 곧 다른 직장을 구한다든지 요즘 말하는 첨단업종으로의 전환이 빠르겠는가. 아니 어떤 가능성이라도 있는가.
중국고사에 한 마리의 생선을 선물하지 말고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라는 말이 있다.
즉 지속적으로 생계를 꾸려 나갈수 있는 방책을 터득하게 함으로서 그 가족의 안위를 책임 지도록 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낙농업자가 낙농을 포기하겠다고 보상금을 얼마간 주는 것은 생선잡는 법을 포기하고 생선을 사주는 꼴이 되는 것 아닌가.
이러한 다급한 위기 즉 낙농업과 육계업의 어려움을 어떻게 넘길 것인가.
정확한 방법과 정도를 제시하지 못함이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나 지금이 낙농업 육계업의 원년이라고 생각하고 차분한 대계를 수립하는 것이다.
주지의 사실이나 생산의 조절과 꾸준한 소비신장에의 노력이다.
전체 우리의 수요 즉 시유와 가공유의 량을 산정하고 어차피 수입해야할 것은 수입하고 지킬수 있는 부분만 지키는 것이다. 욕심을 가지면 모두를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는 결과가 됨을 우리는 너무도 확실히 정부나 낙농가나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낙농의 숫자조절이 어느 정도 끝나면 다음부터는 소의 사육 두수를 허가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하면 자연히 소위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그리하면 안정된 산업으로의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최소한도 시유(Table Milk)만은 외국 것에 잠식당하지 않을 구체적 행동을 해야할 것이다.
육계의 경우 대형 공급업체의 화재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하지만 화재로 인한 악순환은 곧 바로 되리라고 보여지며 이의 응급조치도 필요하지만 생산의 실질적 통제기능을 갖추도록 법제화 하는 것을 검토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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