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하지 맙시다

 
현재까지는 무사했다. 끝까지 무사하기를 바라는 절실한 마음에서 다시 한번 주의를 환기시킨다.
구제역, 사실 입에 담기도 싫고 상상하기도 싫은 단어이다. 따라서 혹자는 무사한데 무슨 오도방정이냐라고 질책할지 모르지만 무사는 자칫 안일한 생각을 잉태시킨다.
금년은 하늘이 도우심도 있는 것 같다.
날씨가 빨리 더워졌기 때문이다. 아니 그것보다는 초장에 돼지콜레라 때문에 혼줄난 축산업계와 방역당국임으로 구제역에 더욱더 신경을 썼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결과가 유지되는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이 좋은 결과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들 모두의 지난한 과제이다.
구제역 청정지역으로의 환원이 문제가 아니라 이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누가 인정을 해주든 안해주든 간에 영구한 청정지역의 확실한 초석을 확립하는 것이 우리나라 축산업의 활로와도 직결되는 중차대한 사안임을 우리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사실 구제역 뿐만이 아니라 사람이나 가축이나 간에 질병은 예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임은 재론이 필요없다.
가축을 기르는 것은 일차적으로 돈을 벌기 위한 경제활동이다. 경제활동의 주체는 결국 개인의 문제이며 최종적 책임도 개인이 지게 되어있다.
경제활동을 하는 상태가 자영을 하든 큰 기업을 하든 월급을 받든 간에 자기의 최선이 회사나 국가나 개인에게 부를 가져다 주기도 하고 실패하여 고생하기도 하게 하는 것 아닌가.
따라서 우리 축산인도 자기 농장의 건강이 자기의 소득과 직결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구제역은 물론 자기 농장에 어떤 질병도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위생적 환경을 갖추어 주어야 할 것이며 이의 가장 중요한 책임을 가질 주체는 두말할 것도 없이 축주 자신이어야 한다.
모든 일은 잘못되었을 때 그 잘못의 원인을 찾아내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사전 주의와 질병으로부터 자유스럽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일이란 그렇게 쉽지 않은 일이다.
이제 우리 모든 축산인은 구제역의 전염과 발병의 가능성에 대한 것은 검토되어졌고 몇차례 실행연습도 해보았다.
우선 황사가 오면 더욱 부지런히 자기 축사의 주위와 내부를 소독해야 할 것이며 행여 여행하고 있는 중이라도 여행객의 소화물 등에 육류를 포함한 음식물의 반입이 감지된다든지 확인되면 그 사람을 겸손하게 설득하여 철저한 검사를 받도록 하는 고발정신을 발휘할 일이며 행정당국의 눈의 사각지대에서도 무엇인가 의심스러움이 감지되면 귀찮더라도 고발하는 열성과 정열을 보여야 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 축산의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의무인 것이다.
방역을 담당한 행정당국은 물론 전 정부차원에서도 애정을 가지고 협조하는 총력전을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하도록 주무부처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본다.
작금 사스(SARS)에 대한 범세계적인 대처를 보면서 구제역이나 돈콜레라에 대한 대처도 범세계적 방역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시하는 것도 검토해 보았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돈콜레라나 구제역의 상재지역과 또 그것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없는 극빈국에 대하여는 국제기구가 기술과 자금을 지원하는 방법을 검토해 봄직도 하다.
아마 구제역 같은 질병이 인수공통병이었다면 이미 그러한 조치를 취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예컨대 천연두나 말라리아가 세계적 대처를 통해서 거의 이런 질병으로부터 자유스러워 졌다는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아도 좋지 않을까.
지금 국제수역국은 위 두 가지 질병의 발생이 전적으로 자국 내에서의 해결을 주안으로 하고 있지않나 하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지금의 세계는 흔히 말하는 지구촌의 개념이다. 이들 질병의 병원균이 어디에 존재하든 간에 이웃으로 옮겨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국가는 물론 제 일차적으로 책임을 져야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니 세계가 공히 구제역이나 돈콜레라로부터 자유스러울 수 있도록 기술도 축적하고 자금도 마련하여 전세계인이 안심하고 축산을 영위할 수 있는 기초를 다지자는 것이다. 우리도 깨끗하고 세계도 깨끗했으면 좋겠고 중국이나 소련도 구제역 청정지역이 되도록 세계가 협조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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