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면한 닭고기자조금, 논란의 이유는
폐지 면한 닭고기자조금, 논란의 이유는
  • 김기슬 기자
  • 승인 2020.02.14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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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조금법 무시하고 왜 서면투표 했나”

전국육계사육농가협, 제기
“절반 이상 찬성 자동폐기”
“연대서명부 일부 표 무효
자동폐기 불가능하다” 답변

축산업자 숫자 놓고도 격돌
검증위의 인명부는 부적절
정부 공식통계 적용 바람직
자조금 폐지 법정비화 예상

닭고기자조금이 존폐 여부를 두고 서면투표를 진행한 결과 폐지는 면하게 됐다. 하지만 그 과정과 절차를 두고 부당하다는 논란에 휩싸여 귀추가 주목된다.
닭고기자조금관리위원회는 지난 1월 28일부터 2월 7일까지 대의원 70명을 대상으로 닭고기자조금 폐지 여부를 두고 서면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체 대의원 70명 중 53명(75.3%)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7표, 반대 46표로 닭고기자조금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하지만 이같은 결과를 두고 전국육계사육농가협의회가 서면투표까지의 과정과 절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 폐지절차 규정대로 이행 안해
논란의 중심은 닭고기자조금 폐지요청 절차의 부당성이다.
자조금법 제23조 제3항에는 축산업자 1/2 이상이 의무자조금 폐지를 요청한 경우 요청한 때부터 의무자조금은 폐지된 것으로 본다고 명시돼있기 때문에, 찬반투표를 거치지 않고 즉시 폐지됐어야 한다는게 그 이유다.
특히 농가협의회는 닭고기자조금이 자조금법 관련규정에 따른 제반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농가협의회가 닭고기자조금 대의원 선거인명부에 기재된 전국 사육농가 4794명의 절반 이상인 2495건의 폐지요청 연대서명부를 제출해 즉시 폐지를 요청했지만, 규정에 따른 제반절차를 이행하는 대신 “연대서명부 중 779건에 대한 서명이 유효하지 않아 1716명만 폐지요청자인 까닭에 자동폐지는 불가하다”는 연대서명부 검증위원회 개최결과만 통보해왔다는 것이다.
또한 농가협의회는 연대서명부 검증위원회 구성 역시 객관성과 공정성이 결여된다고 지적했다.
중요한 사안인 만큼 전체회의 소집을 통한 토의 및 의결이 필요함에도 불구 서면으로 의결한데다, 검증위원회 위원으로 특정사안에 대해 일방적 입장을 변론하는 변호사를 임의로 포함시켰기 때문에 검증결과는 ‘원천무효’라는게 농가협의회의 입장이다.

 

# 축산업자 산정 방식도 문제
농가협의회는 닭고기자조금의 축산업자 산정방식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연대서명부 검증위원회에서는 대의원 선거인명부상 닭사육농가 4794호를 축산업자수로 간주하고 있지만, 협의회가 인명부상 1만수 이상의 사육농가를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 폐업 79호, 미등록 165호, 다른 가축 사육 42호, 명부 중복 49호 등 부적격 축산업자가 380호로 파악됐다는 것. 이와 함께 축산농업인으로 볼 수 없는 1000마리 미만의 사육농가 731호가 포함되는 등 선거인명부상 부적격 축산업자가 최소 1111호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같은 이유로 농가협의회는 축산업자수는 정부 공식통계인 가축동향상 닭사육농가에 도계육 생산자를 합한 숫자로 산정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통계청 가축동향에서도 최성수기인 6월 닭(육계·종계) 사육농가는 2327호에 그치고 있지만, 가축동향은 전업농 3000마리 이상을 전수 조사한 결과기 때문에 대의원 선거인명부상 1000~2999마리 사육농가 108호를 합하더라도 전체 닭사육농가는 2435호에 불과하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농가협의회는 “연대서명부 2495건 중 무효서명이라 주장하는 779건에 대한 사실확인 및 소명을 위해 ‘무효서명 판명 상세내역’을 송부해줄 것을 검증위원회에 두 차례나 요구했지만 묵살당했다”면서 “이를 차치한다 치더라도 유효서명으로 직시한 1716건만으로도 축산업자 최대치인 2435호의 70.5%에 달하기 때문에 농가협의회의 즉시 폐지요청은 처리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서한 동봉해 폐지반대 종용
아울러 농가협의회는 지난달 28일 닭고기자조금 폐지와 관련 대의원 찬반투표를 진행하는 과정 역시 투명성과 공정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대의원에게 서면결의서와 함께 대의원회 의장 서명의 서한을 함께 동봉해 발송한 관리위원회의 행위가 선거결과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동봉된 서한에는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닭고기의무자조금은 꼭 필요하고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닭고기자조금을 우리가 폐지시킨다면 양계산업에서 위와 같은 사업은 영원히 없을 것이다”“마지막으로 닭고기자조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시고 기회를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등의 문구가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가협의회는 “서면으로 찬반투표를 진행함에 있어 닭고기자조금 폐지반대를 종용하는 서한을 발송한 것은 투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무시한 처사로 묵과할 수 없다”면서 법적조치까지 불사할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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