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곤 농진청 작물과학원 호남농업연구소 맥류전작과장

 
한미 FTA가 협정됨에 따라 쇠고기 시장은 자의건 타의건 한층 더 가열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협정안에 대한 자국 내에서의 비준도 되기 전에 산지 소 값이 불안하더니 급기야는 심리불안이 현실로 가중되어 대폭락이 예고되고 있다. 더구나 국제 곡물가격상승에 따라 배합사료 가격이 2배 가까이 올라가 상황은 한층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산 쇠고기 수입도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입산에 대응하여 우리나라의 한우 쇠고기가 살아남기 위한 현재까지 최선의 방책은 생산비를 절감하고 육질의 고급화를 통한 품질의 차별화로 국제경쟁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시점에서 경종 및 양축 농가의 소득보장을 위한 대안이 총체보리를 이용한 조사료 생산사업이다.
우리나라에서 소(한우, 젖소 등) 사육을 위해 소비 되는 조사료량은 매년 400만 톤 정도이며, 05년도 조사료 수입량은 70만톤 (17%)으로 국내 조사료 자급률은 83%이다. 특히 양질의 조사료 생산은 28%에 불과하고 조사료의 적정 급여비율이 60%이나 우리나라는 47% 밖에 되지 않는다.
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 맥류연구팀은 보리의 수요확대를 위해 총체보리의 수량성과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전용품종과 다수확재배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최근 농림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총체보리 생산의 경종-축산농가 연결체 사업도 농가 현장에 원활한 적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총체보리의 경우 일반 식용보리와는 달리 줄기와 잎은 물론 알곡까지 모두 사일리지를 제조하여 이용되므로 배합 사료의 절감효과는 물론 가축에게 단백질, 탄수화물 및 섬유질 공급이 가능한 균형식이라는 점이다. 반추위 가축의 주먹이인 양질 조사료 급여 사양 프로그램을 해결하지 못하고서는 경쟁력은 뒤쳐질 수밖에 없다.
이와 더불어 한때 70만ha까지 재배하여 식용으로 이용되던 보리가 소비의 감소로 5만ha 정도로 축소됨에 따라 겨울철에 놀고 있는 농경지를 활용하여 고품질 사료용 총체보리를 생산·이용함으로써 경종 농가의 소득보전은 물론, 양질의 조사료 급여에 따른 한우 육질의 고급화와 차별화로 축산 농가의 소득향상 및 수입조사료 대체에 따른 해외 악성가축 전염병 차단과 외화절감 등 여러 가지 효과를 기대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사업의 일환으로 농촌 진흥청은 총체보리 급여효과를 구명하기 위하여 비육우의 육질개선 효과, 번식우 및 젖소의 사양기술, 총체보리 사일리지용 적합품종 개발 및 경종-축산 농가의 연결체 사업에 의한 확대보급, 현지실증을 위한 현장접목 연구를 수행하였다.
한우 비육우(거세한우)와 번식우에 대한 총체보리 사일리지의 급여효과 시험을 전남 영광에서 2년간 수행 한 결과, 비육우의 경우 총체보리 급여구(총체보리+ 배합사료) 에서는 1일 증체량이 5% 증가하고 육질등급에서 1등급 이상의 출현율이 88%로 관행 급여구(볏짚+배합 사료)의 50%에 비해 무려 38%가 증가하는 등 증체와 육질 개선으로 1마리 당 764천원의 소득증가 효과가 있었으며, 번식우에서는 유산 및 사산 예방, 사료비 절감, 분만간격 단축 등으로 1마리 당 823천 원 이상의 소득이 증가하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젖소에서도 축산 연구소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산유량이 수입조사료에 비하여 2% 증가하고 우유품질 향상 및 사료비를 13%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총체보리 사일리지는 수입조사료에 비해 사료적 가치가 우수하면서도 가격 면에서 오히려 저렴하여 수입 조사료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이를 급여함으로서 고급육 생산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06년도에는 총체보리의 한우 급여효과 연찬회 및 개발 보급 확대를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총체보리 재배의 중요성 및 재배 확대에 대한 필요성을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러한 총체보리 재배를 통한 조사료 생산사업에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있다. 첫째는 원활한 종자공급 체계이다. 총체보리는 곡실까지 이용하기 때문에 차년도 파종용 종자 확보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2005년도 에는 전국 경종-축산 농가 연결체 사업단체 중 선도적인 48개 연결체를 대상으로 10톤의 종자를 우선 공급하여 약 100톤 이상의 채종용 종자를 확보하였고, 금년도에도 축산농가 및 경종 농가의 연결체 사업을 통하여 100여 농가를 대상으로 20톤의 우량종자를 보급하였다.
둘째는 총체 보리의 숙기 다양화와 단위 면적당 생산량을 늘려 재배면적으로 확대함으로써 경종 농가의 소득을 높여야 한다. 경종농가의 참여 없이는 대단위 재배를 통한 조사료 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사료는 가축의 먹이 이므로 영양가가 높고 소의 기호성에 맞는 품종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나아가야 한다.
FTA가 현실이라면 대응은 우리의 몫 이다. 이와 같이 개발된 총체사료 보리품종의 우수성, 비육우(거세한우) 및 번식우에 총체보리 사일리지를 급여하였을 때의 현격한 육질 개선, 번식장애 예방 등의 효과, 그리고 농가 소득 증대 효과가 실증된 이상 주저할 것이 없다. 경쟁력에 물을 주고 잘 가꾸어 나가는 것은 우리들 자신의 몫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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