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야생멧돼지 ASF 확산 방지대책 국회토론회’가 개최됐다. ASF 피해농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ASF 국내 최초 발생 이후 144여일만이다.
토론회에서는 돼지 재입식 불가에 대한 농림축산식품부의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농식품부는 단 1%라도 ASF 전파 가능성이 있으면 재입식은 안된다. ASF 양성 야생멧돼지가 지속 발견되는 상황에서는 재입식은 안 된다. 2차 울타리 안의 야생멧돼지 제로화, 광역울타리 안의 야생멧돼지 75% 감축이 목표라고 전했다. 그러나 토론회가 있던 7일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 광역울타리 밖에서 ASF 양성 야생멧돼지가 잡혔다. 174번째다. ASF 피해농가 돼지 재입식 시기는 더 멀어졌다.
환경부는 제한된 인력으로 광역울타리를 관리하는 일이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험준한 산악지역인데다 지뢰, 군사지역이라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12명의 인력으로 이를 다 감당할 수 없으며, 지자체 공무원을 동원하는데도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야생멧돼지를 광역울타리 내로 잘 통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야생멧돼지를 더 잡아야 한다고 말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ASF 양성 야생멧돼지가 광역울타리 밖에서 잡혔다. 환경는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
박선일 강원대 수의대 교수가 “ASF 양성 야생멧돼지가 광역울타리를 넘어갔다고 본다”고 발표한 지난 7일 당일, 화천군 간동면 광역울타리 밖에서 174번째 ASF 양성 야생멧돼지가 잡혔다. 광역울타리로부터 남쪽으로 9.3km 떨어진 지점이다. 지난 11일에는 174차를 잡은 곳에서 약 900미터 떨어진 곳에서 ASF 양성 폐사체 2개체가 추가로 발견됐다. 박선일 교수의 예언이 정확하게 현실이 됐다. 박선일 교수는 또 “올해는 전국에서 동시 다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발견된 사체의 5배 이상의 미발견 사체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전망은 틀리기를 바랄 뿐이다.
김현일 옵티팜 대표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멧돼지가 동쪽과 남쪽으로 내려오고 있어 언제든 오염되지 않은 지역까지 퍼져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울타리만으론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만큼 야생멧돼지 개체수 조절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전했다. 감염개체가 광역울타리를 벗어났고 발견하지 못했을지 모른다고 밝혔다.
ASF 양성 야생멧돼지가 광역울타리 밖에서 연속으로 발견되면서 ASF 피해농가들의 재입식 시기는 한참 뒤로 물러나게 됐다. 그렇지 않아도 기약이 없었는데 지금은 그 가능성이 한층 더 멀어졌다. 이들 ASF 피해농가 중에는 하루에 잠을 7번이나 자는 사람도 있다. 얼마나 속이타고 절망스러우면 하루에 7번이나 잘까 싶어 마음이 좋지 않다.
정부는 화천 174차 ASF 발생 이후 10km 내 양돈농가 3호에 대해서는 지난 9일자로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이후 접경지역과 인접한 5개 시군(남양주·가평·춘천·홍천·양양) 양돈농가(약 57호)에 대해 중앙(농식품부·검역본부) 점검반(5팀 10명)을 파견해 지난 13일·14일 양일간 농장 울타리, 소독시설 등 방역시설 설치, 농장 소독실시 여부 등을 긴급 점검했다. 이번에도 문제는 야생멧돼지에서 발생했는데 농가만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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