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가격은 20만원 못 미쳐
농가들 줄도산에 봉착했지만
소비자들은 큰 차이 못 느껴

 

산지 돼지가격은 폭락했는데 소비자가격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가격 하락이 소비 확대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농가들이 줄도산 위기에 놓이게 됐다. 농가들의 경영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돼지고기 가격이 2018년 말부터 등락을 거듭하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도매가격은 절반으로 폭락했다. 지난 1월 31일 돼지 한 마리 가격은 19만원의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정부가 발표한 생산비 32만원보다도 13만원이 낮은 가격이다. 돼지를 출하할수록 적자가 누적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농가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1월 돼지고기 평균 전국(제주제외) 도매가격(등외 제외)은 kg당 2923원을 기록했다. 이는 평년가격(2015~2019년)의 4030원과 비교하면 kg당 1107원(27.5%)이나 낮은 가격이다. 지난해 1월 평균 가격인 3241원보다도 789원(19.6%) 하락했다.
반면 돼지고기의 소비자 가격에는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1월 평균 삼겹살(한돈 냉장)의 소비자 가격은 kg당 1만 6900원으로 평년 평균 가격인 1만 8270원 대비 1370원(8.1%), 전년 평균 가격인 1만 7230원 대비 330원(2%)으로 소폭 하락에 그쳤다.
한돈농가가 출하한 돼지고기 도매가격과 소비자 가격의 차이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 차이가 2017년 4.5배였으나 올해 1월은 5.8배를 기록했다.
결국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지속 하락했지만 소비자는 이전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면서, 돼지고기 가격 폭락이 소비량 확대로 연결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산지 돼지가격 폭락 원인을 복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해 외식 소비가 둔화하는 상황 속에서 ASF 발병은 돼지고기 소비 심리를 크게 경직시켰다. 연말연시는 물론 설 명절 특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여기에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추세는 돼지고기 소비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돈자조금은 연일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운영하며 돼지고기 소비촉진을 위한 전 방위 대책을 내놓으며 가격 안정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청계천 할인행사를 시작으로 앞으로 한돈 건강밥상 기획전과 대대적인 한돈인증점 할인행사를 실시할 예정이지만, 소비 확대는 불투명한 상태다.
하태식 한돈협회장은 “돼지고기 가격 하락으로 인해 농가들은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있다”며 “온·오프라인 가격인하 정책 등을 실시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소비는 부진하다. 국민들이 나서서 한돈을 소비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한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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