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득규 농협축산유통부 차장

 
지난 4월 초 미국과의 FTA 타결로 국내 축산업이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우육시장에서 미국산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를 감안해 볼 때 관세인하로 인한 수입확대와 그에 따른 한우의 소비감소와 가격하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면 취약한 생산구조를 지닌 한우산업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빠질 가능성도 높다.
그동안 한우는 시장가격의 강세에 힘입어 사육두수가 크게 증가해 06년 12월 통계로 184만1000두가 사육되고 있지만 품질 면에서 미국산 육우보다 1두당 고기 생산량은 낮고 일본의 고기소인 화우에 비하여 고급육질의 생산비율은 높지 않은 개량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많은 한우산지에서 고품질, 안전성 확립을 위하여 브랜드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하여 외국산 우육과의 차별성을 확립하고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우육으로 자리매김하고자 노력하는 가운데 있다. 이러한 추세와 관련하여 소비자에게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 일본의 화우브랜드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은 육용우 270만두 중 고품질 우육인 화우는 170만두 수준이며 농가당 사육두수가 32두로 우리나라(9.5두)보다 3배 이상 높다. 또한 우육브랜드는 229개로 한국의 228개와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브랜드의 가치 부분인 소비자 평가에서 한우와 화우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2006년 농협의 갤럽 조사에서 높은 인지도를 나타낸 한우는 횡성한우(23%), 대관령한우(8%) 순으로 이들의 구입경험은 47%, 가격프리미엄은 5~10% 정도 수준이었다. 이에 반하여 화우브랜드는 소비자조사에서 97%의 인지도를 나타내는 마츠자카(松阪)소를 정점으로 인지도 50% 이상의 브랜드가 8개로 조사되었고 도매시장에서 일반화우에 비하여 30 ~ 50%의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품질이나 안전성, 신뢰도 면에서 화우브랜드는 매우 높은 소비자 평가를 나타나고 있다.
한우와 화우의 소비자평가가 이렇게 큰 격차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한우브랜드의 역사가 일천한 반면, 화우 브랜드는 그 역사가 백년 가까이 된 것부터 급성장한 신흥브랜드라 해도 30여년 이상 끊임없이 품질을 향상시키고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마케팅에 전념한 결과로 판단된다.
현재, 한우브랜드는 시군 지역의 개별브랜드와 공동브랜드의 양상으로 브랜드 육의 생산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개별브랜드가 지역의 특성을 차별적인 이미지전략으로 활용하면서 보다 엄격한 사양 및 품질관리 기준으로 생산하는 형태인 반면, 공동브랜드는 시장에서 요구하는 안정물량의 공급을 중시하면서 광역화된 지역에서 일정한 등급의 한우를 생산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떤 형태의 브랜드이건 다른 브랜드와는 어떠한 차별성을 지니고 있으며 그런 차별성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농축산물은 공업제품보다 차별화의 요소로서 제품자체의 가치가 중요할 뿐만 아니라 품종, 품질, 생산가공 기술, 산지, 유통채널 등 차별화할 수 있는 브랜드의 원천이 존재한다. 결론적으로 한우브랜드가 구성주체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이 같은 브랜드의 원천을 차별화하고 그것을 장기적으로 관리한다면 소비자의 신뢰는 높아질 것이며 FTA시대에 외국산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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