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치봉 농협축산기획부장

 
며칠 전 한국의 낭자 박세리 선수가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LPGA 역사상 가장 나이가 젊고,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이라니 대단한 영예라 하겠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려면 최소 10년을 선수로 활동해야 하고, 정해진 점수 이상의 우승 성적이 있어야 한다고 하니 모든 선수들이 왜 그토록 갈망하는지 이해가 될 것 같다.
갑자기 LPGA 명예의 전당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먹거리에도 ‘맛의 전당’을 도입하여 우리 입맛에 맞는 안전하고 위생적인 농축산물을 명예를 걸고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공급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이다.
매일 먹고 마시는 먹거리는 우리의 몸을 지탱해주는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더구나 좋은 먹거리는 건강과 삶의 즐거움까지도 우리에게 선물해 주기 때문이다.
주말에 집 근처 마트를 가보면 식품코너에는 다양한 먹거리가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고, 맛과 안전을 중요시하는 질(質)중심으로 소비자의 구매패턴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최근 미국산 쇠고기가 과연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 것인가 하는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다. 그 가운데 올해 5월 미국이 국제무역사무국(OIE)으로부터 ‘BSE(우해면양뇌증) 위험통제국’ 지위를 얻게 됨에 따라 살코기는 물론 조만간 갈비도 수입이 될 전망이다.
한우에 비해 가격이 절반이하인 수입산 쇠고기는 한우고기는 물론 돼지고기, 닭고기의 대체효과를 일으켜 가격으로만 따지면 경쟁하기 힘겨운 상대이다.
그러나 먹거리는 가격 하나만을 가지고 경쟁력 유무를 가릴 수 만은 없다. 위생과 안전이 기본적으로 확보되어야 만이 바른 먹거리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맛과 품질, 안전이 보장되야 소비자로부터 사랑받는 먹거리가 될 것이다.
한미 FTA 체결 등 개방확대로 수입 축산물과의 한판 승부를 앞두고 있는 요즈음 스포츠의 ‘명예의 전당’과 같은 ‘맛의 전당’을 만드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품질, 위생, 안전성, 소비자 선호도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일정점수 이상 획득한 농축산물에 대해 ‘맛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도록 하는 것이다. 맛의 전당에 올린 먹거리는 좋은 브랜드명을 붙여 전폭적인 지원을 해 주어 국민의 대표 식품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에게는 좋은 먹거리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농업인에게는 소비자가 원하는 안전하고 질 높은 농축산물 생산에 전념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할 것이다.
이렇게 생산자와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우리 먹거리를 명예롭게 지켜 나간다면 우리땅에서 생산한 농축산물도 개방이 확대되더라도 세계속의 먹거리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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