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난지농업연구소 고문석축산과장

 
최근에 말고기 소비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2000년에 제주도에만 4곳에 불과하던 말고기 식당이 2006년에는 50곳이 넘었고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도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생기고 있다.
말고기 소비는 개고기와 비슷해 민족정서나 문화에 따라서 판이한 면이 있어서 앵글로 색슨(Anglo Saxon) 민족이 먹지 않으므로 영국, 미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의 나라에서는 금기된 식품이고 그 밖의 나라는 대부분 말고기를 먹는데 최대 소비국은 프랑스, 벨기에, 일본 등이다. 우리나라는 최근에 소비가 늘고 있다.
제주도는 오랫동안 말의 명산지로 말고기를 식용하기도 하고 건포를 떠서 조정에 진상하기도 하였다. 말은 전쟁이나 수송, 통신. 농사 등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가축이므로 조선 세종 때부터 말의 도축을 금지했는데 당시의 제주목사가 중앙의 고관들에게 건마육을 뇌물로 보냈다가 파직당할 정도로 인기있는 식품이기도 하였다.
말에는 광우병이나 구제역과 같은 질병이 없고 풀밭에서 방목하는 가축이므로 고기의 맛도 담백하며 농촌진흥청 연구에 따르면 팔미톨레산이나 오메가-3지방산과 같은 기능성 불포화 지방산이 다른 육류에 비해 두세배나 많다는 것이 밝혀졌다. 특히 팔미톨레산은 사람의 피부를 보호하는 피지의 주요성분으로 강한 항균작용을 하여 피부보호 효과가 인정되었으며 제주도의 민간의학으로 화상이나 아토피피부염 등에 말기름을 이용해 왔던 치료법도 근거가 확실해 보인다.
아울러 말의 뼈에는 인체가 이용하기 적합한 칼슘이 많이 들어 있어 골다공증이나 관절염에도 효과가 알려져서 말뼈를 이용한 다양한 가공품이 시중에 널리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부터 말의 도축을 엄격히 금지해 와서 사람들이 말고기의 식용을 터부시했다. 제주도에서도 말의 사육두수가 급속히 감소하여 한때 멸종위기에 놓였다가 최근에 사육두수가 증가하였고 소비량도 늘어남에 따라 말고기 소비의 대중화를 위하여 시식회를 열어서 홍보행사도 하고, 현대적 요리를 위하여 다양한 요리법을 수록한 책자를 발간하기도 했다.
말고기의 소비가 제대로 되기에는 사육기술이나 도체의 등급화 등의 개선이 필요하지만 말고기가 우리 소비자들의 건강을 지키고 사랑받는 식품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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