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여파 시장 침체
곡물 시장 변동성은 더 확대

고대했던 미중 1단계 무역합의문에 대한 서명이 1월 15일 미국 백악관에서 이루어졌으나 원칙적인 수준에서 합의함에 따라 시장의 반응은 크지 않았다. 이번 합의로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 규모를 320억 달러 더 늘리는 것을 포함해 향후 2년간 2000억 달러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키로 했다. 동시에 무역협상의 걸림돌인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고 기술이전 강요도 금지하는 것에 합의했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함에 있어 품목별 세부 계획을 제시하고 있지 않아 불확실성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2단계 무역합의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인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이 많음을 시사하고 있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문 서명 시점을 전후로 곡물 시장의 변동성은 심화됐다. 옥수수 및 소맥 시장은 등락을 펼치고 있는 반면 대두 시장은 급격히 하락하는 장이 형성됐다.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성실히 이행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으며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구매 움직임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전역은 물론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증시뿐만 아니라 에너지, 원자재 등 상품 선물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안전 자산으로 투기 자금이 쏠리면서 금값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음력설로 인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들의 수입 수요가 줄어든 점도 가격 하락의 주요 요인이 됐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들은 양호한 날씨로 인해 곡물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와 남아공 등 주요 국가의 곡물 생산도 확대될 전망이어서 곡물 수급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호주를 비롯한 러시아 등 일부 국가의 시장 상황은 좋지 못해 불안감을 야기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수개월 이어진 대형 산불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으며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소맥 생산량은 작년 대비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에서는 내수 시장에서의 공급 부족으로 소맥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수출량이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로 인해 시장은 침체되어 있으나 다양한 변수들로 인해 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하는 새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 수정안이 미 상원을 통과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함으로 인해 비준 절차를 마쳤으며 향후 캐나다, 멕시코와의 농산물 교역은 더욱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미국은 유럽연합과도 무역협상을 펼칠 예정이며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무역 분쟁이 예상된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가 유럽의회를 통과해 최종 확정되었으며 미국은 영국과도 양자 무역협상을 펼칠 예정이다.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기준 금리를 동결했으며 단기 국채 매입을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탄탄한 미국 경제와 양호한 고용지표로 인해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아졌으며 달러는 강세 기조로 나아가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심화하고 중동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는 점도 국제 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어 향후의 사태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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