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곤충, 농축산업 블루오션으로 부상

풍부한 단백질 영양소 가득
물·사료 소비량 대단히 적고
이산화탄소 배출은 ‘극소량’
친환경·사육 기간 짧아 효율

유럽 일부, 미국·캐나다에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각광
스위스 슈퍼마켓 체인 통해
2017년에 버거·미트볼 판매

국내 2018년 판매액 375억
전년비 8.7%↑…성장 지속
한방차·쿠키 등 제품 다양화
소비자 인식 개선 우선 과제

 

최근 곤충산업이 농축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식용곤충이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며 곤충에 대한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곤충은 58~80%의 풍부한 단백질과 10~40%의 불포화지방산, 기타 비타민과 무기질 등 영양소가 풍부해 소·돼지·닭 등 주요 육류의 대체제로 지목되고 있다.
또한 곤충은 타 가축에 비해 물 소비량은 1/5, 사료 소비량은 1/15,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3~1/7에 불과해 친환경적인데다, 사육기간도 2~4개월로 짧아 비용 면에서도 더 효율적이다.
게다가 크기가 작아 좁은 공간에서 대량 사육할 수 있고, 가축분뇨로 인한 환경오염이나 민원의 가능성도 전혀 없다.
이에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식용곤충을 ‘인류의 훌륭한 영양공급원’‘작은 가축’이라 언급한 바 있다.

 

# 세계 곤충산업 급성장가도
이같은 이유로 세계 곤충산업은 급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으며, 식용곤충 소비량 역시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초기에는 곤충을 기름에 튀겨서 먹는 길거리 음식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프랜차이즈 식당까지 진출했으며, 제품 유형도 곤충 자체인 원형 형태에서 에너지바나 쉐이크 등의 가공품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임수희 경민대학교 호텔외식조리과 교수가 발표한 ‘식용곤충산업의 현황과 전망’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임수희 교수에 따르면 곤충산업은 유럽의 일부국가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도 고부가가치의 새로운 식품 신소재로 인지되며 이를 활용하려는 노력이 커지고 있으며, 최근 들어 많은 신규업체들이 식용곤충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실제 스위스의 경우 3년 전인 2017년부터 슈퍼마켓 체인을 통해 식용곤충 버거와 미트볼 판매를 시작했다.
또한 미국에서는 정크푸드(패스트푸드·인스턴트식품)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며 건강식으로서의 식용곤충 섭취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푸드트럭과 일부 레스토랑에서도 식용곤충을 취급하고 있으며, 에너지바, 스낵, 통조림, 시리얼, 술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국내 곤충산업도 매년 성장
이같은 추세는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에서도 학습·애완 및 화분매개, 천적 등 기존 용도에서 벗어나 식용과 사료, 기능성 소재까지 활용범위가 확장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 농식품부가 발표한 ‘2018 곤충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곤충업 종사인구는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곤충업 신고자는 2018년 말 현재 2318개소로써, △2012년 383개소 △2013년 384개소 △2014년 464개소 △2015년 724개소 △2016년 1261개소 △2017년 2136개소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곤충별 사육현황은 흰점박이꽃무지가 1305개소로 절반을 차지했고, 장수풍뎅이 425개소, 귀뚜라미 399개소, 갈색저거리가 291개소로 뒤를 이었다. 또한 사슴벌레는 160개소, 동애등에 51개소, 나비 22개소, 반딧불이 8개소, 기타 89개소 순으로 나타났다.
곤충 판매액 역시 국내 곤충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2018년 곤충 판매액은 △흰점박이꽃무지 153억원 △귀뚜라미 46억원 △갈색저거리 27억원 △장수풍뎅이 26억원 △동애등에 22억원 △사슴벌레 13억원 등 총 375억원으로 전년 345억원보다 8.7% 증가했다.
국내 최초의 식용곤충카페 ‘이더블’의 경우도 지난 2015년 오픈 이후 매년 매출액이 상승하는 등 순항중이다. 주 메뉴는 고소애(밀웜) 쉐이크 및 한방차, 귀뚜라미차, 누에쉐이크, 한방메뚜기차 등이며, 버그쿠키와 메뚜기바도 판매한다.

 

# 곤충 14종 가축에 포함
농식품부도 국내 곤충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2010년 곤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데 이어, 2016년에는 제2차 곤충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을 시행하는 등 식용곤충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 및 기반 마련에 한창이다.
이의 일환으로 안전한 곤충 생산을 위해 식용곤충과 사료용곤충에 대한 ‘사육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식품공전에 등재된 곤충도 기존 벼메뚜기와 누에번데기, 백강잠 등 3종에서 갈색거저리 유충,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장수풍뎅이 유충, 쌍별귀뚜라미까지 7종으로 확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곤충산업 육성을 위한 해였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정책이 쏟아졌다.
축산법 고시 개정을 통해 곤충이 가축에 포함됐고, 농협법 고시 개정을 통해 곤충농가들의 농협조합원 가입이 가능해졌다.
또한 매년 9월 7일이 ‘곤충의 날’로 제정됐으며, 12월에는 곤충종자보급센터가 완공돼 본격 운영에 들어가기도 했다.
가축에 포함된 곤충은 △갈색저거리 △장수풍뎅이 △흰점박이꽃무지 △누에 △호박벌 △머리뿔가위벌 △애반딧불이 △늦반딧불이 △넙적사슴벌레 △톱사슴벌레 △여치 △왕귀뚜라미 △방울벌레 △왕지네 등 14종이다.

 

# 소비자 인식 개선 시급
이처럼 국내 곤충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식용곤충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다.
곤충이 고단백 영양식품이라는 것은 이제 일반인들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지만, 아직도 식용곤층에 대해 ‘징그럽다’‘협오스럽다’‘께름칙하다’ 등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들이 많다는게 그 이유다.
최근 식품공전에 등재된 ‘갈색거저리’와 ‘흰점박이꽃무지’‘장수풍뎅이’ 애벌레와 ‘쌍별귀뚜라미’ 명칭을 각각 ‘고소애’와 ‘꽃벵이’‘장수애’‘쌍별이’로 변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의 이름이 어렵고 거부감이 드는 까닭에 소비자 인식개선을 위한 명칭 변경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전문가는 “국내 식용곤충시장 확대를 위해선 소비자 인식개선 및 다양한 제품개발이 뒤따라야 한다”면서 “유통채널 등 판로 확보와 함께 정부 차원의 지원대책도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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