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말·환·엑기스 판매로 연간 2억원 소득


FAO, ‘미래 식량난 해소 대안’
미국선 귀뚜라미 햄버거 인기
세계의 새로운 정보들 접하고
2013년 소자본으로 뛰어 들어


예부터 간경화·간염 효과 탁월
좁은 공간서도 대량 사육 가능
사육서 출하·가공 철저한 관리
식용인 만큼 안전 확보 최우선


소비자 거부·혐오감 강한 부정
국내 교육기관 없어 어려움 커
농가들 모여 ‘곤충연구회’ 창립
식용곤충 대중화 적극 추진 중

 

식용곤충인 굼벵이(흰점박이꽃무지) 사육으로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가 있어 화제다.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초가집굼벵이 농장의 정하규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정 대표는 굼벵이 분양과 건조굼벵이, 분말·환·액기스 판매로 연간 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 굼벵이 사육에 도전장
정하규 초가집굼벵이 농장 대표(59)는 곤충산업 초기단계인 지난 2013년에 굼벵이 사육을 시작한 베테랑 축산인이다.
건설업에 종사하던 정하규 대표는 건설경기가 안 좋아지자 ‘소자본을 가지고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 고심하던 차에 식용곤충 사육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당시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곤충을 ‘작은 가축’으로 발표하며 미래 식량난을 해결할 대안으로 지목했습니다. 또한 미국의 한 레스토랑에서 소고기 대신 귀뚜라미를 넣은 귀뚜라미 버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뉴스가 들려오기도 했구요.”
앞으로 곤충사업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본 정 대표는 앞으로의 향방을 식용곤충으로 정했다.
또한 동의보감 등 여러 관련서적을 탐독한 끝에 식용곤충 중에서도 약효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굼벵이, 즉 흰점박이꽃무지를 사육하기로 결정했다.
예로부터 굼벵이는 간에서 비롯되는 간경화와 간염 등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까닭에 수요가 가장 클 것이란 게 그의 판단이었다.
그는 40평 규모의 농장 1동에 3령 유충애벌레 30kg을 입식해, 굼벵이 사육으로 인생의 제2막을 열었다.

 

# 손 적게가 사육도 수월
타 가축과 달리 크기가 작아 좁은 공간에서 대량 사육이 가능한데다, 초기 투자비용 이후 추가 비용이 거의 없는 것도 굼벵이의 장점이다.
또한 타 가축에 비해 비교적 손이 적게 가 사육이 수월한 점도 굼벵이를 택한 이유 중 하나였다.
굼벵이 애벌레는 리빙박스에 발효톱밥을 담아 30℃ 이상에 50~70%의 적정 온습도를 맞춰 90일간 기르면 된다.
발효톱밥이 주 먹이이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씩 전체 톱밥을 갈아주는데, 이때 선별기에 넣고 굼벵이와 배설물을 분리한 뒤 새 톱밥을 넣어주면 된다.
애벌레가 3령이 되면 이틀간 절식시켜 체내에 있는 배설물을 모두 배출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절식이 끝난 굼벵이는 깨끗하게 세척한 후 끓는 물에 살짝 데쳐 건조기에서 3일간 건조작업을 거치면 건조굼벵이가 완성된다.
이 과정에서 정하규 대표는 굼벵이 특유의 잡내를 잡기 위해 솔잎과 생강을 이용하고 있다.

 

# 발효톱밥 직접 만들어 사용
초가집굼벵이 농장은 먹이도 남다르다. 굼벵이는 식용곤충인 만큼 사육단계부터 출하 및 가공까지 철저한 품질관리가 필수다.
때문에 정하규 대표는 유충의 먹이인 발효톱밥을 참나무 버섯배지를 활용해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참나무 버섯배지를 분쇄한 뒤 친환경 유용미생물(EM)과 물을 넣고 적정온도를 유지시켜 발효하면 굼벵이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발효톱밥이 완성된다. 겨울의 경우 두 달을, 나머지 계절은 한 달간 발효한다.
전국에 굼벵이 사육농가가 많지만 발효톱밥까지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곳은 많지 않으며, 만드는 방법에 따라 굼벵이의 성장속도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는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아울러 성충의 경우 ‘자연 그대로의 것을 먹이는 게 좋다’는 판단 하에 곤충용 젤리 대신 인근 물류센터에서 나온 과일 파치를 급여하고 있다.

 

# 분말·환·엑기스로 가공판매
현재 초가집굼벵이농장은 총 90평의 농장 2동에서 월 평균 1t, 연간 12t의 굼벵이를 생산하고 있다.
생산된 굼벵이는 분양뿐 아니라 건조굼벵이와 분말, 환, 엑기스 등 다양한 제품으로 가공·판매된다. 판매율은 인터넷 60%, 지인 30%, 판매장 10% 등이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는 지금과 달리 사업 초기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가 사업을 시작한 2013년 당시는 국내 곤충산업이 초기단계였던 까닭에 곤충에 대한 자료뿐 아니라 교육기관이 전무했던 것. 때문에 농촌진흥청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기본 사육메뉴얼을 토대로 실패를 거듭하며 그만의 사육방법을 정립해나갈 수밖에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판로였다.
굼벵이가 몸에 좋다는 사실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정작 섭취에 대해서는 거부감이나 혐오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고, 판로 개척 역시 오롯이 그들의 몫이었다.
선입견 없이 굼벵이를 먹을 수 있도록 하려면 분말·환·액기스 등으로 가공해야 하는데 개별농가가 가공장을 설립해 운영한다는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 간질병에 탁월한 건강식픔
이에 지난 2016년에는 안성 소재 굼벵이 사육농가 12개소가 모여 안성시산업곤충연구회를 창립했다.
또한 이듬해에는 농촌진흥청과 경기농업기술원, 안성시농업기술센터의 지원으로 최신 원적외선시설을 갖춘 식용곤충가공센터와 공동브랜드 ‘굼굼’ 판매장을 설립해 공동 운영하고 있다.
정하규 대표는 “굼벵이는 단백질 58%, 지방 18%, 탄수화물 17%와 함께 인, 칼륨, 비타민 등이 다량 함유된 건강기능식품”이라면서 “동의보감에서도 굼벵이는 간암, 간경화, 간염, 유방암, 누적 피로 등 간에서 비롯되는 질병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내가 직접 키운 굼벵이를 먹고 몸이 많이 좋아졌다는 전화를 받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면서 “앞으로도 고품질 굼벵이를 생산해 식용곤충 대중화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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