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소비로 우리 경제 살려야

 
최근 조류 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 AI) 때문에 닭고기 소비뿐만 아니라 오리고기 소비가 다소 줄어든다는 유감스러운 보도가 많다. 이로 인해 가금산물 소비위축과 가격하락으로 인한 농가 피해가 커지고 있어 걱정스럽다. 지난 2003년 12월에서 2004년 3월 사이에 AI로 닭고기 소비가 줄어들어 농장, 유통업자, 식당 등 70만여 명의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경제적 고통을 받았다. 당시 전국 10개 시·군 19개 농장에서 발생, 530만 마리의 닭·오리가 살처분 되는 등 1500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AI와 같은 가축질병은 한 번 발생하면 해당 농장뿐만 아니라 관련업계, 수출 전선에 까지 파장이 미치기 때문에 사회 경제적 질병(socio-economic disease)으로 불린다. LG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AI가 확산돼 닭이나 오리 등을 사육하는 농가가 6개월 까지 활동하지 못할 경우 7천억원의 부가가치 손실이 발생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0.1%포인트 정도 하락 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같이 경제적 손실은 국민 생활에 미치는 외부 불경제효과가 크기 때문에 조기에 정부가 감염방지를 위한 조치를 조속히 취해야 한다.
정부는 11월 25일에 고병원성 AI 판정이 나자 조기에 위기경보를 발령하고 통제구역을 확대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농협 등 유관기관과 협조하여 대규모 살처분을 하고 있다. 이는 2003년 우왕좌왕하던 모습과는 새삼 다르다. 발병초기에 국무총리와 농림부 장관이 직접 피해지역 농장을 방문하고 닭고기 시식회와 지역주민을 위로하는 모습이 예년과 다르다. 정부가 농민의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소비위축으로 양계관련산업이 무너지는 극한 상황은 없어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 주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닭 값 하락과 소비감소에 따른 홍보와 대책은 미흡하다.
AI는 사람끼리 감염 될 가능성은 적다. 우리나라에서는 AI가 사람사이에 전염된 사례는 확인 되지 않고 있다. AI가 사람간 전염 사례가 발생하면 생산과 소비가 감소하고 관광업과 소매업 등 서비스업의 위축이 우려된다. 최근 몇 년간 닭고기 소비가 계속 늘어나는 모습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주택가와 대학가 주변에는 닭고기 전문점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 소비량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농림부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1인당 육류소비량 중 돼지고기에 이어 닭고기가 7.3kg(2005년 기준)으로 쇠고기 소비량(6.9kg)보다 높다. 1인당 소비량이 1990년 4.0kg에서 계속 늘어나 2006년에는 8kg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한다.
이제는 소비촉진이다. 󰡒조류 독감은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이기 때문에 고기를 익혀 먹으면 바이러스가 쉽게 사멸된다. 따라서 익힌 닭고기나 오리고기는 먹어도 위험이 없다"는 정부차원의 홍보가 필요하다. 일부 AI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이 전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실제보다 훨씬 더 불안한 심리적 위험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우리 나라 국민은 자신의 경험이나 과학적인 정보 보다는 감정적 소문에 더 민감한 것 같다. 조류 독감에 대한 과도한 불안심리가 자칫 소비위축으로 이어 질까 걱정이다.
󰡒AI는 섭씨 75도 이상에서는 죽기 때문에 고기를 익혀서 먹으면 안전하다"는 전문가 의견을 정부와 생산자 단체가 적극적으로 홍보해 국민을 안심 시켜야 한다. 이제 연말연시와 겨울방학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 모두 닭고기, 오리고기를 즐겨 먹어 가족들의 건강도 돌보고 우리경제도 살려 내야 한다. 이제는 AI 공포증으로 양계산업과 농가경제를 살리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AI 발생 지역에서 농민들이 피땀 흘려 키운 닭 76만여 마리 닭들이 하루 빨리 AI의 재앙을 이겨내고 힘찬 울음소리로 희망찬 새해 벽두를 열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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