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홀스타인검정중앙회’
현지 식품업체와 업무협약
국내 우수 정액·사양 관리
TMR까지 통째로 전수키로
현지 360만평 목초지에선
조사료 생산 국내로 유입

베트남 식품업체 트리비에(TRI-VIE)와 한국홀스타인검정중앙회 관계자들이 업무 협약식 체결 후 손가락 하트를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에서 여섯 번째가 조옥향 은아목장 대표.

 

조옥향 은아목장 대표.

대한민국과 베트남 낙농업계가 양국의 낙농산업 발전에 협력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베트남에 선진 낙농기술을 전수하고, 베트남은 우리나라에 양질의 조사료를 공급한다. 이를 위해 지난 7월에는 베트남에서 현지 식품업체 트리비에(TRI-VIE)와 한국홀스타인검정중앙회간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중심에 경기 여주시 가남읍의 은아목장(납유처 연세우유, 쿼터 800kg, 사육두수 70두) 조옥향 대표가 있다.

 

# 베트남 롤모델 ‘은아목장’
건강한 젖소 사육과 체험목장 운영 등으로 유명한 조옥향 대표. 그는 제 3대 한국홀스타인검정중앙회장을 역임하며 지역검정회의 부흥을 이끌었고, 한국홀스타인품평회 그랜드챔피언을 수상하는 등 대한민국 낙농산업의 산 증인으로 4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이제 그의 시선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 맞춰졌다.
조 대표는 “한국 낙농산업은 FTA로 인해 2026년 완전 개방화 시대를 앞두고 있다”며 “수입 유제품의 국내 시장 잠식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우리의 뛰어난 낙농기술을 해외로 역수출 할 수 있다면 또 다른 돌파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은 최근 낙농 근대화를 위해 국가차원에서 지원하고 있고, 그 우수모델로 우리나라를 선정했다. 대한민국의 젖소들은 극한의 추위와 더위를 견뎌내는 동시에 높은 생산성을 낸다는 것이 이유다.
조 대표는 베트남 목장의 ‘롤모델’로 한국의 기술을 베트남에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를 위해 목장의 고능력우 10마리를 기증했다. 국내의 우수 정액과 사양관리의 핵심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TMR’을 함께 가져가기로 했다. 이 같은 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베트남에서는 5ha 규모의 TMR공장과 3ha의 젖소 브리딩 센터가 건축 중에 있다.

 

# 360만평 30년간 임대
베트남에서 현지 식품업체 트리비에(TRI-VIE)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한국홀스타인검정중앙회는 베트남의 넓은 목초지를 활용해 조사료를 생산, 국내로 들여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베트남 국립축산과학원 등 정부 측의 협력을 얻어, 30년간 1190㎡(약 360만평)의 부지를 임대해 신품종 개발 등에 몰두할 수 있게 됐다.
또 건초 수입에서 가장 어렵다고도 할 수 있는 HS코드(국제통일상품분류체계에 따라 대외 무역거래 상품을 총괄적으로 분류한 품목분류코드)를 관세청으로부터 받아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조 대표는 “현재 개발 중인 ‘물라토Ⅱ’ 품종은 화본과 건초로 파종 후 3달이 지나면 조단백이 16%를 넘는다”며 “다만 베트남은 풀을 건조하는 ‘건초’ 개념 자체가 없어서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아있다. 2020년 2월 샘플링을 목표로 시운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 국내 낙농 생산성 향상 필요
조 대표는 대한민국 낙농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일원화 된 검정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경쟁시대에서 농가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검정사업 참여를 통해 젖소의 경제성을 끌어올리고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 조 대표의 생각이다. 또 “정부에 끌려가지 않고 농가들이 모두 참여하는 ‘자생단체’로서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목장의 생산성 향상 및 수익 증대를 위해 조 대표는 최근 한국홀스타인검정중앙회와 CJ Feed&Care의 공동구매 사업에 참여했다. 조 대표는 “사료가격이 절감될 뿐만 아니라 검정료와 정액이 지원된다”며 “유지방율, 유단백율, 체세포수 등 목장성적이 안정되는 효과도 보고 있다. 이는 생산성을 높이는 기반이 됐다”고 전했다.

 

# 낙농업의 ‘공익성’ 향상
은아목장의 체험 프로그램은 학교, 유치원, 가족단위, 외국인 등 다양한 부류의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연간 2만 명 이상이 방문한다. 조 대표는 “낙농은 각종 체험과 우유로 만든 메뉴를 통해 소비자에게 축산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하는 ‘공익성’을 담당하고 있다”며 “우리끼리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변화에 발을 맞춰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 몰두하고 있는 낙농기술의 전파도와 조사료 수입도 마음만큼 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닥쳐오는 문제를 하나씩 차근차근 해결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조옥향 은아목장 대표는 2016년에 축산분야 농업기술명인으로 지정됐다. 농업기술명인은 창의적인 노력으로 지역 농업·농촌 발전에 기여하고 각 분야에서 성공한 해당 분야의 최고 농업인에게 주어진다. 2009년 첫 지정 이후 지난해까지 총 10명의 명인이 탄생했다.
 

은아목장 체험목장 전경.
은아목장 체험목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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