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료협회 홍성수 부장

ASF로 50만두 살처분·수매
양돈용 소폭감소 내지 정체
낙농, 감산·TMF 사료 전환
2000만톤 이어갈지는 의문

불안한 요소는 존재하지만 대체로 안정기조


대두박 미·중분쟁 따라 좌우
다행히 환율·해상운임 안정
ASF 종결 안되고 AI 불안
청정화 등 질적성장 합심을

 

전대미문의 가축질병이 우리나라를 강타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깊은 숲속에 있어야 할 야생동물 바이러스가 1700년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지 3세기 만에 우리나라의 1100만여 돼지는 물론 국가적인 동물성단백질 식량 안보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배합사료 생산동향과 전망에 있어 가축 사육마리수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사육마리수 전망에 있어 가축질병 발생과 이에 따른 살처분, 축산물 소비감소 등은 이제 변수(變數)를 넘어 상수(常數)로 까지 발전된 모습이다.

 

# 전대미문의 가축질병 ASF
2019년 국내 가축 사육 동향을 정리해 보면 육용계 및 한육우의 약진과 돼지, 젖소 마리수 정체, 오리의 침체로 정의할 수 있다. 먼저 돼지의 경우 2013, 2015년 1000만 두 돌파 이후 상시 1100만두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2019년 9월 17일 ASF 발생 이후 살처분 및 수매에 따라 그동안의 사육마리 수 증가세가 꺾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육우의 경우 송아지 생산 호조에 따라 지속적인 사육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젖소의 마리수는 2014년 12월 43만마리를 정점으로 찍은 후 원유수급 안정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된 착유우 도태사업의 영향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시현하고 있다.
한편 2016년 11월 16일 AI 발생 이후 2017~2018년 힘든 시기를 보낸 가금산업은 종계 입식의 증가세에 힘입어 육계는 완연한 회복세로 전환했으나, 산란계 사육수수의 경우 산란 병아리 입식이 줄어들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오리의 경우에도 사육제한 정책에 따른 침체를 이어가고 있다.


# 사상 최초 사료 생산량 2000만톤 시대
2019년 배합사료의 생산동향을 정리해 보면 돼지 모돈 마리수 증가, 종계 입식 증가, 송아지 생산 잠재력 등의 영향으로 낙농용을 제외하고 생산 호조를 보이면서 2019년은 사상 최초로 배합사료 2000만 톤 시대로 기억될 전망이다.
축종별로 살펴보면 먼저 양돈용 사료는 올해 사상 최대치의 생산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9월 ASF 발생 이후 생산 증가폭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양계용 사료는 작년 AI와 뒤이은 살충제 계란 파동에 따른 계란소비 감소의 영향을 회복하면서 연말까지 지속적인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비육용 배합사료는 가임암소수 및 송아지 생산 증가로 인한 한육우 사육마리 수의 증가로 전년대비 3.1%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으나 낙농용 배합사료는 착유우 도태사업에 따른 젖소 사육마리 수 감소와 그 궤를 같이 하면서 전년대비 0.9%의 감소세를 시현하였다.

 

# 배합사료 생산량 30년 만에 2배 성장
2019년 11월까지 배합사료 생산량은 전년대비 3.4% 증가한 1873만 2000톤을 기록하고 있다. 월별 생산능력을 감안할 경우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2019년 배합사료 생산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18년 1983만 6000톤 대비 3.3% 증가한 2050만 톤이 전망되어 대망의 2000만 톤 시대로 진입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예견된다.
한편 2020년 생산량을 전망해 보면 전술했다시피 ASF 발생에 따라 50여만 마리의 돼지가 살처분 및 수매됐고 돼지고기 소비가 감소하면서 2020년 돼지 사육마리 수 및 양돈용 사료는 소폭 감소 내지는 정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닭의 경우 산란계는 그동안 부진했던 산란성계 도태가 증가하면서 사육 수수 및 산란용 배합사료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나, 육계의 경우 지속적인 종계입식증가가 내년에도 이어지면서 생산량 증가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비육용 사료는 높은 송아지 생산 잠재력에 힘입어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낙농용 사료는 지속적인 원유감산정책과 배합사료의 TMR 사료 전환이 이어지면서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2019년의 기념비적인 2000만 톤 시대가 2020년에도 이어질 것인지가 시장의 초점이 될 것이지만 양돈사료 및 산란계용 사료의 감소 내지는 정체 전망에 따라 2000만 톤 달성은 의문점으로 남는다. 우리 모두 ASF 및 AI 난국을 슬기롭게 대처해 축산·사료산업의 지속가능성 유지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하겠다.

 

# 국제곡물시장 안정세 지속
배합사료의 원가에는 원자재 비중이 90%에 육박하고, 해외의존율 또한 95% 이상을 보이고 있다. 배합사료 산업(경기) 전망에는 국제곡물가격 분석이 반드시 필요하다. 배합사료에 가장 많은 35%의 사용량을 기록하고 있는 사료용 옥수수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바로 전해인 2018년 남반구인 아르헨티나에서 30년만의 가뭄이 발생해 2018년 중순 238달러까지 치솟았던 옥수수 가격은 이후 북반구의 양호한 수확진행과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미국산 옥수수 수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2019년 1분기까지 207~210달러 대의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미국 등 북반구 곡물 파종이 지속적인 강우의 영향으로 차질을 빚음에 따라 본격적인 작물 생육기인 7월 가격이 245달러까지 상승한 이후 다시금 기상여건이 개선되며 2019년 12월 13일 현재 217달러 대를 유지하고 있다.
배합사료의 중요한 단백질원인 대두박 가격은 기상여건 보다는 미·중 무역분쟁의 주요 이슈 품목인 대두(콩)의 영향으로 협상진행에 따라 변동성이 더욱 커지면서 5월 평균 372달러 대로 형성되던 대두박 가격이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따른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대량 구매 전망으로 현재 388달러 대를 형성하고 있다.<표 1 참조>

 

# 해상운임의 변동폭 축소
국내에 도착하는 사료곡물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해상운임이다.
해상운임 시장은 중국의 철광생산 마진 약세 및 미국 중서부 냉해와 폭설에 따른 작황 감소에 따른 교역 감소 등 약세요인과 미·중 무역협상 스몰딜 타결에 따른 미국산 농산물의 중국으로의 수출증가라는 강세요인이 상존하는 가운데 2019년 12월 11일 현재 걸프(Gulf) 기준으로 전년 동기와 같은 47$/톤을 유지하고 있어 당분간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Goldilocks)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표 2참조>

 

# 환율안정 기대
원료의 수입의존율이 높은 산업에 있어 환율변동은 제품의 원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미국 제조업 지표 부진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우려에 따라 1200원대를 돌파하는 등 상승 기조에 있었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지난 7월말 이후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하 행진을 끝내고 기준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안정세로 전환했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이 1차 협상 타결을 이룸으로써 그동안의 글로벌 불확실성이 걷혀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급격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 산업 종사자의 현명한 대처 필요
산업의 성장을 정의하는데 있어 양적인 성장보다 중요한 것은 질적인 발전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019년 배합사료 산업은 분명 가축질병과 수입 축산물의 공세 속에서도 양적인 성장을 이루어 냈으나 내면을 보면 상반기 국제곡물가격의 상승여파가 원가부담 등 배합사료 기업의 질적인 성장을 방해했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외환시장의 불안은 고스란히 경영부담으로 작용했다. 다행히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라는 성탄절 선물이 세계 및 국내 경제의 장밋빛 전망을 비추고 있으나 우리 축산·사료 산업은 2019년 9월 발생한 ASF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겨울철 AI 발생 여부가 시장의 초점이 되고 있는 만큼 2020년에도 배합사료 2000만 톤 시대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우리 모두가 상생하고 승리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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