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석 대한양돈협회 과장

 
▲ 죠이 필립 미국 양돈협회장(우측 두 번째)은 이번 박람회가 일반 소비자들의 양돈산업 이해도 향상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좌로부터 오해근 이지바이오시스템 연구원, 이병석 과장, 죠이 필립장, 이정빈 한국양돈연구소 대리) 
세계 최대 규모의 양돈박람회인 2006년 미국 세계양돈박람회(World Pork Expo 2006)가 지난 6월 8일부터 3일간 미국 아이오와주 데모인에서 성황리 개최됐다. 18회째를 맞이한 이번 박람회에서는 전 세계 양돈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트렌드를 가늠할 수 있는 정보의 장을 제공했다.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50여개국에서 총 450여개의 축산업체가 1000여개의 부스를 꾸몄으며, 10개국 총 2200여명의 해외 바이어들과 2만여명의 축산농가, 일반 관람객 등 총 3만5000여명이 전시회에 참가했다.
우리 대한양돈협회도 세계 양돈산업의 흐름을 파악하고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 새로운 기술 등을 체험하기 위해 이번 미국 세계양돈박람회에 참관단을 파견했다. 우리 협회에서는 총 20여명이 1, 2팀으로 나눠 참관단을 구성했으며, 양돈농가, 사료업계, 동물약품업계, 기자재업계, 유통업계, 양돈조합 등 각계에서 참여했다.
박람회는 크게 2개의 실내전시관과 1개의 옥외 전시장으로 구성됐으며, 그 외에 이벤트관, 세미나관으로 구분됐다.
사료, 약품, 인공수정기구, 급이기, 일반 기자재 등 전 세계의 다양한 축산시설과 관련 물품들이 전시된 메인 실내전시장에서는 세계적으로 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축산환경과 관련, 양돈장 시설 환경개선을 위한 환기 휀 등과 미생물 제제 등 환경개선제 등이 전시됐다. 또 효과적인 사료급이 기구 및 급수시설, 다양한 종류의 인공수정기구 등과 함께 종돈 등 큰 폐사돼지를 좁은 실내에서 자유롭게 이동시킬 수 있는 기구 등이 눈길을 끌었다. 국내 업체로는 코카(주), (주)소프트아쿠아, 인터히트, 려암산업, 알텍 등이 이번 박람회 전시업체로 참가했다.
또 다른 실내전시장에서는 듀록, 대요크셔, 버크셔, 체스터, 폴란드 차이나종 등의 순종돈 전시 및 판매와 피그카소 아트 쇼 등과 함께 어린돼지 경주대회 등의 이벤트 행사가 진행되어 참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어린 소년, 소녀 들이 돼지를 얼마나 능숙하게 잘 모는지 경주하는 주니어 내셔널 쇼는 박람회 분위기를 더욱 활기 있기 했다.
이 외에 이번 박람회에서는 양돈농가들을 대상으로 각 농가에 ID를 부여해 PMWS 등 질병이 발생시 이 질병의 원인을 역추적해 볼 수 있는 개체관리시스템이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관심사항인 환경문제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는데 노력을 쏟았다.
한편 세미나 룸에서는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환경, 질병 등과 관련한 내용의 세미나가 3일간 계속됐다. 특히 참관객을 위해 인터베트, 베링거인겔하임, 슬러리스토어 등 굴지의 축산업체들의 후원을 통한 식사 제공 등의 이벤트가 진행되어 행사에 참여한 전 세계 많은 관계자들의 편의를 제공하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미국 세계양돈박람회는 매년 아이오와주 데모인에서 개최되는데 미국 전체 돈육 중 25%가 이곳 데모인에서 공급되고 있다. 양돈박람회는 현재 데모인의 대표적인 양돈인의 축제로 자리를 매김 했으며, 특히 행사장 곳곳에는 일반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도 제공해 양돈인과 일반 시민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기획했다. 이러한 행사는 일반인들의 양돈산업에 대한 친근감과 이해를 높이는데 아주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박람회를 주관한 미국 양돈협회는 양돈농가들의 대변자적 입장에서 돼지고기 소비홍보, 수출촉진, 교육 및 조사연구, 질병근절 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이를 적극 알렸다. 특히 ‘또 다른 화이트 미트’라는 슬로건 등의 프로모션으로 돼지고기의 소비 확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는 등 자국 내 양돈농가와 양돈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우리 미국 양돈농가들은 한국 돼지고기 시장을 상당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미국양돈협회(NPPC) 죠이 필립(Joy Phillippi) 회장은 필자의 한국 돼지고기 시장에 대한 견해를 ane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죠이 필립 회장은 미국산 돼지고기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더 많이 수출하기 위한 노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미국 네브라스카주 출신으로 올 3월 취임한 죠이 필립 회장은 미국에서도 양돈농가들은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며, 맡은 임기 1년 동안 양돈산업에 진출할 젊은 인재를 육성하는데 가장 큰 주안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밝히는 등 장기적인 양돈산업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참관단들은 박람회에 앞서 6일과 7일 양일간에 걸쳐 미국 축산물 수출 협회의 회원사인 암칸(AM-CAN)의 안내를 받고 종돈장, 인공수정센터 등과 함께 사료 제조업체인 KENT사, 자체 브랜드 돼지고기 가공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는 델라웨어 육가공공장 등을 방문하는 등 미국내 양돈관련 다양한 축산현장을 체험하기도 했다.
필자는 특히 넓은 대지 위에 끝없는 옥수수를 심어 놓은 농장을 둘러볼 때는 상대적인 허탈감을 느꼈다. 넓은 대지와 좋은 환경을 등에 업고 축산을 영위하는 미국 농가들을 바라보며, 좁은 땅에서 가축분뇨 처리와 질병피해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국내 양돈농가들의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이번에 동행한 참관객이 함께한 저녁시간. 각자의 직업과 직위는 다르지만 모두의 공통된 관심사는 누구 하나 다르지 않았다. 바로 국내 양돈현실에 대한 아쉬움이다. 물론 몇 사람의 아쉬움과 걱정으로 얼마나 달라지겠냐마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박람회에서 보았던 새로운 정보를 조금이나마 공유한다면 이번 박람회에 참관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그래도 우리 양돈산업은 국내 축산업 중 경쟁력이 가장 높은 만큼 농지법 개정 등 축산환경을 능동적으로 개선하고 가축분뇨를 자원화하며, 우리 입맛에 맞는 고품질 돼지고기를 생산해 나간다면 우리 양돈산업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데 모두의 의견은 모아졌다.
우리가 본 것이 절망이 아닌 그 가운데서 발견한 희망의 의지였다는 것에 새삼 가슴이 떨려오고 있음은 필자뿐이랴! 끝으로 8박9일간의 긴 일정을 아무런 사고 없이 함께 동행해준 참관단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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