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유통인들, 규탄집회
수원시 소재 마트 앞에서

계란유통인들이 ‘원가이하 계란납품을 강요하는 갑질마트 규탄집회’를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계란유통인들이 ‘원가이하 계란납품을 강요하는 갑질마트 규탄집회’를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매서운 추위와 칼날 같은 바람도 계란유통인들을 막지 못했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 경기도 수원시 한 식자재마트 앞에는 생업을 제치고 십여 명의 계란유통인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단결’‘투쟁’이란 글자가 새겨진 노란조끼를 입고 한손엔 ‘후려치는 납품단가, 유통인은 생지옥’‘마트의 가격횡포, 농민·유통인 다 죽는다’는 문구가 인쇄된 피켓을 들고 강력한 한파 속에서도 자리를 지켰다.
또한 간간히 차나 행인이 지나갈 세라면 ‘생산·유통 다 죽이는 악덕점주는 각성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7일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 소재 한 식자재마트 앞에서 치러진 계란유통협회 갑질마트 대응집회의 모습이다.
한국계란유통협회는 지난달 27일 경기도 소재 계란유통상인들과 함께 ‘원가이하 계란납품 강요하는 갑질마트 규탄집회’를 개최했다.
해당 식자재마트 오픈 기념행사 과정에서 계란 한판을 1850원에 판매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해당 유통상인뿐 아니라 인근 유통상인들까지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날 집회에서 만난 한 계란유통인은 “마트 오픈행사에서 계란 한판을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왔다”며 “계란유통업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써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 집회에 참가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유통인들은 원가이하의 계란 납품을 요구하는 마트의 갑질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도봉 계란유통협회 사무국장은 “계란 한판 생산원가는 3000원이다. 여기에 인건비, 선별포장비, 관리비, 운반비까지 포함할 경우 최소 4500원에는 판매돼야 한다”면서 “계란 한판을 1850원에 판매하기 위해선 유통상인이 판당 2500원 이상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도봉 국장은 이어 “이처럼 유통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계란을 납품하는 이유는 개점행사에 동참하지 않으면 마트가 계란을 받아주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같은 원가이하 계란납품의 영향은 인근 계란유통인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덧붙였다.
이상호 유통위원장 역시 “최근 52시간 근로제와 최저임금 인상까지 겹치며 소상공인의 경영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이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소상공인은 살아갈 재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상호 위원장은 “중소마트까지 우리의 목을 죄여오면 우리는 폐업해 거리로 나앉을 수밖에 없다”며 “원가 이하의 계란 납품을 강요하는 갑질마트는 각성하라”고 촉구했다.

계란유통인들이 매서운 한파에도 불구, 피켓을 들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계란유통인들이 매서운 한파에도 불구, 피켓을 들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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