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가격 상고하저 패턴 변화
대두·소맥 불규칙 변동…강세

2019년 한 해도 곧 막을 내리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매년 한 해를 마무리 지을 때마다 다사다난이라는 수식어는 빠진 적이 없었지만 올 한해 곡물시장은 여러가지 변수로 인해 순탄치 않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시카고에서 거래되는 옥수수, 대두, 소맥 등의 곡물가격 흐름을 살펴보면 예년과 달리 상당히 불규칙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반구 주요 국가들의 곡물 생산 시즌을 중심으로 생육에 민감한 시기인 상반기에는 곡물가격이 오르다가 하반기 수확 시즌에는 하락하는 ‘상고하저’ 패턴이 올해는 들어맞지 않았다. 옥수수의 경우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으나 대두와 소맥의 경우 가격이 불규칙하게 변동하면서 하반기에도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 한 해 곡물시장에 영향을 미친 주요 요인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연초에는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기 위한 예산 편성 문제로 미연방 정부의 업무가 일시정지되는 ‘셧 다운’이 발생해 시장 기능이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미·중간의 무역전쟁도 진퇴양난으로까지 몰리는 상황이 전개됐다.
작년 12월 1일 미·중 양국이 90일간 무역전쟁을 벌이지 않고 협상을 진행키로 한 이후 줄다리기가 이어졌으며 무역협상과 관련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하면서 곡물시장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연말에서야 가까스로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이루어졌으며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들은 많지만 큰 걸림돌이 해소되어 곡물시장은 급반전하는 계기가 됐다. 그밖에도 미국은 제1의 교역국인 멕시코에 대해 불법이민 문제로 관세압박을 가했으나 원만한 협상으로 인해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는 철회됐다. 새로운 미·일 무역협정으로 일본은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인하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미국은 유럽연합과도 무역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변수로 최근 아르헨티나가 곡물 수출세를 인상해 곡물시장은 상당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국제 곡물수급과 관련해서도 상당히 불안한 요소들이 많이 발생해 가격 변동성이 확대됐다.
미국의 경우 기상 악화로 옥수수와 대두의 봄철 파종이 늦어졌으며 수확에 이르기까지 생육이 계속해서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동유럽권의 대표적인 곡물 생산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곡물 생산 부진 우려와 이들 국가의 곡물 수출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점 또한 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가 됐다. 남미 시장 역시 기상 악화로 인한 피해 우려가 컸으나 최근 들어 기상 여건이 개선되면서 생산량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브라질은 대중국 수출 확대를 위해 대두 생산량을 대폭 늘리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역시 올 해의 주요 이슈로 부각됐다. ASF로 인해 이들 국가의 양돈산업이 큰 피해를 입었으며 사료용 곡물 수요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대외적으로도 국제 유가는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 등으로 인해 하락 압박을 받았으나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조성되면서 강세로 돌아서고 있다. 미국은 올해 세 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해 주요 통화 대비 달러가 약세를 유지해 미국의 곡물 수출 경쟁력이 차츰 강화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올 한해 ‘세계곡물시장 브리핑’을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드리며, 내년에도 보다 알찬 정보로 독자 여러분들과 만나겠습니다. 2020년 경자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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