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약품]

 

일 년 내내 ‘ASF’로 초비상

 

연초 인접국…결국 발생
매출 감소 속 3분기 반등
작년과 비슷한 결산 전망
소독제품 품귀현상까지

 

‘2회 접종’ 정책 바뀐 후
구제역 백신은 주목 품목
중국 잠긴 문 열 것 예상
주춤한 수출 희망 메시지

 

 

2019년 동물약품 산업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구제역이나 고병원성 AI의 발생은 없었지만 중국 등 우리나라와 인접한 국가에서 ASF가 발생해 올 초부터 동물약품 업계엔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9월 17일, 결국 우리나라에서도 ASF가 발생함으로써 돼지고기의 소비급감, 돈가 하락 등의 여파로 동물약품 업계도 판매량 감소라는 쓴 맛을 봤다.
매출 측면에서는 첫 시작부터 전년대비 다소 감소 추세를 보였다. 1분기 국내 동물약품 판매액(한국동물약품협회 분류별 판매동향 자료, 수출 제외)은 18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줄었다. 2분기엔 388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 감소했다.
3분기엔 분위기가 반전됐다. 564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5% 성장세를 보인 것.
2019년 전체 통계가 나오진 않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2018년 8150억원)으로 결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품목별로는 구제역 백신이나 소독제 등 방역용 제품 매출의 성장세는 뚜렷했지만 항생제 등 그 외 대다수 품목의 매출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축산업의 불황에 따라 동물약품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 세미나 또는 질병 심포지엄은 평년에 비해 그 횟수가 줄었다.
올해 강세를 보인 제품은 단연 소독제였다. 중국 등 해외에서 ASF 발생 소식이 이어지자 ASF 백신이 없는 상황임에 따라 지자체 등은 국내 유입에 대비해 소독제를 비축함으로써 소독제 매출은 상승 곡선을 그렸다.
상반기 소독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가량 늘었고, ASF 국내 발생 이후에는 관련 소독제의 품귀현상까지 나타났다.
그 외 주목받은 제품은 구제역 백신을 꼽을 수 있다. 구제역 백신 시장은 지난해 10월 이후 자돈에서 2회 접종으로 정책이 바뀐 후 시장 규모가 대폭 커졌고, 관련 업체들 간 경쟁도 치열했다.
구제역 백신은 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에서 벌크 형태로 수입해 소분 형태로 판매하는 SVC(국내 4곳의 백신 회사가 참여하는 구제역 백신 컨소시엄)의 백신과 러시아산 백신(동방에서 수입)과 아르헨티나산 백신(케어사이드에서 수입)이 경합을 벌였다.
특히 이 중 아르헨티나산 백신은 기존 O형에서 O+A형 백신이 올해 6월부터 공급됐으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매년 평균 20% 가량 성장세를 이어가던 동물약품 수출은 올해 다소 주춤했다. 지난 8월까지 동물약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1797억원에 비해 12.9% 늘어난 2029억원으로 집계됐지만 하반기 들어 그 기세가 꺾였다. 주요 수출 무대인 아시아 지역에서 ASF 발생이 이어지면서 하반기에는 수출 물량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상반기에는 동물약품 업계 목표였던 3억3000만불(정부 목표 3억1000만불)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하반기 부진으로 올해 수출 결산은 3억불로 전망되고 있다.
수출과 관련 희망의 메시지도 전해졌다. 국산 동물약품에 대해 문을 굳건히 잠근 중국 측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중국수의약품감찰소 간 동물약품 인·허가, 기술교류 등에 대한 MOU가 체결된 것.
이어 지난 10월 31일에는 중국수의약품감찰소 부소장 등 중국 측 관계자 4인이 참석한 한·중 동물약품 국제 포럼도 개최돼 한·중 동물약품 산업 관계자 간 협력 관계가 한층 강화됐다.
한편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올해 동물약품 자율점검제 우수업체로 △제조부문 최우수상(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에 중앙백신연구소, 고려비엔피를, 우수상(농림축산검역본부장상)에 바이엘코리아, 이엘티사이언스, 씨티씨바이오, 우진비앤지, 제일바이오를 선정했다.
또한 △수입부문 최우수상에 한국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을, 우수상에 한국엠에스디동물약품, 버박코리아, △의료기기 우수상에 메디안디노스틱, 제이피아이헬스케어를 선정, 지난 18일 시상식을 가졌다. 박정완 기자 wan@chukkyung.co.kr

 

 

[배합사료]

 

매출 증가 속 이익폭은 감소

 

많이 팔수록 손해도 커져
업체마다 경영 악화 몸살
낙농 외 마릿수 증가 이유
‘ASF’에도 양돈은 최대치

올들어 환율 큰 폭 상승세
적자 누적 대응책 고민 중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배합사료 생산량이 2000만톤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사료회사들에게는 어느 때보다 힘든 한해로 기억됐다. 전체 매출 증가에도 당기순이익은 크게 감소하면서 경영 악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판매를 많이 할수록 오히려 수익이 줄어드는 형국을 보이며 생존경쟁을 위해 새로운 형태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올해 배합사료 생산량(1~10월 누계)은 1699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11월과 12월 배합사료 생산량이 전월보다 다소 줄어도 2000만톤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축종별 배합사료 생산량을 살펴보면 낙농용을 제외하고 한육우·양돈·양계용이 모두 증가했다. 양돈용은 ASF 사태 속에서도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양돈용(1~10월)은 사육 마릿수가 늘어 생산량이 562만톤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모돈용 사료는 93만톤으로 3.8% 향상됐다. 12월 사육 마릿수는 전년 1133만 마리 보다 2.1% 줄어든 1109만 마리로 예상, 배합사료 생산량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란계용(1~10월)은 218만톤으로 전년대비 4.5% 증가했다. 산란전용은 전년 대비 7.37%(7만톤), 산란초기용은 2.16%(177만톤), 산란중기용은 19%(27만톤), 산란말기용은 16.6%(6만 6000톤) 늘었다. 12월~내년 2월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병아리 입식 감소로 전년보다 감소하나 평년보다는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육계용(1~10월)은 229만톤으로 전년 대비 5.2% 늘었다. 육계전기용은 4.47%(107만톤), 육계후기용은 6.67%(118만 5000톤) 증가했다. 육계출하용은 18.4%(3만 569톤)가 줄었다.
비육용(1~10월)은 346만톤으로 전년대비 3.46% 증가했다. 임신우용은 9.23%(73만톤), 큰소비육전기용은 3.12%(112만톤), 큰소비육후기용은 5.8%(72만톤) 늘었다. 한우 가임암소 증가로 송아지 생산 마릿수는 내년에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낙농용(1~10월)은 98만 6000톤으로 전년대비 0.52% 줄었다. 12월 젖소 사육 마릿수는 전년보다 감소, 내년 3월은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곡물수급 변화를 살펴보면 미국은 옥수수 파종을 늦어도 6월 첫째 주 이전에 마무리해야 하는데 올해는 늦어졌다. 작년 10월 이후 많이 온 비와 폭설이 원인이다. 봄이 되면서 얼었던 눈이 녹고, 하천의 범람으로 토지 표층에 수분이 증가하면서, 원활한 농기계 활용에 걸림돌이 됐다. 이런 이유로 옥수수 파종이 한 달 이상 지연됐다.
김학수 미국곡물협회 대표는 지난 12일에 열린 양돈연구회 특강에서 “과거에는 파종이 지연되면 곡물가격이 폭등했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았다”며 “기술발전에 따른 정밀농업, 전체적인 수요 감소, 미중 통상문제 등으로 인해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 옥수수 파종이 12월이면 끝나야 하지만 월초까지 90%를 기록했다”며 “필드에 남아 있는 옥수수의 품질 저하가 우려 된다. 협회 차원에서 곡물 전반의 품질에 대해 리포트를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환율은 큰 폭으로 뛰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1100원 초반이던 환율은 5월 들어 상승했다. 1190원에 도달한 이후 3분기에는 최고 1223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환율은 평균 1122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3분기 평균은 6.45% 오른 1194원을 형성했다. 이 같은 환율 변동은 사료회사들의 적자 폭을 한층 가중시켰다. 한정희 기자 penergy@chukky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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