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알고 보면 가성비 최고의 축산식품] 동물복지 선도…축산 인식 개선(3)
[계란, 알고 보면 가성비 최고의 축산식품] 동물복지 선도…축산 인식 개선(3)
  • 김기슬 기자
  • 승인 2019.11.25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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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산란계 첫 도입
현재 7개 축종으로 확산
난각에 사육환경도 표시
‘방목=복지’ 잘못된 인식
EU 케이지 사육 회귀도
소비자 적정가격 지불을

국내 동물복지농장 중 인증비율 1위는 바로 산란계 농가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실시한 ‘2018년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 동물복지농장 중 60%가 산란계 농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복지인증 산란계 농장은 전체 산란계 농가(1007)11.7%118곳으로 조사됐다.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는 동물이 본래의 습성 등을 유지하면서 정상적으로 살 수 있도록 관리하는 농장을 인증하는 제도다. 지난 2012년 산란계에 첫 도입된 이후 양돈·육계·한우·육우·젖소·염소·오리까지 현재 7개 축종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다.

지난해에도 동물복지농장으로 인증 받은 신규 농장 56곳 중 산란계 농장이 26곳으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등 산란계 농가는 동물복지 분야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자랑하고 있다.

이는 최고급 단백질을 공급해 삼시세끼섭취가 권장되는 계란의 상당수가 이미 동물복지 산란계 농장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동물복지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인식이 높아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 같은 소비자 여론에 힘입어 오는 20259월부터는 산란계 사육면적이 기존 마리당 0.05에서 0.075로 상향 조정된다.

이에 앞선 지난해 823일부터는 계란 난각에 사육환경 표시가 의무화됐다. 난각에 표기된 총 10자리의 생산정보 중 산란일자 4자리와 농가 고유번호 5자리에 이어 마지막 1자리가 바로 사육환경 번호다. 1번은 방사, 2번은 축사 내 평사, 3번은 개선된 케이지, 4번은 기존 케이지에서 생산된 계란을 뜻한다.

방사 사육이란 산란계의 자유 방목 기준에 맞춰 닭을 풀어 사육한 것을 말한다. 축사 내 평사는 산란계 평사 사육면적 기준인 9마리를 충족하는 시설에서 사육한 경우를 뜻한다. 개선된 케이지는 산란계 마리당 사육면적이 0.075인 케이지를, 기존 케이지는 산란계 마리당 사육면적이 0.05인 시설에서 사육한 경우를 이른다.

방사와 축사 내 평사가 꼭 동물복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난각에 표시된 사육환경 번호 외에 농림축산식품부가 인증한 동물복지 인증마크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같은 동물복지로의 움직임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EU(유럽연합)에선 이미 2012년부터 기존 케이지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세계적인 식품 프랜차이즈 기업인 맥도날드 역시 오는 2025년까지 공급받는 모든 계란을 동물복지란으로 교체한다고 밝힌 바 있다.

동물복지 사육과 관련해 소비자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도 있다. 경제성 측면에서 보면 케이지 사육도 나름의 장점이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호주에선 케이지 프리(Cage Free)로 생산된 동물복지란이 일반 계란보다 가격이 두 배 이상 비싸다. 국내에서도 일반 계란은 한 판당 4000~5000원대인 반면, 동물복지란은 한 판당 1만원 이상을 호가한다.

소비자가 주목해야 할 점은 또 있다. 동물복지 사육이 고병원성 AI(조류 인플루엔자)나 닭진드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은 아니란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럽에선 동물복지 사육으로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고 있다.

동물복지 사육시설에서 키우면 닭의 건강이 더 좋을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기생충 감염률은 기존 케이지사육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야생 조류와 포식동물로부터의 피해 발생률도 동물복지 사육시설에서 더 높았고 이들과의 접촉으로 각종 감염성 질병 발생률도 증가했다.

아울러 동물복지 사육은 닭의 행동습성을 표출하도록 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반대로 닭의 쪼는 습성을 용인함에 따라 다른 개체에 대한 공격성도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지난 2012년부터 케이지 사육을 금지한 EU에선 기존 케이지 사육으로의 회귀를 주장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동물복지의 적용이 현실적으로 더 어려운 측면도 있다. 국토가 좁다 보니 방사 면적을 확대하는데 한계가 있는데다, 방사 사육 시 계란을 낳는 즉시 회수하기 어려운 까닭에 산란일자를 알 수 없는 등 품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닭의 분변에 의한 토양과 하천 오염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도 동물복지 사육의 약점이다.

이에 대해 계란연구회 이상진 회장은 계란의 케이지 사육은 선진국과 전문가도 효율적인 계란 생산 방식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동물복지 사육이 향후 나가야할 방향임은 분명하지만 현 시점에선 이에 따른 부작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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