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동<축산연구소 개량평가과>

 
예나 지금이나 가축개량의 기본은 우수한 가축의 선발과 이의 효과적인 교배라 하겠다. 우수한 가축을 선발하기 위해서는 우선 각 개체별 능력을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하여 개체별로 그 능력을 일정한 방법에 따라 정확히 측정하고 기록하는 ‘능력검정’이 필요하다. 능력검정(performance test)이란 여러 마리의 가축을 일정한 사양 관리 하에 사육하여 환경에 따른 차이를 최소한으로 하고 그 가축들의 능력을 조사, 이를 바탕으로 능력이 우수한 개체를 종축으로 선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축을 선발하는데 있어서는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가장 단순한 것으로 개체의 표현형가에 근거해서 선발하는 방법과, 표현형가에서 환경적인 요인들을 제거하여 계산한 육종가(breeding value)에 근거해 선발하는 방법이 있다. 표현형가를 가지고 선발하면 단순하기는 하지만 환경적인 요인에 따라 오차가 심하기 때문에, 요즘에는 거의 모든 가축을 육종가에 근거하여 선발한다.
우수한 개체를 선발하였으면 나름대로의 개량목표(예:고급육, 높은 산유량, 짧은 90kg도달일령)에 따라 교배를 수행해야 한다. 아무리 우수한 가축을 선발했다고 해도 그냥 임의로 교배해 버리면 선발의 효과를 반감시키게 되기 때문이다. 암컷과 수컷의 능력, 근친도 등을 감안하여 도달하고자 하는 개량목표에 알맞도록 교배를 해야 하는 것이다. 교배방법에는 근친교배, 누진교배, 순종교배, 품종간교배, 계통간교배, 윤환교배, 동류교배, 이류교배 등이 있으며 개량목표에 따라 이중 적절한 교배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한편, 이러한 육종가에 근거한 선발을 위해서는 표현형가에 들어 있는 환경적인 요인을 계산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꼼꼼한 기록관리가 필요하다. 이렇게 관리해야 하는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혈통’이다. 혈통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족보와 같이 부, 모, 조부, 조모 등 선대와 후손을 파악할 수 있도록 기록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기록을 해야 할 것은 어떠한 형질(예를 들어 28월령 체중, 산유량 등)에 대한 측정시 측정기록에 영향을 줄 만한 내용을 측정치와 함께 기록해 두어야 한다. 예를 들면, 측정한 날짜, 측정한 사람, 측정시 사용한 저울, 동기군 등을 측정치와 함께 기록해야 한다. 여기서 동기군이란 측정을 함께 받은 개체들의 그룹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예를 들어 설명하면, 오전에 작업을 시작해서 50두를 측정한 후, 저울이 고장나 다른 저울로 교체하고 오후에 50두를 측정했다면 동기군을 오전, 오후 2개로 나눌 수 있다. 이는 저울이 교체되었기 때문에 오전에 측정한 측정치와 오후 측정치 간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전에 측정한 것을 하나의 동기군, 오후에 측정한 것을 또 하나의 동기군으로 기록해 두어야 한다. 이러한 동기군의 개념은 측정자의 판단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그러나 앞의 예처럼 측정한 결과가 현저히 달라질 수 있는 경우에는 꼭 동기군을 표시해 주어야 한다.
“수퍼젖소 복제 수정란 분양해 주세요" 신문과 방송에 젖소 복제에 대한 보도 후 우리 연구소 홈페이지에 실린 글이었다. 그 보도 이후에 농림부에서는 개량사업의 필요성 유무에 대한 논란까지 제기 되었다. 단순한 생각으로는 수퍼 젖소를 대량으로 복제해서 농가에 보급한다면 우수 가축을 선발하기 위한 능력검정사업으로 일년에 수 십 억에 이르는 자금을 투입하지 않아도 되니, 이러한 논란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차분하게 생각해 보자. 복제소의 성공율은 1% 미만이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100두의 암소에 복제수정란을 주입했다고 하면 겨우 한 마리의 송아지가 나올까 말까한 정도다. 인공수정을 하면 어떨까? 적어도 60∼80두의 송아지가 태어난다. 또한, 태어난 송아지의 건강도 그리 좋지 못하고 그 능력 역시 복제의 ‘원본’에 미치지 못한다. 복제기술은 현재까지 의학적인 용도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고 가축개량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는 못하다. 청출어람 청어람(靑出於藍 靑於藍)이란 말이 있다. 선발과 교배 전통적인 개량방법을 통해 부모세대보다 더 우수한 자손을 지금까지 얻어왔다. 그러나 복제로 원본보다 더 좋은 것을 만들 수는 없다.
가축개량에 왕도는 아직까지 없어 보인다. 꾸준한 노력만이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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