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국내 품종 산업화 구슬땀
고려시대 때부터 우수성 인정
올레인산 함량 49.9%로 높아
차별화된 품종과 고기 맛으로
축산 강대국의 소고기와 승부

제주대 복제 성공 계기 통해
개체수 늘었지만 여전히 부족
기술 개발인력 양성에 온힘
국가브랜드로 자리매김 박차

제주흑우.(사진은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진흥원 제공.)
제주흑우.(사진은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진흥원 제공.)

 

박세필 제주흑우연구센터장.
박세필 제주흑우연구센터장.

한-미, 한-EU 등 축산 강대국과의 연이은 FTA 체결에 따라 수입육이 넘쳐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차별화된 품종과 고기 맛으로 승부를 걸겠다며 순수 국내품종인 제주흑우의 산업화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이 있어 화제다.
제주대학교 제주흑우연구센터(이하 제주흑우연구센터)가 그 주인공이다.
제주흑우연구센터는 지난 2015년 첫 출범 이후, 제주흑우를 제주흑돼지에 이은 제주도 대표브랜드로 도약시키기 위해 힘쓰고 있다.

 

# 제주흑우란
제주흑우는 전신 모색이 흑색이고 내륙지역의 한우와 달리 체구가 작고 가는 편이다.
체질이 강건하고 지구력이 좋아 과거 제주지역 밭농사에 널리 활용돼왔다.
특히 진드기에 매우 강한 특징을 보여 방목·사양관리에 유리하며 질병에 대한 적응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에는 ‘흑우 중에서도 제주흑우는 고기 맛이 우수해 고려시대 이래 제향·진상품으로 공출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로로 예부터 고기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실제 축산과학원이 제주흑우 고기를 분석한 결과 소고기 맛을 좌우한다고 알려져 있는 올레인산 함량이 49.6%로 높게 나타났으며, 포화지방산은 낮아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유전자 분석결과 한우와 칡소, 교잡우와는 다른 제주흑우만의 혈통 고유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제주흑우는 지난 2012년 우리나라 토종가축으로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 등재된바 있다.
아울러 2013년에는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됐고, 같은 해 10월에는 슬로우푸드 국제대회 ‘맛의 방주’에 오르는 등 멸종위기에서 꼭 지켜야할 존재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 멸종위기로 연구센터 출범
하지만 제주흑우는 일제강점기 때 생축으로 밀반출된데 이어, 1957년에는 외국종 육우가 도입되면서 교잡화가 진행되는 등 급격히 감소했다.
때문에 제주흑우는 2008년 기준 총 96마리밖에 남지 않는 등 멸종위기를 맞게 됐다.
이에 지난 2009년 박세필 제주대학교 교수의 제주흑우 복제 성공을 계기로 개체수 증식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알려지며 제주흑우 복원사업에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제주도 제주흑우관리기관과의 협력 하에 점차적으로 개체수가 늘며 4년만인 2013년에는 제주흑우 원종이 610마리까지 늘었지만, 2015년 기준 제주흑우는 실용축을 포함해 1700여 마리로 아직도 현저히 부족한 상태다.
이에 따라 지난 2015년에는 세계 최초로 제주흑우를 복제한 박세필 교수를 앞세워 제주흑우연구센터가 본격 출범된 바 있다.

 

# 10년간 장기프로젝트 추진
제주흑우연구센터는 제주흑우 글로벌 명품브랜드 육성이 최종 목적이다.
고품질 제주흑우를 대량 증식해 산업화하는 것을 국가과제로, 제주흑우를 체계적으로 보존·육성할 수 있는 생명공학기술 개발·발전을 위해 최대 10년간 206억원을 투입한 장기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박세필 제주흑우연구센터장은 지난 2006년부터 제주대학교 줄기세포연구센터를 이끌며 멸종위기 제주흑우 씨수소 복제에 성공하는 한편, 2011년에는 세계최초로 복제수정란 초급속 냉해동기술을 개발해 제주흑우 씨암소 복원에 성공했다.
이같은 연구를 기반으로 2013년에는 제주흑우 씨수소와 씨암소를 각각 사후 복제하고 복제된 씨암수소로부터 송아지를 탄생시켜 제주흑우를 종복원했다.
또한 이들 개체로부터 생식기능을 확인하는 개발에 성공했으며, 이를 통해 멸종위기 동물보존과 난치성질환 치료질환모델 개발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제주 대표브랜드 만들 터
때문에 제주흑우연구센터는 제주흑우 보존·육성을 위한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흑우보존을 위한 수정란 생산의 일환으로 미성숙란의 체외 배양시스템을 개발·구축하는 등 많은 연구원들이 규격화된 고품질 제주흑우 생산을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향후 10년간 1만여 마리 증식을 목표로 산학연 공동연구 통해 제주흑우를 글로벌 명품브랜드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의 일환으로 최근에는 사육마릿수 확대를 위해 제주도와 공동으로 △인공수정시 20만원 △임신시 40만원 △출산시 40만원 등 총 100만원의 배합사료를 지급하는 등 실질적인 농가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박세필 제주흑우연구센터장은 “제주흑우는 우리나라 한우 네 품종 중 한 품종으로써 제주에만 서식하는 우수 토종자원”이라며 “제주흑우가 제주 대표브랜드, 나아가 국가 대표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기반을 탄탄히 구축해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손종헌 제주흑우연구센터 사무국장은 “제주흑우가 향후 제주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제주흑우가 제주 관광산업과 어우러져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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