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원칙 중요 vs 출하 물량 넘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비발생 지역 돼지를 ASF 발생지역 도축장으로 출하하는 것에 대해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출하물량이 넘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는 의견과 방역은 원칙이 무너지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배치되고 있다.
방역당국이 이 같은 결정을 한 상황에서 연천과 철원 지역 돼지들을 수매·살처분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도 함께 제기됐다.
경기도는 지난달 30일 포천 돼지의 연천 소재 도축장(경기엘피씨) 출하를 허용했다. ASF 잠복기간이 이미 지났고, 연천 돼지 수매 과정에서 농장간 수평감염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또 포천지역 양돈농장 마다 돼지가 넘쳐나며 밀사와 과체중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황을 감안한 조치다.
포천 소재 도축장인 포천농축산이 작업할 수 있는 양보다 2배 가까운 돼지가 매일 포천에서 생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도는 이에 “현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포천 농가들이 연천 도축장으로 출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 수의사는 “현재 진행되는 방역정책과는 배치되는 사항이지만 포천 농가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천 도축장을 열어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에 반대 입장도 나오고 있다. 한 방역 전문가는 “방역은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조치는 원칙을 무시한 처사”라며 “출하차량이 포천에서 김포 소재 도축장(우석식품)을 가면 10일 동안 운행을 못한다. 반면 연천 출하시에는 운행 중지 규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천 돼지 수매·살처분이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았고, 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계속 검출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방역당국이 연천을 ASF 안전지역으로 판단했다면 철원도 안전한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번 사건은 연천지역 돼지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 방법을 렌더링으로 실시하면서 발단이 됐다. 렌더링을 하면 추후 재입식에도 유리할 것이란 판단에 농가들이 경기도에 요청했다.
그러나 연천 소재 렌더링 업체가 살처분 물량을 빠르게 처리하는데 한계가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포천 소재 렌더링 업체를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 과정에서 연천의 예방적 살처분 돼지는 포천의 렌더링 업체로 이동하고, 포천은 연천 소재 도축장으로 출하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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