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합동 간담, 요식 행위
정부 신뢰할 수 없는 상황”
기재부 ‘비공개’ 요구하자
축산단체장들, 보이콧 선언

WTO 개도국 지위 포기와 관련한 기재부와 민관합동 간담회가 파행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22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민관합동 농업계 간담회에서 김홍길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전국한우협회장)과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 문정진 한국토종닭협회장은 간담회 진행의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면서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들은 정부가 아무런 준비 없이 요식행위에 불과한 간담회를 준비했다면서 강력하게 항의하는 한편 비공개 간담회 요구에 반발해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김홍길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은 “이르면 오는 25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통해 개도국 지위 포기 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의견수렴차원의 간담회 자리를 만든 것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면서 “농축산인들은 더 이상 정부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도 “기획재정부 1차관이 직접 간담회를 주재한다는 것은 개도국 지위 포기에 대해 논의가 상당부분 진행됐으며 조만간 결론을 내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 “결론을 맺기 전에 농축산인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명분을 찾기 위해 만든 자리로 밖에 생각 들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비공개로 진행된 사전 회의에서 실무진들이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더라도 농업계에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발언한 것과 관련해 해명을 요구하면서 회의를 공개 진행할 것을 주장했다.
이에 김용범 차관은 “나 자신조차 농민의 아들로써 농축산업은 우리나라의 기반 산업으로 전혀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면서 "개도국 특혜는 국내 농업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 사안으로, 정부는 농축산인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최대한 고려해 신중하게 정부 입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축산인들은 지금까지 정부가 보인 태도와 산업통상자원부와의 대화 등 때문에 이미 신뢰가 깨졌기 때문에 비공개 진행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간담회는 파행됐다.
축단협은 후속조치로 지난 22일 WTO 개도국 지위 포기는 농업 말살 정책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강력하게 규탄하는 한편 24일에는 광화문 청사 앞에서 지위 포기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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