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료산업의 전망

 
최근 들어 배합사료와 축산물의 수입 자유화로 지난날 고도성장을 유지해왔던 국내 사료산업은 성장추세가 둔화되는 등 저 성장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우리나라의 배합사료 생산량은 2001년의 축산물 가격호조에 따른 양축농가의 사육심리의 안정과 월드컵 및 아시안게임 등을 앞둔 특수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여왔다.
즉 2002년 배합사료 총 생산량은 1천560만톤으로 전년동기대비 약 5.6% 증가했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2003년 총 배합사료 생산량은 1천5백만톤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2003년도 배합사료 생산량은 지난해의 큰 폭 상승과는 달리 보합 내지는 소폭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수요측면에서 보면 국내외 경기 위축이 예상되면서 내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공급측면에서도 지난해 축산물 가격의 하락과 사료곡물 가격상승으로 인해 생산비가 상승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양축농민들의 사육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환율과 사료곡물가격의 변화로 배합사료의 가격인상이 불가피해지며 사육심리를 위축시키리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2003년의 축산업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양적으로 안정을 도모하며 축산물의 제값 찾기를 통해 질적 향상을 추구하려는 한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2000년부터 생우와 쇠고기수입이 자유화되고 축산·사료산업이 정체기로 접어들자 그동안의 사료 및 축산정책은 국내산업의 보호를 전제로 한 것이었으나 이제부터라도 개방화시대에 걸 맞는 축산 및 사료정책의 개선이 있어야 한다는 업계의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즉 과거 국내 농업보호 논리 하에 유지되어 왔던 고율관세제도에서 벗어나 기본관세를 일본과 같이 무세로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사료용 완두콩(Feed Pea)과 전지대두와 같이 고율관세로 수입을 규제하고 있는 품목들에 대해서도 사용을 자유롭게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료원료가격은 지난해 미산 옥수수가 재고감소 및 수요증가 예상에 따라 강세를 보여온 이래 지속적인 강세현상이 이어지고 있고, 선박운임시세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하반기에 들어 미산옥수수 가격이 C&F 133$대까지 상승했다. 또 중국산 옥수수가격도 미산 옥수수 가격의 강세와 중국 내 옥수수 수출보조금 삭감 예상으로 옥수수 수출가격의 상향조정이 예상되면서 지속적인 강세를 보였다.
이처럼 배합사료 생산의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옥수수 가격이 급등하면서 여타 부원료 가격이 상승하자 그동안 저곡가 추세에서 가격경쟁을 벌여오던 사료업계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해도 환율하락으로 인해 어느 정도의 곡가상승은 상쇄시켜 나갈 수 있었으나 하반기이후 환율마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자 이제는 더 이상 인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세로 돌아선 사료원료가격의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기 보다는 장기적인 추세전환으로 보는 견해가 높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과거 저곡가 시대의 자세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상황의 변화에 대응할 준비를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양축농민들은 사육두수를 적정규모로 유지하며 축산물 가격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사료업계는 현재의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사료원료의 효율적 구매와 비용절감을 통해 인상요인을 최소화 시켜야 한다.
정부에서도 근본적으로 모든 사료원료에 대해서는 일본과 같이 무관세로 함이 마땅하나 우선 당장은 할당관세만이라도 확대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사료용으로의 수입이 제한되고 있는 대두를 사료원료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한편 관세가 30%로 타원료의 0∼2 %에 비해 크게 불리한 여건에 놓여있는 사료용 완두콩의 관세를 인하시켜 루핀시드와 식물성 단백질 가격의 상승을 견제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같은 정책개선이 시급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 배합사료와 축산물의 국제경쟁력은 그만큼 외국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으며 갈수록 외국 축산물에게 우리의 축산물 시장을 열어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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