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 이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양돈장 발생은 없다. 폭풍 전야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과거에 구제역이나 고병원성 AI의 전국 확산 직전 추가 발생 없이 잠잠할 때가 있었다. 이후 방심한 틈을 타 정신없이 전국에서 양성 농장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구제역이나 고병원성 AI가 큰 피해 없이 종식되곤 했다. 이번에도 이 같은 최근 패턴과 같이 조용히 마무리되길 기대한다.
야생멧돼지 폐사체를 신속히 수색·제거해야 한다. 정부는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계속 검출됨에 따라 멧돼지 포획, 폐사체 수색, 접경지역 소독 등의 방역 조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폐사체 ASF 검출은 24일 현재 총 14건. △연천 6건 △철원 5건 △파주 3건이다.
폐사체 대부분은 첫 수색에서 확인하지 못해 추가 수색과정에서 발견되고 있다. 보다 세밀한 수색과 꼼꼼한 소독이 요구된다. 연천군 왕징면 강서리에서는 12일 폐사체가 나온 이후 5일 만인 17일 추가로 발견됐다. 철원군 원남면 진현리에서 12일 3건이 발견된 이후 인근 마을인 죽대리에서 16일과 21일 한건씩 발견됐다. 21일 폐사체 발견 장소는 12일과 16일 중간 거리다. 파주는 17일 폐사체에서 ASF가 처음 발견된 이후 인근 마을에서 2건이 추가로 발견됐다. 6일만이다.
수색작업에 동원했던 인력과 차량에 대한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24일 ASF 추진상황 점검회의에서 “수색 참여인력에 대한 소독, 신고방법과 같은 행동요령 숙지”를 당부했다. 임무가 종료된 후에는 사용한 장비와 의복, 차량 내·외부 등을 꼼꼼히 소독하고, 11일간은 양돈농장 방문 금지를 주문했다. 장관의 당부보다 더 강력하고 꼼꼼한 소독이 현장에서 실천되길 기대한다. 민통선 내에는 군 제독차와 광역방제기를 동원해 도로 중심으로 집중 소독을 실시 중이다. 해당 차량에 대한 소독도 꼼꼼해야 한다. 멧돼지 사이에서 ASF가 확산되고 있다. 바이러스는 소독차량에도 오염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멧돼지 폐사체 검사를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번 ASF 사태를 교훈으로 삼아 폐사체에 대해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 16일 전북 고창 해안가에서 발견한 멧돼지 폐사체에 대한 ASF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다. 가슴을 졸였지만 ‘음성’이라 다행인 순간이었다. 멧돼지가 어디로 달아날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폐사체 수색을 전국으로 확대해야 하는 이유다.
파주·연천·김포·강화 등 양돈장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ASF 농장 발생은 △파주 5건 △연천 2건 △김포 2건 △강화 5건 등 총 14건에 이른다. 이들 농장들과 관련한 돼지 살처분은 94농장(15만 4548마리)에 이른다. 이후 실시하고 있는 예방적 살처분은 151농장(21만 6907마리)이다. 최근 강원도 30개 농장에서도 수매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ASF 발생농장을 포함해 파주, 김포, 연천, 강원 등 275개 양돈장에는 돼지가 없다. 근로자들도 있을 수 없다. 이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서 떠나야 하는 처지가 됐다. 지금 어디에 있을까. 우리는 이번 ASF 사태로 인해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했다. 이러한 희생과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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