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종축개량협회 유우개량부 부장>

 
국내 낙농업계의 원유 수급 불균형이 장기화되면서 최근 유전적 개량사업에 대한 농가의 인식이 퇴색되는 것은 물론 마치 원유 수급 불균형이 개량사업의 활성화에 따른 것으로 치부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개량사업은 개방화 시대 국제 경쟁력확보를 위해 끊임없이 추진되어야 하며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국토의 면적이 좁고 조사료와 곡물을 모두 수입에 의존하면서 가족 노동력 중심의 낙농경영이 주를 이루고 있는 현실에서는 유전적 개량을 통한 생산비 절감이 절대절명의 과제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국내 원유 수급상황은 소비(원유환산기준)가 350만톤에 육박했음에도 불구, 생산은 250만여톤에 머물러 1백만톤이 넘는 저가의 혼합분유가 수입되는 등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값싼 수입 유제품이 대거 몰려오고 있다.
수급불균형의 근본적인 해결은 우유 소비 확대를 위한 소비촉진 노력과 함께 무엇보다 낙농가들이 개량사업에 충실히 참여함으로써 생산비절감을 통한 우리낙농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가 원하는 유제품을 생산하여 다양한 소비를 창출해 내야 한다.
특히나 내년부터 낙농 쿼터제가 도입된다 하니 개량의 의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꾸준한 개량사업 참여로 젖소의 능력을 확대시킨 농가는 같은 양의 우유를 납유 한다해도 적은 비용과 적은 두수로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다. 경산우의 연간 수익성 비교분석결과 일일 두당 10kg의 납유차는 농가 수익면에서 무려 2.5배의 수익차를 발생시킨다.
그러나 '사양관리 개선은 보통예금, 유전적 개량은 정기예금'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젖소개량사업은 단기간에 빛을 발할 수 없다.
한 대를 걸러야 비로써 유전적 개량의 힘이 나오는 만큼 4년 6개월∼5년이 지나야 잠재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그러므로 진정한 유전적 개량을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태어난 소는 조기에 혈통등록을 실시하고 체형과 우유 생산능력을 보완, 계획 교배를 생활화해야 한다. 또한 초산 후부터는 체형심사를 통해 개량과 사양관리를 평가받고 검정사업 참여로 조성분과 지방, 단백질, 체세포수, MUN 등 유성분을 분석, 우군의 생산능력을 정확히 파악하여 이를 유전능력 자료로 활용한다면 이는 곧 개량사업의 완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개량은 곧 효율이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은 국토에서 1ℓ의 기름으로 10km를 가는 차를 만들 것이냐 20km를 만들 것이냐 하는 문제와 같다. 조사료와 곡물을 전부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낙농산업의 현실에서 똑같은 투자비용으로 얼마만큼 능력 있는 소를 키워 경쟁력을 확보하느냐가 우리 낙농산업의 경쟁력이다. 개량은 어려울수록 빛을 발한다. 누구의 탓을 하기 전에 어려운 때일수록 개량사업에 참여, 농가 스스로가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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